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디자이너는 왜 데이터를 모아야 할까?

by 유훈식 교수
AI 시대 디자인 패러다임의 대전환
도구의 숙련에서 데이터의 지배로

인공지능(AI) 기술의 급격한 진화는 디자인 산업의 근간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과거의 디자인이 개인의 심미적 감각과 특정 소프트웨어 도구의 숙련도에 의존하는 '개인적 숙련의 영역'이었다면, 현대의 디자인은 데이터를 어떻게 정의하고 축적하며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성패가 결정되는 '지능적 데이터 자산화의 영역'으로 전이되고 있다. 인공지능은 본질적으로 데이터를 학습하며 성장하는 기술적 생명체와 같으며, 양질의 데이터를 학습할수록 더욱 정교하고 유용한 결과물을 산출하게 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디자인 전문가들은 단순한 도구 사용자(User)의 위치를 넘어, 자신만의 독창적인 스타일과 철학을 데이터 세트로 변환하고 이를 AI 모델에 이식하는 데이터 큐레이터(Data Curator)로서의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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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디자인 현장에서 목격되는 가장 큰 변화는 '생산성'의 정의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숙련된 디자이너 한 명이 며칠에 걸쳐 수행하던 정교한 그래픽 작업이나 레이아웃 구성이 이제는 잘 학습된 AI 모델과 정교한 프롬프트를 통해 단 몇 분, 혹은 몇 초 만에 완료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그러나 이러한 속도의 혁신은 역설적으로 모든 디자인 결과물이 AI의 평균적인 학습 결과에 수렴하게 만드는 '미학적 하향 평준화'의 위험을 내포한다.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 멀티모달 모델(LMM)이 전 세계의 방대한 미학과 문화를 단일한 기준으로 해석하기 시작하면서, 지역적 감성과 고유한 사회적 맥락이 상실될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디자인 기업과 개별 디자이너가 자신만의 고유한 데이터를 축적해야 할 전략적 당위성이 발생한다.

AI가 세상을 논리와 언어로 해석할 때, 디자인 전문가는 세상을 감성과 맥락으로 해석한다. 그리고 그 감성을 데이터로 변환하여 AI에게 학습시키는 순간, 디자인 산업은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기술을 단순히 '부리는 기술'로만 인식하는 것은 위험하며, 이제는 '기술을 다루는 사유의 힘'과 그 사유를 뒷받침할 '데이터 주권'이 디자인 경쟁력의 핵심이 되었다.


데이터 주권과 소버린 AI
디자인 기업의 새로운 사명

최근 글로벌 AI 기술 패권 경쟁의 중심축으로 부상한 '소버린 AI(Sovereign AI)' 담론은 디자인 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소버린 AI는 국가나 특정 조직이 자체적인 인프라와 고유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주권적인 AI 역량을 확보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디자인 분야에서 '브랜드 주권' 혹은 '스타일 주권'으로 치환될 수 있다. 범용 AI 모델이 제공하는 보편적인 심미성에 의존하는 기업은 장기적으로 브랜드의 독창성을 잃고 기술 종속성에 빠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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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언제나 지역의 감성과 사회적 맥락 위에서 작동하는 고도의 문화적 행위이다. AI가 놓치기 쉬운 세밀한 감성과 브랜드만의 고유한 톤앤매너를 복원하고 이를 데이터로 체계화하는 주체는 결국 현장의 디자인 전문가들이다. 한국디자인산업연합회 부회장이자 아이디이노랩의 안진호 대표는 디자인 기업이 세상을 감성으로 해석하고 이를 데이터로 바꾸는 순간 디자인 산업의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디자이너가 단순히 예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아니라, 감성을 수치화하고 모델링할 수 있는 '감성 데이터 공학자'로 진화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데이터 주권 확보를 위해서는 '프롬프트 디자인' 역량이 필수적이다. AI 모델 간의 성능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사용자는 더 빠르고 저렴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지만, 정작 자신의 목적에 맞춰 AI를 정교하게 조정하고 제어할 수 없다면 그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짧고 명확한 문장, 분명한 목적과 맥락 전달, 구체적인 정보 제시, 그리고 원하는 산출물의 스타일이나 톤을 사전에 정의하는 프롬프트 디자인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글로벌 선도 기업의
AI 디자인 생태계 분석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은 이미 AI를 단순한 업무 보조 도구가 아닌, 비즈니스 전략의 핵심 엔진으로 통합하여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디자인 및 마케팅 혁신에 활용하고 있다. IKEA, Nike, Airbnb의 사례는 데이터를 축적하는 방식과 그것이 디자인 프로세스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정표를 제시한다.


