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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험해서 모르면 당하더라고요

아는 것이 힘이다

by 신지테

나는 꽤 오랫동안 성선설을 믿어왔다. 인간의 본성은 분명 선하고 악해져 가는 것은 물들기 쉬운 적응의 동물이라 그런 것이라고... 최근에는 성악설을 믿게 된다. 분명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다수는 나보다 나이가 많은 '어른'이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름 좀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글에 담아본다. 한국에서 모르면 당하는 부지기수의 일들 중 하나를 그래서 안 당하기 위해서 어떻게 하였는지 특히 창업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인테리어인데 이 인테리어 쪽 사람들의 흔한 '통수 치기'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뤄볼까 한다.


셀프는 셀프지만 반셀프라 슬픈 현실


지난 글에서 셀프 인테리어를 했다고 했지만 반셀프로 했다고 설명을 드렸을 것이다. 반셀프라 하면 1부터 모든 것을 하는 것이 아닌 전기작업이나 가스 작업 주방 단 올리기 등과 같은 전문가가 아니면 하기 어려운 혹은 해서는 안 되는 일들을 맡긴 것인데 때문에 그런 기술자를 구하기 위해 '인기통'이란 사이트를 이용해 우선 천장의 가벽을 쳐야 해서 목수를 불렀고 그 후에 주방을 만들어야 해서 주방 바닥을 올릴 사람도 구해야 했다. 우리는 초짜기 때문에 기술자를 가려낼 안목도 없었고 때문에 오직 가격만으로 처음에는 사람을 구했다. 그렇게 첫 의뢰를 맡긴 목공이 있었는데 굉장히 나이가 있어 보이는 아저씨였다 그리고 생김새도 꽤 거구에 털털한 분이었는데 첫 만남에 그리 탐탁지는 않았으나 두 번 정도 현장을 보고 전기작업까지 같이 다 해준다 하여 싼값에 맡겨버렸다.


사실 싼 게 비지떡도 아니고 비싸다고 잘해주는 것도 아니지만 확실히 싼 가격은 의심을 해봐야 하나 보다. 이 목수분이 작업하는 날 우리는 아침에 일찍 와서 작업을 지켜봤었는데 우선 자재로 통수 맞는 일이 많다 하여 자재도 전날 주문해놓고 아침에 물건을 받아서 작업을 진행했다. 작업날 처음 본 사람을 데려와서 둘이서 일했는데 그때 알았어야 했다. 데리고 온 사람이 얼마나 시로도(초짜)였는지를... 처음에 의뢰한 작업 양에 대해서 하루면 끝날수 있다고 했던 것이 점심때쯤 동업하는 친구가 가서 보니까 심상치가 않아 보였 나보다 그리고 그날 주방 턱 올리는 레미탈 까는 작업도 같이 하던 터라 미리 두 의뢰인에게 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딪히는 것이 있어 보였다.


우리는 작업에 방해가 될까 처음 한 시간 정도 작업하는 걸 보고 자리를 뜬 후 동업하는 친구가 점심시간에 한번 구경을 갔다가 지금은 이게 이 업계에서 당연한 거구나 알고 있었지만 가자마자 들은 소리가 '배고파 밥 사 줘'였다고 한다. 의뢰 전 사전에 식사 제공을 해야 한다는 말도 없었고 당연히 '값 비싼' 일당에 포함되는 줄 알았다. 작업반장급 되는 경력이 최소 10년 이상인 분들은 일 35만 원 정도를 받는다고 하는데 (이것도 이쪽 업계에선 대충 평균 치지 확실한 시장가는 없다) 때문에 우리가 보기에 하루 일하고 받는 돈치고 많은 금액에 자재도 사다 주었고 기술만 가지고 일하는 건데 거기서 밥까지 사줘야 하다니 어처구니가 없었으나 그 목공팀과 레미탈팀 4분 몫의 배달을 시켜서 밥을 사주긴 했다. 돈도 돈이지만 여기서 괜히 감정이 상해 일을 똑바로 안 할까 뒤탈이 염려되어해 달라는 대로 해주었다. 그리고 같이 돌아간 시간이 3시 반쯤이었다 레미탈 쪽은 조적 작업이 끝나고 레미탈을 부어서 바닥을 만들고 있었고 순조로워 보였다 문제는 그 목공수팀이 었는데 한눈에 보기에도 대충대충 마무리한 석고벽들과 전기작업으로 빼 달라는 전기 위치 중 두 군데는 단독으로 써야 해서 4 스퀘어선을 써달라고 했는데 제대로 돼있지 않았다 무엇보다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다는 말과 달리 반도 진행이 안되었다. 문제의 원인은 그분이 데려온 초짜였는데 그 초짜는 정말 연장을 가져다주는 거 외에 옆에서 할 줄 아는 것이 없었다. 가벽을 치기 위해서 석고 재단도 해야 하고 그 재단은 보조가 해줘서 목공에게 넘기고 목공은 바로바로 천장에 벽을 쳐서 축구로 치자면 티키타카가 돼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니 속도가 안 따라온 것이다.


