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글래스의 UXUI디자인을 준비하자

by 유훈식 교수

1. 스마트폰 이후에 새로운 플랫폼 AI 글래스

개인용 컴퓨팅 장치의 역사는 데스크톱에서 노트북으로, 그리고 다시 스마트폰으로 이어지며 끊임없이 소형화와 기동성을 추구해 왔다. 이제 기술 산업은 화면이라는 물리적 제약을 완전히 벗어나 사용자의 시야와 실제 공간을 인터페이스로 활용하는 공간 컴퓨팅(Spatial Computing)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AI 글래스가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웨어러블 기기를 넘어 스마트폰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차세대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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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조사 기관 오디아(Omdia)의 데이터에 따르면, AI 글래스 시장은 2025년 글로벌 출하량이 158% 증가하여 51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2026년에는 1,00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성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47%의 복합 성장률(CAGR)을 기록하며 약 3,500만 대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AI 기술의 급격한 상업화와 하드웨어의 경량화가 맞물린 결과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구글, 메타와 같은 거대 기술 기업들이 안드로이드 XR(Android XR)과 같은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하며 시장 선점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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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글래스가 이전의 실패(구글 글래스 등)와 달리 현재 강력한 모멘텀을 얻고 있는 이유는 생성형 AI(GenAI)와의 결합 때문이다. 과거의 스마트 글래스가 단순히 알림을 표시하거나 사진을 찍는 기능에 그쳤다면, 현재의 AI 글래스는 사용자의 시각적 환경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맥락에 맞는 정보를 제공하는 지능형 비서 역할을 수행한다. 이는 '기술을 위한 기술'이 아닌, 사용자의 일상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실질적인 도구로서의 가치를 입증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XR(Galaxy XR)과 같은 프리미엄 기기는 한 쪽당 3,552 x 3,840 픽셀에 달하는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와 16GB RAM, 그리고 6개의 트래킹 카메라를 탑재하여 기술적 정점에 도달해 있다. 이러한 고사양 하드웨어는 애플 비전 프로(Apple Vision Pro)와 경쟁하며 사용자에게 압도적인 시각적 몰입감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일반 사용자들이 일상에서 착용하기에 적합한 가볍고 저렴한 AI 글래스(Level 2 HUD 등) 또한 시장의 큰 축을 형성하고 있다. UX 디자이너들은 이러한 하드웨어의 스펙트럼 사이에서 사용자가 이질감 없이 디지털 콘텐츠와 물리적 세계를 오갈 수 있는 새로운 디자인 문법을 정립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2. 멀티모달 인터랙션 (Multimodal Interaction)

AI 글래스 환경에서 사용자는 더 이상 평면적인 스크린에 갇혀 있지 않다. 인터페이스는 사용자를 둘러싼 3차원 공간 전체로 확장되며, 이에 따라 입력 방식 역시 인간의 자연스러운 소통 수단인 음성, 시선, 제스처를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멀티모달(Multimodal) 방식으로 전환된다. 멀티모달 인터랙션의 핵심은 각 입력 모드의 단점을 상호 보완하고 상황에 따라 최적의 효율성을 제공하는 데 있다.


AI 음성 UI

음성은 손을 자유롭게 유지해야 하는 핸즈프리 환경에서 가장 강력한 인터페이스다. 특히 생성형 AI의 발전은 음성 사용자 인터페이스(VUI)를 단순한 명령 수행 도구에서 고도의 맥락 이해가 가능한 지능형 대화 상대로 진화시켰다. 레이반 메타(Ray-Ban Meta) 글래스는 디스플레이 없이도 "Hey Meta"라는 호출어와 함께 음성만으로 사진 촬영, 메시지 전송, 실시간 정보 검색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VUI 중심의 성공적인 사용자 경험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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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는 음성 인터랙션을 설계할 때 대화의 연속성과 맥락 유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시스템은 사용자가 이전에 수행한 명령이나 대화 내용을 기억해야 하며, 매번 설정을 초기화하는 대신 자연스러운 대화 흐름(Conversation Flow)을 이어가야 한다. 또한 시각적 피드백이 제한적인 환경에서는 짧은 신호음이나 지향성 오디오를 통해 명령 수신 및 처리 상태를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소음이 많은 장소에서는 음성 인식이 실패할 수 있으므로 햅틱 피드백이나 안경 테의 터치패드를 활용한 보조 입력 수단을 계층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시선 추적 인터랙션

시선 추적(Eye-Tracking)은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가장 빠르고 직관적인 방법이다. 사용자가 특정 객체를 바라보는 행위 자체를 선택 신호로 활용하는 시선 인터랙션은 물리적 조작을 최소화한다. 안드로이드 XR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사용자가 특정 메뉴 아이템을 일정 시간(Dwell time, 약 2초) 동안 응시하면 해당 항목이 활성화되거나 상세 정보가 나타나는 방식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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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인터랙션 설계 시 디자이너는 사용자의 시각적 피로도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너무 잦은 시선 기반 선택은 '마이더스의 손(Midas Touch)' 문제, 즉 사용자가 단지 바라보기만 했는데 의도치 않은 기능이 실행되는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시선은 주로 '관심 대상의 식별'이나 '객체의 하이라이트'에 사용하고, 실제 실행은 음성 명령이나 손가락 제스처와 결합하는 방식이 권장된다. 또한 상호작용 가능한 요소는 시야의 중심인 '컴포트 존(Comfort Zone, 가슴~눈높이 사이 0.5~1.5m)'에 배치하여 목과 눈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