IKEA: 디지털 공간 데이터와 AI 리터러시의 결합

IKEA는 전 세계적인 가구 제조 및 판매 기업을 넘어, AI 기술을 통해 고객의 주거 경험을 재설계하는 기술 혁신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2022년 출시된 'IKEA Kreativ'는 IKEA가 수십 년간 쌓아온 'Life at Home' 데이터와 최신 AI 기술이 결합된 결정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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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간 인식 및 시각화 데이터 자산화: IKEA Kreativ는 자율주행차에 적용되는 것과 유사한 컴퓨터 비전 및 AI 신경망 기술을 활용한다. 고객은 자신의 방을 스마트폰으로 스캔하여 3D 복제본을 만들고, 기존 가구를 지우거나 IKEA 제품을 가상으로 배치해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공간 데이터와 제품 배치 선호 데이터는 IKEA의 차세대 제품 개발을 위한 핵심 자산이 된다.


2. 중앙 집중식 데이터 분석 허브: IKEA는 Adverity의 AI 플랫폼을 활용하여 전 세계 모든 지역의 마케팅 데이터를 중앙 허브로 통합한다. 이를 통해 AI 시스템은 전 세계의 소비 트렌드 이상 징후를 자동으로 감지하고, 지역별로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채널과 제품을 식별하여 실시간으로 대응한다.


3. 지속 가능한 선순환 구조: AI는 반품된 제품의 상태를 평가하고 재판매 가치를 예측하는 데에도 사용된다. 컴퓨터 비전과 제품 인식 알고리즘을 통해 제품의 손상 여부를 판단하고 수리 필요성을 평가함으로써,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실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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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KEA의 성공 요인은 단순히 기술 도입에 그치지 않고, 2024년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AI 리터러시 교육을 실시하여 기술을 책임감 있게 사용할 수 있는 문화적 토양을 닦았다는 데 있다. 이는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기술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적 투자가 병행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Nike: 성능 데이터 중심의 생성형 제품 혁신

Nike의 AI 전략은 운동선수의 신체 데이터와 퍼포먼스 지표를 제품 디자인의 핵심 입력값(Input)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독보적이다. Nike는 단순히 유행을 따르는 디자인이 아니라, 데이터에 근거한 성능 공학으로서의 디자인을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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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생체 데이터 기반의 어댑티브 기어: 2025년 선보인 'Nike Adapt Link'는 착용자의 발 구조, 보행(Gait), 압력 지점 및 운동 패턴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머신러닝 알고리즘과 생체 인식 센서를 탑재했다. 신발이 사용자의 데이터를 스스로 축적하고 이에 맞춰 형태를 조절하는 방식은 제품 자체가 하나의 데이터 수집 플랫폼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2. 생성형 디자인(Generative Design)의 도입: Nike의 디자이너들은 무게, 소재, 성능 기준과 같은 구체적인 파라미터를 입력하고 AI가 수천 가지의 디자인 옵션을 생성하게 한다. 이를 통해 인간 디자이너의 직관만으로는 도달하기 어려운 혁신적인 인체공학적 구조와 미적 형태를 동시에 확보한다.


3. 수요 예측과 공급망의 지능화: AI는 과거 판매 데이터뿐만 아니라 날씨, 경제 변동, 주요 스포츠 이벤트 등의 외부 변수까지 분석하여 수요를 정밀하게 예측한다. 이는 과잉 생산을 방지하고 폐기물을 줄여 Nike의 지속 가능성 목표 달성에도 기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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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e는 AI를 활용하여 시제품 제작(Prototyping)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으며, 웨어러블 기기에서 수집된 성능 데이터를 디자인 개선에 즉각 반영하는 데이터 피드백 루프를 구축했다. 이는 디자인이 '심미적 완성도'를 넘어 '기능적 최적화'의 영역으로 데이터와 함께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rbnb: 디자인 시스템(DLS)과 ML의 유기적 통합

Airbnb는 글로벌 서비스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구축한 디자인 언어 시스템(DLS)에 머신러닝을 이식하여 사용자 경험(UX)을 개인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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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미지 인식과 품질 제어: Airbnb의 AI 시스템은 호스트가 올린 수천만 장의 사진을 분석하여 주방, 침실, 욕실 등의 공간을 자동 분류하고, 조명이 어둡거나 해상도가 낮은 사진을 감지하여 품질 개선을 유도한다. 이는 숙소의 매력도를 높여 예약률을 상승시키는 직접적인 원동력이 된다.


