눈높이 사랑에 감사

감사일기 001

by PlateNine

25.02.07(금) 내 방에서


오전 수업이 끝나고 점심시간, 두부와 돼지고기 반반 짜글이를 주문 후 대기하고 있었다.

어제 동생과의 통화가 생각나며 우리 목사님의 설교에 대해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사랑은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다. 이해하지 못한다고 답답해하고 끌어당기는 것이 아니다. 시선을 맞추는 것이다. 하나님은 그의 사랑을 우리의 언어로 표현하셨다.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고 방황하자 육신으로 오셔서 가르쳐주셨다. 격을 낮추기까지, 그 기준을 우리의 이해까지 완전히 내리신 것이다. 예수님은 그런 사랑을 드러내셨다. 그리고 서로 사랑하라 명하셨다.


우리 목사님의 설교는 강해설교로 이루어진다. 요한계시록부터 시작한 강해설교는 소요리문답으로 이어졌다. 소요리 문답을 설교하는 교회를 쉽게 찾을 수 없다고 한다. 이는 말씀을 연구하는 능력이 얕아서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 주제는 신선했고 매우 유익했다. 소요리문답 설교는 모태신앙으로 기본기로 다져졌기도 하고 말씀을 이해하려는 나의 성향과도 맞았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소요리문답 설교가 어려웠다고 호소했다. 주일 본예배에 한문답씩 107문을 다 하셨으니 코로나 시기에 시작하여 2년이라는 터널을 거친 것이다. 끝나자마자 목사님은 창세기 강해를 시작했다. 창조와 족보, 하나님의 언약을 다루는 깊은 설교였다.


사실 나는 괜찮았다. 말씀은 늘 재미있으니까. 말씀 가운데 새로운 것을 발견함은 나에겐 즐거움이다. 하지만 강해 설교를 삶에 적용함은 쉽지 않았다. 나의 의지 부족이고 기억력 부족인 줄 알았다. 그러나 돌아보니 잘 와닿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괜찮은 게 아니었다.


왜 집 앞의 금요예배가 좋았을까. 기도의 분위기, 그 뜨거움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소위 은혜를 수혈받기 위해 기를 쓰고 참석했다. 기도를 사모했기에 충분히 쏟아낼 수 있는 장소와 시간이라 붙잡았다. 하지만 이제는 가장 큰 매력이 보인다. 결국 말씀이다. 말씀이 기도하는 성도들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왜 우리 교회는 초대하고 싶은 교회가 아닐까. 교회를 어지럽히는 사람들이 있어서인 줄 알았다. 아니다. 말씀이 좋다고 자랑할 수 없어서다. 사람이 어떠하든 간에 교회의 자랑은 결국 말씀이다. 말씀이 개인의 심령을 찌르고 감동시키고 마음 깊숙이 박혀서 기억이 나고 순종하게 하는 그런 설교가 선포되는 교회. 아쉽게도 우리 교회는 그런지 않다. 아, 이제야. 이제야 보인다.


나조차 말씀을 사모하여 주중에 시간을 내어 타 교회에서 말씀을 듣는데 유일하게 듣는 설교가 본교회인 성도들은 얼마나 고단했을까. 교회를 힘들게 하는 이들의 행동은 하나님 앞에서 심판을 받겠지만, 이들의 마음이 이해가 되고 호소가 공감이 되기 시작했다. 오늘 금요기도회에서 이들을 위한 기도가 나왔다. 불쌍히 여겨 달라, 위로해 달라고 진심으로 기도했다.


밖에서 아무리 인정을 많이 받아도 본 교회의 성도들을 감동시키지 못하면 무슨 소용인가. 10년의 결실이 이것이라면 결국 잘못은 누구에게 있는가. 목사님을 위해 기도하지 못한 내 죄다. 교리의 영, 지식의 영이 박살 나고 오직 살아있는 말씀의 설교는 성령님만이 주실 수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사랑하는 마음으로 드리는 절실한 기도뿐이다. 이 것이 내가 살 길이다.


이젠 낮아져야 한다. 좋은 설교라 자부하여 힘을 써서 설교했건만,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여 그동안 회중은 끌려왔을 뿐이다. 이제는 내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회개해야 한다. 무엇보다 예수님이 하셨듯이, 예수님이 명령하셨듯이 사랑해야 한다.


눈높이를 맞추어 사랑하게 하소서. 예수님의 사랑의 모습을 깨닫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를 힘들게 하는 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진심으로 중보기도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나의 말씀을 향한 갈망을 주심에 감사합니다. 본교회에서 그 생명의 말씀이 터져 나오게 하소서. 말씀을 자랑하는 교회로 변하게 하실 것에 감사합니다.


나의 구원자 예수님, 이미 모든 것을 해결하심에 감사합니다. 천국의 소망이 있지만 이 땅에서도 하나님 사랑 넘치게 누리며 살게 해 주세요. 그런 소망을 가지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그런 간구를 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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