제스처 인터랙션

제스처는 공간 컴퓨팅의 조작성을 완성하는 요소다. 안드로이드 XR은 스마트폰의 익숙한 터치 동작을 공간으로 확장하여, 검지와 엄지를 맞대어 클릭하는 '핀치(Pinch)', 허공에서 넘기는 '스와이프(Swipe)', 객체를 잡고 움직이는 '드래그 앤 드롭' 등의 제스처를 제공한다. 이러한 제스처는 카메라가 사용자의 손을 정교하게 추적하는 핸드 트래킹 기술에 기반하며, 컨트롤러 없이도 직관적인 조작을 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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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근전도(EMG) 센서를 활용한 뉴럴 밴드(Neural Band)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실제 근육의 움직임이 발생하기 전의 전기 신호를 감지하여, 아주 미세한 손가락 까닥임만으로도 복잡한 명령을 수행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미세 제스처(Micro-gestures)는 공공장소에서 크게 팔을 움직여야 하는 민망함을 줄여주며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디자이너는 제스처가 성공적으로 인식되었을 때 즉각적인 시각적 변화(Glow)나 미세한 햅틱 진동을 제공하여 조작의 확신을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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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상황 인지 및 선제적 가이드 (Context-Awareness)

AI 글래스의 진정한 가치는 사용자가 요구하기 전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선제적 가이드(Proactive Guidance)'에 있다. 이는 장치가 카메라, 마이크, GPS 및 각종 센서를 통해 사용자의 현재 상황, 위치, 시간, 심지어 정서적 상태까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맥락 인식을 통한 개인화 UX

사용자의 맥락을 인식하는 AI 시스템은 각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디지털 필터'를 세상 위에 덧씌운다. 예를 들어 외국어로 된 메뉴판을 바라보면 실시간 번역 정보가 그 위에 겹쳐 보이고, 길을 걷다가 평소 선호하던 브랜드의 세일 정보를 확인하며, 마트에서 식료품을 볼 때 건강 상태에 따른 영양 성분 조언을 받는 식이다. 미라이(Mirai)와 같은 웨어러블 AI 시스템은 시각적, 청각적 입력을 분석하여 사용자의 긍정적인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선제적 넛지(Nudge)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러한 하이퍼 개인화(Hyper-personalization)는 사용자의 과거 행동 패턴과 캘린더 데이터에 기반한다. 회의 5분 전이면 관련된 문서를 시야 한편에 미리 띄워주거나, 주방으로 이동하면 오늘 요리할 레시피를 자동으로 활성화하는 경험은 사용자가 기기를 조작해야 한다는 부담을 없애준다. 디자이너는 이러한 자동화된 경험이 사용자에게 침해적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어떤 정보를 언제 보여줄지에 대한 '판단 로직'과 함께 사용자가 이를 거부하거나 수정할 수 있는 명확한 통제 수단을 제공해야 한다.


상황 적응형 UI

상황 적응형 UI는 주변 물리 환경에 따라 인터페이스의 형태를 동적으로 변경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야외의 강한 햇빛 아래에서는 텍스트의 대비를 극대화하고 밝기를 높여 가독성을 확보하고, 실내에서는 눈의 피로를 줄이기 위해 투명도를 조절하거나 다크 모드를 적용한다. 또한 주변의 소음 정도에 따라 음성 출력의 볼륨을 조절하거나, 중요한 시각적 정보를 오디오 가이드로 전환하는 등의 유연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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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공간적 적응'은 매우 중요하다. 디지털 콘텐츠가 실제 가구나 벽을 뚫고 지나가는 현상은 몰입감을 저해하므로, 물리적 객체와의 거리와 깊이를 계산하여 콘텐츠를 사물 뒤에 숨기거나(Occlusion) 실제 탁자 위에 올려놓는 듯한 렌더링이 수반되어야 한다. 또한 사용자가 업무 중이거나 대화 중일 때는 알림을 시야 외곽으로 밀어내거나 최소화하여 집중력을 방해하지 않는 'Attention Management' 디자인이 필수적이다.


4. 프라이버시 및 사회적 수용성 (Social Acceptability)

AI 글래스는 항상 켜져 있는 카메라와 마이크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므로,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와 사회적 거부감은 보급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조사에 따르면 약 25%의 사람들이 스마트 글래스 사용자 주변에서 불편함을 느끼며, 이는 기술적 완성도만큼이나 윤리적, 디자인적 해결책이 시급함을 시사한다.


