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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기술, 콘텐츠 전략가의 시대를 열다.

by 유훈식 교수
콘텐츠 전략가의 탄생
AI 기술이 만든 창작 혁명

2024년 이후, 콘텐츠 창작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이 영상, 이미지, 음성, 텍스트 제작의 전 과정을 자동화하면서, 고가의 장비나 전문 기술 없이도 누구나 ‘1인 제작자(콘텐츠 메이커)’로 활동할 수 있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과거에는 전문 촬영 장비, 정교한 편집 기술, 디자인 역량이 필수적이었지만, 이제는 ChatGPT, Midjourney, Google Veo3, Kling AI, Sora, ElevenLabs와 같은 AI 도구만으로 아이디어 구상부터 완성본 제작까지 단 몇 시간 만에 가능해졌다. 이러한 변화는 창작의 진입 장벽을 극적으로 낮추는 혁명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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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기술적 혁신은 특히 유튜브 쇼츠,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등 빠른 호흡의 숏폼 플랫폼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개인 창작자들이 기업 수준의 영상 퀄리티를 구현하면서 ‘AI 크리에이터’라는 새로운 직업군이 탄생했으며, 이들은 AI를 단순 보조 도구가 아닌 기획자, 감독, 편집자, 디자이너의 역할을 모두 수행하는 창작 파트너로 활용하고 있다. 창작의 본질이 기술적 실행 능력에서 아이디어의 독창성과 전략적 비전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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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변화의 핵심 동력 중 하나는 ‘실패 비용’의 급격한 감소다. AI는 이전에는 시간과 비용 문제로 시도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아이디어를 빠르고 저렴하게 프로토타이핑할 수 있게 해준다. 이로 인해 창작자들은 더 많은 실험과 반복을 통해 최적의 결과물을 찾아내는 ‘콘텐츠 실험실’ 문화를 구축하고 있으며, 창의력의 속도 자체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했다. 창작의 경제적 무게중심이 장비와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같은 금융 자본에서 아이디어, 스토리텔링, 전략적 비전과 같은 지적 자본으로 완전히 이동한 것이다. 이제 콘텐츠의 가치는 ‘어떻게 만드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왜 만드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생성형 AI 도구의 확장

생성형 AI 영상 도구 시장은 단일한 ‘마스터 툴’을 향한 경쟁이 아닌, 각기 다른 창작 목적에 맞춰 전문화된 도구들이 각자의 영역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마치 전통적인 영화 제작 현장에 촬영 감독, 애니메이션 감독, 프로듀서 등 전문화된 역할이 존재하는 것과 유사하다. 성공적인 콘텐츠 전략가는 이제 특정 도구의 전문가가 아닌, 여러 AI 서비스를 조합해 자신만의 ‘가상 프로덕션 스튜디오’를 구축하는 시스템 설계자로서의 역량이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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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gle의 Veo 3는 ‘시네마토그래퍼 AI’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모델의 핵심 강점은 “와이드 샷(wide shot)”, “돌리 인(dolly in)”, “골든 아워 조명(golden-hour lighting)”과 같은 영화적 전문 용어를 깊이 이해하고 영상으로 구현하는 능력에 있다. 최근에는 영상의 맥락에 맞는 음향 효과, 배경음, 심지어 대화까지 생성하는 네이티브 오디오 생성 기능까지 추가하며 올인원 시네마틱 도구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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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aishou가 개발한 Kling AI는 ‘캐릭터 애니메이터 및 내러티브 디렉터 AI’로 특화되어 있다. 뛰어난 모션 품질과 영상 전반에 걸쳐 캐릭터의 외형과 스타일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능력은 서사 중심의 콘텐츠 제작에 최적화되어 있다. 특히 ‘엘리먼츠(Elements)’ 기능은 여러 개의 참조 이미지를 업로드하여 캐릭터, 사물, 배경의 시각적 일관성을 유지하며 복잡한 상호작용 장면을 연출할 수 있게 해, 스토리텔링의 연출 자유도를 전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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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OpenAI의 Sora 2는 단순한 영상 생성 도구를 넘어 ‘생태계 구축 AI’를 지향한다. 틱톡과 유사한 방식의 소셜 피드를 갖춘 앱을 출시하고, 사용자가 자신의 모습을 영상에 삽입할 수 있는 ‘카메오(Cameos)’ 기능을 통해 개인화된 콘텐츠의 바이럴을 유도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야심 찬 접근은 저작권 논쟁의 중심이 되기도 했으며, 결국 OpenAI는 기존의 ‘옵트아웃(opt-out)’ 방식에서 권리자가 명시적으로 동의해야 하는 ‘옵트인(opt-in)’ 방식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수익 공유 모델을 모색하게 만들었다.