2. 검색 랭킹과 개인화: 사용자의 과거 예약 습관, 선호하는 숙소의 특성, 리뷰 텍스트의 감성 분석 데이터 등을 종합하여 개별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검색 결과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반려동물을 동반한 예약 이력이 많은 사용자에게는 관련 숙소를 우선 노출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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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bnb의 사례는 강력한 디자인 시스템이 데이터를 만났을 때 어떻게 확장 가능한 사용자 경험으로 승화될 수 있는지를 증명한다. 디자이너들은 이제 단순한 UI 컴포넌트를 만드는 것을 넘어, 데이터가 흐르는 구조(Information Architecture)를 설계하는 시스템 설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브랜드 자산의 디지털 내재화
자체 AI 도구 개발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가 방대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다면, 국내 기업들의 사례는 구체적인 업무 현장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해결하기 위해 디자이너들이 직접 데이터를 축적하고 전용 AI 도구를 개발한 실천적 모델을 제시한다.


토스(Toss): 3D 그래픽의 대중화와 '토스트(Tosst)'

토스의 디자인 팀은 앱 내에 사용되는 수많은 아이콘과 콘텐츠 이미지를 일관된 스타일로 유지하면서도 빠르게 생산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이를 위해 그들이 선택한 전략은 외부 AI를 그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토스만의 그래픽 스타일을 학습시킨 전용 툴 '토스트(Tosst)'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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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학습 리소스의 정제: 토스 디자이너들은 먼저 '무엇이 토스다운 좋은 그래픽인가'에 대한 기준을 정의하고, 이에 부합하는 2,000여 개의 그래픽 리소스를 프롬프트 데이터로 학습시켰다.

2. 지속적 스타일 튜닝: 하루에 100개 이상의 그래픽을 지속적으로 생성하고 학습시키며 모델의 스타일 일관성을 고도화했다. 이를 통해 텍스트로만 설명해도 토스 특유의 플랫 일러스트나 정교한 3D 그래픽을 단 몇 분 만에 얻을 수 있게 되었다.

3. 업무 시간의 가치 전환: 토스트 도입 이후 디자이너들은 단순한 그래픽 제작 노동에서 벗어나 새로운 브랜드 컨셉을 고민하거나 더 창의적인 기획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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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의 사례는 디자이너가 직접 AI 학습용 데이터를 큐레이션하고 관리할 때 얻을 수 있는 시너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는 기술이 디자이너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이너의 손을 자유롭게 하여 뇌의 활동을 극대화하는 보조적 수단임을 증명한다.


우리은행: 금융 브랜드 자산의 AI 확장 'W-스케치(W-Sketch)'

우리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자체 브랜드 자산을 기반으로 한 이미지 생성 AI 플랫폼 'W-스케치(W-Sketch)'를 출시했다. 이는 금융 브랜드가 가진 신뢰성과 독창성을 AI 시대에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에 대한 답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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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캐릭터 및 시각 자산의 데이터화: 우리금융의 대표 캐릭터 '위비(WeBee)'를 원형에 가깝게 재현하기 위해 내부 브랜드 자산만을 집중 학습시켰다. 이를 통해 외부 생성형 AI를 사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저작권 문제와 스타일 왜곡 문제를 동시에 해결했다.

2. 전 부서 활용을 통한 디자인 민주화: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마케팅 부서 직원들도 명령어 입력만으로 브랜드 가이드에 맞는 고품질 이미지를 즉시 생성하여 보고서나 SNS 콘텐츠에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3. 향후 고도화 계획: 우리은행은 단순한 이미지 생성을 넘어 브랜드 규정에 맞는 컬러, 레이아웃, 폰트를 자동으로 추천하는 'AI 배너 생성기'로 확장하여 그룹 전체의 디자인 일관성을 한 단계 더 높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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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사례들은 기업이 자체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전용 모델로 구축했을 때, 외부의 범용 AI가 결코 따라올 수 없는 독보적인 브랜드 자산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입증한다.