데이터 투명성

사용자와 주변인 모두에게 데이터 수집 상태를 명확히 알리는 투명성은 신뢰 구축의 시작이다. 장치가 시각, 음성, 생체 데이터를 수집할 때 이를 나타내는 명확한 시각적 표식이나 시스템 메시지를 제공해야 한다. 단순히 "데이터를 수집함"이라는 공지보다는 "주변 사물 인식을 위해 카메라가 활성 상태임"과 같이 구체적인 목적과 활용 범위를 설명하는 '설명 가능한 UX(Explainable UX)'가 요구된다. 또한 사용자가 수집된 데이터를 즉시 확인하고 삭제할 수 있는 간편한 관리 인터페이스를 구축하여 데이터 주권을 보장해야 한다.


사진/영상 촬영 알림

가장 민감한 이슈인 몰래카메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다수의 AI 글래스는 촬영 시 LED 인디케이터를 점등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하지만 이를 스티커로 가리거나 하드웨어를 개조하여 인디케이터를 무력화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디자인은 인디케이터가 차단되었을 때 촬영 기능 자체가 물리적으로 중단되도록 설계하거나, 촬영 시 셔터음이나 주변 사람들이 인지할 수 있는 더 큰 광학적 신호를 포함해야 한다.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계층적 방어 체계도 필요하다. 보안 구역이나 병원과 같은 민감한 장소에서는 지오펜싱(Geofencing) 기술을 활용해 자동으로 카메라 기능을 비활성화하거나, 회의 시작 전 "현재 스마트 글래스를 착용 중이며 기록 중이 아닙니다"와 같이 착용자가 주변에 알리는 사회적 매너를 장려하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거부감 없는 디자인

AI 글래스가 일반적인 안경과 구별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외형을 갖추는 것은 사회적 낙인 효과를 줄이는 데 결정적이다. 레이반, 오클리(Oakley), 젠틀몬스터와 같은 패션 아이웨어 브랜드와의 협업은 기술을 패션 뒤에 숨김으로써 장치를 일상적인 장신구로 인식하게 만든다. 기술적인 부품(카메라 렌즈, 배터리 등)을 힌지나 테 안으로 정교하게 숨기고, 안경알의 두께와 투명도를 일반 안경 수준으로 유지하는 소형화 기술이 UX 디자인의 중요한 물리적 토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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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사용자가 장치에 지나치게 몰입하여 주변 사람들과의 시선 접촉을 피하는 '유령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정보는 2~3초 내에 파악할 수 있는 '글랜서빌리티(Glanceability)' 위주로 구성되어야 한다. 디지털 정보가 실제 대화를 방해하지 않도록 시선을 아래로 내렸을 때만 정보를 보여주거나, 대화 상대방의 얼굴 부분을 가리지 않도록 인터페이스를 배치하는 '사회적 배려가 담긴 UI'가 필요하다.


5. AI 글래스가 만드는 새로운 UX의 시장

AI 글래스의 등장은 UX 디자이너의 역할을 '화면 기획자'에서 '공간 경험 설계자'로 재정의한다. 이제 디자인은 2D 스크린의 픽셀 배치를 넘어, 인간의 오감과 물리적 환경이의 입체적인 맥락을 조율하는 작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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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디자이너는 3D 공간 언어를 습득해야 한다. 기존의 피그마(Figma)나 어도비 XD와 같은 평면 도구만으로는 깊이(Depth), 조명(Lighting), 원근(Perspective)이 살아있는 공간 UI를 표현하기 어렵다. 따라서 유니티(Unity), 베지(Bezi), 스플라인(Spline)과 같은 3D 저작 도구를 활용하여 실제 3차원 환경에서 상호작용을 프로토타이핑하는 역량이 필수적이다. 또한 사용자가 허공에서 손을 휘젓는 동작이 물리적으로 얼마나 피로할지, 시선이 머무는 위치가 목 근육에 어떤 영향을 줄지 분석하는 인체공학적 지식도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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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에이전틱(Agentic) AI'와의 협업 능력이 중요하다. 미래의 UX는 고정된 메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의도를 실시간으로 추론하여 인터페이스를 실시간으로 생성하거나 변경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디자이너는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한 화면을 그리는 대신, AI가 인터페이스를 구성할 때 지켜야 할 '디자인 원칙(Design System Governor)'과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설계하는 시스템 큐레이터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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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서비스 디자인 영역이 확장된다. AI 글래스는 의료, 교육, 산업 현장, 리테일 등 다양한 도메인에서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로 쓰일 것이다. 수술 중인 의사에게 실시간 환자 생체 데이터를 오버레이해주거나, 창고 관리자에게 최적의 물건 픽킹 경로를 증강현실로 안내하는 등 전문적인 사용자의 워크플로우를 깊이 있게 연구하고 그 과정에서의 마찰 지점을 제거하는 맞춤형 UX 설계 기회가 풍부해질 것이다.


결론적으로 AI 글래스 시대의 UX 디자이너는 기술의 화려함에 매몰되지 않고, 그 기술이 인간의 삶에 얼마나 '조화롭고 유용하게' 스며들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휴먼 센터드(Human-centered) 디자인의 수호자가 되어야 한다. 2026년은 이 새로운 여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해이며, 준비된 디자이너에게는 스마트폰 시대 이상의 창의적 폭발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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