AI와 인간의 협업
기획·연출·편집의 경계가 사라지다

AI 기술의 발전은 인간과 기계의 협업 방식을 재정의하고 있다. AI는 더 이상 포토샵과 같은 수동적 도구가 아니라, 복잡하고 다층적인 지시를 이해하고 실행하는 능동적인 창작 파트너로 진화했다. 이 새로운 협업 모델은 전통적으로 분리되었던 기획(Pre-production), 제작(Production), 후반 작업(Post-production)의 경계를 허물고, 모든 단계를 한 명의 창작자가 유기적으로 관리하는 통합적이고 반복적인 프로세스로 압축한다.

이제 AI는 감독, 촬영기사, 카메라 오퍼레이터의 역할을 압축적으로 수행하는 ‘가상 영화 제작팀’의 역할을 한다. 인간 창작자는 이 알고리즘 팀을 지휘하는 총감독의 위치로 격상되어, 프롬프트를 통한 지시와 반복적인 피드백으로 최종 결과물을 조율한다. AI 단편 영화 제작 사례들은 이러한 변화를 명확히 보여준다. 한 명의 창작자가 ChatGPT로 스토리를 구상하고, Midjourney나 ImageFX로 컨셉 아트를 시각화한 뒤, Google Veo3나 Kling으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최종 편집과 사운드 디자인까지 완료하는 1인 제작 모델이 현실화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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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변화는 창작 과정 자체를 ‘콘텐츠 실험실’처럼 만들고 있다. 다양한 스타일, 카메라 각도, 서사 구조를 시도하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이 거의 없어졌기 때문에, 창작자들은 이전보다 훨씬 더 역동적이고 탐구적인 방식으로 작업에 임할 수 있게 되었다. AI가 수많은 시안을 생성하면, 창작자는 그중 가장 잠재력 있는 결과물을 선별하고, 반복적인 수정을 통해 완성도를 높인다. 이 과정에서 창작자의 핵심 가치는 기술적 ‘실행’ 능력에서 미학적 ‘선별과 안목’으로 이동한다. AI는 알고리즘적으로 새로운 것을 생성할 수는 있지만, 무엇이 ‘가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여전히 문화적 맥락과 감성 지능에 기반한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결국 AI 시대의 가장 뛰어난 창작자는 완벽한 프롬프트를 한 번에 작성하는 사람이 아니라, AI의 무한한 결과물 속에서 옥석을 가려내 걸작으로 빚어낼 수 있는 뛰어난 안목을 지닌 ‘ 콘텐츠 전략가(Contents Strategist)’가 될 것이다.

새로운 직업군의 등장
AI 콘텐츠 전략가

‘AI 콘텐츠 전략가’는 더 이상 미래의 가상 직업이 아니라, 이미 시장에서 수요가 명확히 존재하는 새로운 전문 직업군이다. 광고 대행사와 기술 기업들은 ‘AI 영상 제작자(AI Video Creator)’, ‘생성형 AI 아티스트(Gen AI Artist)’, ‘AI 영화감독(AI Filmmaker)’과 같은 직책으로 인재를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으며, 채용 공고에는 Sora, Google Veo3, Midjourney 등 특정 AI 도구에 대한 숙련도를 필수 요건으로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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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채용 공고를 분석해 보면, AI 콘텐츠 크리에이터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전통적인 창의성과 새로운 기술력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형태임을 알 수 있다. 첫째, 디자인, 애니메이션, 시각 스토리텔링 등 창의적 영역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기본적으로 요구된다. 둘째, 정교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포함한 AI 도구 활용 능력이 필수적이다. 셋째,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최종적으로 다듬고 완성하기 위해 After Effects나 Premiere Pro와 같은 전통적인 후반 작업 소프트웨어에 대한 전문성도 여전히 중요하다. 이는 AI가 전체 워크플로우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제작 과정의 특정 단계를 혁신하는 강력한 구성 요소로 통합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흐름은 OpenAI와 같은 거대 기술 기업에서도 확인된다. OpenAI는 ‘Sora 풀스택 엔지니어’나 다양한 ‘제품 디자이너’ 직군을 채용하며 AI 창작자 생태계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국내 시장 역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AI콘텐츠크리에이터’ 채용을 진행하며 새로운 인재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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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미래의 창의적 전문가의 원형은 특정 분야에 대한 깊은 전문성(T의 수직 기둥)과 다양한 AI 도구 및 기술 워크플로우에 대한 폭넓은 이해(T의 수평 기둥)를 겸비한 ‘T자형 인재’가 될 것이다. AI 활용 능력은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전문성을 극대화하는 필수적인 역량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영화 감독이 렌즈 이론을 이해해야 Veo에 더 나은 프롬프트를 작성할 수 있듯이, AI 시대에는 자신의 분야에 대한 깊은 지식을 AI의 언어로 번역할 수 있는 능력이 핵심 경쟁력이 된다.

