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일기 003
25.02.23(일) 하운트
예배 후 공동체가 모여서 개인의 기도제목과 말씀을 작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진행자 친구가 직접 카드 한 장 한 장에 그림을 그려 놓은 엽서를 하나씩 나누어주었다. 믿음으로 요단강을 내디딘 발을 묘사한 그림이었다. 색연필로 그린 그림은 아기자기하고 이뻤다. 뒷면을 돌려 최근에 묵상하는 빌립보서 4장 6절과 7절을 적었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오직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이어서 기도제목으로 '건축사 공부를 위한 지혜와 체력을 구하는 것', 그리고 '하나님이 주인임을 기억하며 올바른 선택을 하기'로 남겼다. 가장 하단에는 일시, 장소, 그리고 이름을 남겼다. 엽서를 가득 채운 글씨는 중구난방 했다. 늘 글을 쓸 때마다 마음에 걸리는 사항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유난히 더 신경이 쓰였다. 엽서가 핸드메이드, 작은 작품이라 그랬다. 이 작품은 나에게 어울리는 내용을 요구했다. 그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손그림을 담은 엽서는 나에게 가벼운 압박을 주었다.
내용이 중요하다 하지만 내용을 잘 전달하는 것 또한 간과할 수 없다. 내용은 표현이라는 수단을 타고 상대방에게 전해지기 때문이다. 첫 눈길만으로 내용에 집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안정적이고도 일정한 글씨 하나하나에 담긴 하나님의 말씀과 작성자의 소망을 담은 기도제목이 계속 눈이 가기를. 내용을 주목하다가 그 내용을 담은 글씨체가 눈에 들어오고 이어서 그 글씨체의 주인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리곤 다시 그와 그가 적은 내용을 연결 지어 생각하리라.
언제나 이러한 상황을 마주친다. 어쩌면 기회이기도 하다. 나를 담을 작품이 주어지는 기회. 그것이 오늘의 엽서이든 빈 캔버스이든 빈 대지든. 내용은 나의 생각이기에 하루하루 개선되어 갈 것이다. 하지만 글씨체는 늘 준비되어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 그 소망이 좀 더 간절해진다.
말씀과 기도제목을 나눌 수 있는 공동체를 주심에 감사합니다.
좀 더 좋은 표현을 갈망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나를 당신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로 사용하여 주심에 감사합니다.
당신이 더 잘 표현될 수 있도록 나를 더욱 단련시켜 주심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