바보같이 그 돈을 주고 말았다



우리가 일을 맡기면서 처음 맡기기 했지만 너무나 간과한 것이 바로 '현장감독'이다. 보통인 테리어를 통으로 맡기면 감리(현장관리감독)를 해주는데 이렇게 우리처럼 사람을 직접 구해서 일용직으로 쓰게 되면 감리의 몫은 우리의 몫이 된다. 즉 현장을 떠나지 말고 작업하는 것을 끝까지 지켜보고 잘하는지 감시를 해야 하는데 분명 반은 담배 피우는 시간 반은 일하며 오전을 대충 때우고 밥 먹고 나서 조금 쉬다가 일하다 안 봐도 뻔한 비디오다. 그 목수분은 아무래도 오늘다 끝내기는 힘드니 내일 오전에 와서 마무리하겠다 하고 17시가 되자 땡 하고 가버렸다. 그나마 주방 바닥을 만드는 작업을 맡긴 분들은 꽤 꼼꼼하게 만들어주었다 불만이 있다고 하면 마지막에 작업한 곳 정리 정돈과 쓰레기 치우는 거까지 해주었으면 좋겠는데 대부분 이런 일용직으로 불렀을 때는 그런 마무리까지 안 하고 가더라(쓰읍) 동네에 인테리어 하시는 사장님이 계셨는데 우리 건물주 분과 아시는 분이라 우리가 뭔가 공사하고 새로 들어오니 궁금해서 오고 가며 작업하는 걸 보신 모양인데 그분도 주방 쪽은 꼼꼼하게 일한 거 같다고 하셨다. 문제는 그 목수인데 그날 작업한 것과 데려온 사람 꼴을 보니 도저히 다음날 와서 작업을 해준다 해도 잘 해낼거같아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저녁을 먹으러 가면서 굉장한 고민에 빠졌다. 과연 그분을 써야 할지 말아야 할지 그리고 결론을 냈다. 다른 목수를 부르기로 위에서 언급한 인테리어 사장님의 도움을 받아 진짜 기술 있는 목수를 부르기로 했다. 문제는 비용 처리였는데 솔직히 말하면 날림공사였기 때문에 한 푼도 주고 싶지는 않았다. 현장에서 마주할 때 꽤 무례하기도 했고 인간적으로도 주고 싶지 않았지만 어쨌든 고생한 부분이 없지 않으니 주기는 줘야 했는데 그 데려온 초짜분의 몫도 내놓으라 했다 그것도 무려 25! 내가 직접 옆에서 서포트해줘도 그보다 잘했을 거 같은데 25나 부르다니 양심도 없나 싶었다. 지금 같아선 절대 안 줬을 거 같지만 당시에 우리는 너무 착해 빠졌고 순진했다. 우선 그 목수분의 몫인 35만 원! 선입금을 해주었다 나머지는 조금 있다가 준다고 하고 어떻게든 안 주려 명분을 내세우려 했는데 (사실 날림공사 자체가 명분이지...) 여차 저차 해서 5만 원을 깎기는 했으나 20을 더 주었다. 아직도 그때의 일만 생각하면 분노가 차오르는데 그렇게 인테리어 기술자들을 못 믿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진짜는 다르다 딱 작업하는 것만


그 날림공사를 한 다음날 동네 인테리어 사장님의 도움으로 부른 새로운 목수팀! 솔직히 전날 사건도 있고 믿을 사람 없다 생각해버린 나는 작업하는 걸 보기 전까진 믿을 수가 없었다. 그 목수팀과의 아침 현장 미팅에서 우선 전기 작업이 끝나지 않으면 천장 마감을 할 수가 없다고 하여 그 목수분이 또 다른 전기기술자를 불러서 먼저 전기 작업부터 진행했다. 진짜들은 서로 연계를 하는지 전기공사를 하러 오신 분은 한 명이셨는데 혼자서 작업을 쭉쭉해내 갔다 물론 이때부터 나는 현장을 떠나지 않고 작업하는 것을 계속 지켜보며 감리를 했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작업하시는 분은 쉬지도 않고 오전 내내 작업하다 우리와 함께 배달음식을 먹으며 잠시 쉬고 밥도 금방 드신 후에 곧바로 작업에 들어갔다. 그렇게 15시쯤이 돼서 전기 공사가 마무리되었는데 안 쉬고 일하신 것도 대단하지만 확실히 일처리가 깔끔하고 빨랐다. 물론 이 작업에 들어간 대부분의 자재는 우리 돈으로 같이 가서 구입했다. 나중에 알았는데 4 스퀘어선은 인터넷 가보다 매우 비쌌다(분노) 그리고 정산을 하려는데 역시나 이 기술자 분도 자신이 가져온 자재 쓴 것을 들먹이면서 덤터기를 씌우려 했다. 그렇지만 전날 미리 전기 선등의 시세를 알아놓고 미터당 가게에서도 싸게 판다는 정보를 알았기에 이를 들먹이면서 가격을 깎을 수 있었다 그렇기 흥정하여 무려 8만 원을 아꼈다. 기술이 있던 없던 이 바닥에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하루 벌어 하루 살기 때문일까 한번 일한 것에 대해 터무니없는 금액을 제시할 때가 많아 당황스럽다. 이후 몇 차례 사람을 썼지만 늘 느낀 것은 내가 많이 알고 있지 않으면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사람을 쓰는 것도 어떻게 작업을 해야 하고 어떤 자재가 들어가고 시장가는 어떤지 미리 알아두지 않으면 덤터기를 맞게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현재 의정부 가능동에 위치한 '카오루'라는 초밥 전문점에서 오너 셰프를 맡고 있습니다. 저의 지난 몇 달간의 창업 고난기 그리고 현재 진행형인 청년 요식업 창업의 실상을 낱낱이 날것 그대로 적고 있습니다

보다 저 많은 '카오루'의 소식을 알고 싶은 분들은 아래 블로그 주소를 들어가 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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