콘텐츠 제작의 새로운 패러다임
아이디어 → 프롬프트 → 프로덕션

AI 시대의 콘텐츠 제작 워크플로우는 ‘아이디어 → 프롬프트 → 프로덕션’이라는 세 단계로 압축된다. 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중심에는 ‘프롬프트’ 단계가 있다. 프롬프트는 단순히 텍스트를 입력하는 행위를 넘어, 추상적인 아이디어를 기계가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명령으로 변환하는 새로운 형태의 ‘연출 기술’이다.

이 새로운 3단계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1단계 ‘아이디어’는 인간의 창의성과 전략적 사고가 중심이 되는 개념 구상 단계다. 2단계 ‘프롬프트’는 아이디어를 정교하고 구조화된 언어로 번역하여 AI에게 전달하는 핵심적인 변환 과정이다. 마지막 3단계 ‘프로덕션’은 AI가 프롬프트를 기반으로 결과물을 생성하고, 인간이 이를 검토, 수정, 보완하여 최종 완성하는 반복적인 순환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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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수준의 결과물을 얻기 위한 프롬프트는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 액션, 카메라 움직임, 조명, 분위기, 구도 등 세부적인 연출 지시가 포함된 계층적 구조를 가진다. “한 남자가 걷는다”와 같은 기초적인 프롬프트와 “붐비는 시장을 가로지르는 부드럽고 안정적인 6초 길이의 느린 좌우 팬(pan) 촬영”과 같은 전문적인 프롬프트의 차이가 곧 결과물의 질적 차이로 이어진다. 이 과정은 창작자와 AI 간의 창의적인 대화와 같다. 창작자는 프롬프트를 통해 지시하고, AI의 결과물을 분석한 뒤, 다시 프롬프트를 수정하며 원하는 비전에 가깝게 결과물을 조율해 나간다. 이러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기술은 이제 전문 교육 과정으로까지 등장하며 새로운 핵심 역량으로 인정받고 있다.

콘텐츠 전략가의 핵심 역량

첫째, 콘텐츠 기획력과 스토리텔링 감각이다. 제작 기술이 보편화된 세상에서 최종적인 가치는 기획의 독창성과 비전에서 나온다. AI는 화려한 장면을 만들 수 있지만, 그것들을 감동적인 서사로 엮어내는 것은 인간의 몫이다. 대중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인간의 ‘안목’은 대체 불가능한 필터 역할을 한다. 둘째,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다. 이는 창의적 비전을 AI가 생성하는 현실로 변환하는 핵심적인 기술 인터페이스다. 셋째, 실험적 창의력이다. AI는 실험 비용을 극적으로 낮춰 ‘콘텐츠 실험실’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 가장 혁신적인 창작자는 끊임없이 새로운 도구와 워크플로우를 테스트하며 AI를 신속한 프로토타이핑과 발견의 도구로 활용하는 사람일 것이다.


넷째, 비즈니스 역량이다. 성공적인 창작자는 단순히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을 넘어, 팬덤을 구축하고, 개인 브랜드를 강화하며, 다각화된 수익 모델을 능숙하게 운영해야 한다. 기존의 광고 수익 외에도 프리미엄 콘텐츠 구독 모델, AI 프롬프트 팩이나 교육 과정 같은 디지털 상품 판매, 스폰서십, 그리고 AI 학습용 데이터나 생성 콘텐츠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과 같은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가 열리고 있다. Fanvue와 같은 플랫폼에서는 이미 AI 인플루언서가 직접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처럼 무한한 콘텐츠의 시대에는 ‘Delightful Design’ 채널을 운영하는 Samson Vowles처럼 자신만의 개성을 바탕으로 특정 분야의 충성도 높은 팬을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인 성공의 열쇠다.


궁극적으로 이 모든 역량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능력은 ‘메타 학습(Meta-Learning)’, 즉 빠른 속도로 배우고 적응하는 능력이다. 오늘날 최고의 AI 도구는 내일이면 구식이 될 수 있다. 진정한 경쟁력은 특정 도구의 숙련도가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자신의 창작 과정과 비즈니스 모델에 지속적으로 통합하고 혁신하는 유연성에 있다. 이제 창작자에게 중요한 질문은 “이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는가?”를 넘어 “이 새로운 기술이 나의 창작 방식,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내가 제공하는 가치를 어떻게 근본적으로 바꾸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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