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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지테 Jan 13. 2021

블로그 10년 차 다시 시작하다

경제적 자유를 위한 한걸음


나는 프로 요리사지만 또 하나의 숨은 이력이 있는데 바로 프로 블로거다. 블로그는 20살에 처음 접했고 '머니트리 시스템'이란 책을 읽고 경제적 자유라는 단어를 알게 되면서 '아 이게 내가 원한 꿈이구나'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이 경제적 자유를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처절하게 고민하다 발견한 것이 블로그였다. 그렇다 블로그는 이미 11년 전만 해도 온라인으로 수익을 내는 사람들이 있었고 파워블로거 제도가 있었을 때 파워블로거들의 위세는 대단했다. 물론 지금은 인플루언서로 여전히 그런 위치에 있는 블로거는 많다 (그리고 더욱 많아지고 있다) 


블로그를 시작한 계기


나는 애초부터 수익형 블로그가 목적이었다. 돈을 벌기 위해 제휴 마케팅, cpa, cpc, cpt, 부업 사이트 등 닥치는 대로 할 수 있는 건 다해봤다. 그리고 방문자를 올리기 위해 어떤 키워드를 잡고 어떤 글을 써야 할지 16년 학교 다닐 때보다 더 열심히 자발적으로 공부했다. 블로그에 관한 책은 10 권이상 읽었고 서점에 들러도 꼭 블로그 관련된 책들을 찾아보곤 했다. 


어느 날 찾아온 행운 


모든 sns 채널이 그렇듯 내 채널이 커지면 자연스레 광고쟁이들이 알아서 찾아온다. 나는 내가 우연히 찾은 특이한 케이스인데, 일본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오고 온라인으로 베이커리 창업을 해보려 했으나 제조실도 없었고 가진돈도 없어 쉽지 않거니 하고 결국 마지못해 취업을 했다. 그때 다니던 곳은 근무시간은 다른 주방일에 비해 적은 편이었으나 그만큼 월급도 적어서 불만이었는데 그래서 퇴근 후 집에 오면 블로그를 썼다. 그러다가 우연히 어떤 카페에서 원고 알바를 주겠다는 의뢰를 받고 그렇게 포스팅 원고 알바를 하게 되었다. 1건에 만원 그렇지만 매일 하나씩만 써도 30만 원인데 개꿀이네 하면서 시작했던 거 같다. 지금 생각하면 포스팅 알바는 주 2~3회가 좋고 만원은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이었으나 나는 한 푼이라도 공돈이 생긴다는 느낌에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직장에선 셰프님이고 홀의 매니저고 다들 월급에서 20~30만 원만 더 있으면 좋겠다 이런 말을 많이들 했는데 옆에서 듣고 있던 나는 속으론 웃었다 나에겐 다른 수익원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수익이 월급을 초월하게 되었다. 포스팅 알바로 작성하던 원고 글들이 상위 노출되고 방문자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수익이 늘게 되고 더 이상 그곳하고 손을 떼고 더 돈을 많이 주는 업체들과 일을 하게 되었다 그 무렵 마침 직장에서는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고 굳이 거기서 더 일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한 나는 직장을 나와 전업 블로거로써 일을 시작했다. 이때는 삶의 만족도가 너무나 컸다. 디지털 노매드의 삶이 이런 건가 돈 버는 게 이리 쉬워도 되나 싶을 정도로 하루 1~2시간 정도 일하면 남들 하루 일당을 벌었다 


행운은 멍청이를 싫어하는 법이지 


나는 어리석었다. 한 달 수백만 원을 손쉽게 벌 수 있는 블로그를 더 열심히 더 오래갈 수 있게 연구하고 공부하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도 하여 세컨드 블로그를 키우던 블로그 강의를 하던 또 다른 수익모델을 확장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최악의 수를 두었다. 바로 더 많은 원고를 받아 더 수익을 내겠다는 욕심이었다. 그 당시에도 저품질 블로그의 존재를 알았고 이웃블로그 중에 저품질이 되어 블로그를 닫은 경우도 봤었다. 그럼에도 나는 설마 하면서 목표수익 1000만 원이라고 거창하게 걸면서 닥치는 대로 원고를 받아다 글을 썼다. 욕심은 화를 부른다고 했던가 광고글이 많아지고 블로그 지수가 타락하면서 결국 저품질 블로그로 전락했다. 그 당시 코인을 접하면서 코인에서도 수익을 내고 있었다가 블로그도 무너지고 코인도 거품이 빠지면서 순식간에 가진 모든 걸 다 잃어버렸다. 삶이 허무했다. 애초부터 0원으로 시작했던 게 없어진 거라 그렇게 낙담하진 않았지만 기분이 참 묘했다 쉽게 돈을 벌어봤으니 다시 그 힘든 주방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나의 방황이 시작됐다.


다시 도전 두 번의 실패는 없다 


나는 본디 욕심이 없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어떤 한 가지에 꽂히면 욕심이 엄청난 것 같다. 더 문제는 그걸 이루기 위해 초집중은 하지만 그만큼 시야가 좁아져서 최악에 대비를 잘 못하는 점이다. 근데 솔직히 그 당신의 내가 했던 결과에 대해서 후회는 없다 나 스스로의 의지로 분명한 목적을 갖고 믿을 가지고 했던 것이기에 결과는 실패지만 실패했다고 패배자가 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달부터 동생이 블로그의 가치를 깨닫고 나보다 먼저 열심히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나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덩달아 나도 다시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동생이 발견한 한 블로거는 현재 굉장한 자산가인데 블로그를 10번말아먹고도 다시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듣고 나는 겨우 한번 말아먹었는데 그렇게 쉽게 손 놓은걸 조금은 후회랄까 아쉬움이 남아 지금이라도 다시 시작한다. 벌써 3주째 꾸준히 쓰고 있는데 매일 어떤 글을 써야 할까 머리가 아프지만 희망이 있어 꾸준히 해본다. 이번엔 더 확실하게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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