디자이너를 위한 DB 구현 및 활용 전략

디자이너가 자신만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AI에게 가르치는 과정은 이제 전문 개발자만의 영역이 아니다.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과 같은 오픈 소스 기술과 Midjourney의 스타일 참조 기능은 개인 디자이너에게도 강력한 모델링 도구를 제공한다.


LoRA(Low-Rank Adaptation): 효율적인 스타일 전이의 핵심

LoRA는 거대한 인공지능 모델 전체를 재학습시키는 비효율성을 극복하고, 모델의 특정 부분(가중치)만을 미세 조정하여 원하는 스타일을 빠르게 이식하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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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메커니즘: 뇌 전체를 수술하는 대신, 특정 기능을 담당하는 칩을 이식하는 것과 비슷하다. 디자이너는 약 10~30장의 고품질 이미지만으로도 자신만의 화풍, 특정 캐릭터, 혹은 독특한 질감을 학습시킨 LoRA 파일을 만들 수 있다.

2. 데이터의 양보다 질: LoRA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습 데이터의 일관성이다. 배경이 복잡하지 않고 주제가 명확한 이미지를 선별하여 적절한 태그(Tagging)와 함께 학습시킬 때 AI는 비로소 디자이너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한다.

3. 경량성과 확장성: LoRA 파일은 보통 50~130MB 정도로 매우 가벼워 공유와 배포가 쉽다. 디자이너는 실사 모델에 애니메이션 느낌의 LoRA를 섞거나, 특정 포즈 데이터를 섞어 완전히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창조할 수 있다.


Midjourney --sref: 시각적 '바이브'의 데이터화

Midjourney의 스타일 참조(Style Reference) 기능은 이미지를 텍스트로 설명하기 힘든 디자이너들에게 혁신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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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REF 코드의 활용: --sref random 명령을 사용하면 AI가 임의의 스타일 코드를 부여하며 결과물을 생성한다. 디자이너는 이 중 마음에 드는 스타일의 코드 번호를 기록하여 자신만의 '디지털 스타일 북'을 구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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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스타일 가중치 조절(--sw): 스타일 참조의 강도를 0에서 1000까지 조절하여 기존 프롬프트의 내용과 스타일의 비중을 정교하게 조율한다. 이는 수작업으로 색감을 보정하던 과정을 데이터 파라미터 조절로 대체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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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코드 블렌딩(Blending): 두 개 이상의 스타일 코드를 섞어 세상에 없던 새로운 미학적 조합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러한 코드의 조합 자체가 디자이너의 고유한 지적 재산이자 데이터 자산이 된다.


지식 기반 디자인 가이드라인 구축

디자인 프로세스는 시각 작업뿐만 아니라 기획과 문서화 과정도 포함한다. RAG 기술은 기업의 방대한 디자인 매뉴얼과 과거 프로젝트 데이터를 AI가 실시간으로 참조하게 함으로써 기획의 정확도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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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브랜드 가이드라인 인덱싱: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브랜드 가이드 문서를 벡터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한다. AI는 사용자의 질문에 대해 이 문서를 실시간으로 검색하여 브랜드 규정에 맞는 답변을 생성한다.

2. 할루시네이션 방지: AI가 임의로 정보를 지어내는 것을 방지하고, 반드시 신뢰할 수 있는 내부 자료(Authoritative Sources)를 근거로 답변하도록 강제한다.

3. 지식의 선순환: 프로젝트가 끝날 때마다 발생하는 디자인 결정 사항과 피드백 데이터를 시스템에 계속 업데이트함으로써, AI는 시간이 갈수록 기업의 디자인 철학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데이터 큐레이션과 품질 관리

AI는 데이터를 먹고 자라지만, 모든 데이터가 영양이 되는 것은 아니다. 디자인 전문가의 진정한 역량은 방대한 데이터 더미 속에서 어떤 것을 '학습 데이터'로 채택할지 결정하는 큐레이션 능력에 있다.


통계적 평균을 넘어선 혁신

AI는 본질적으로 학습된 데이터의 평균값에 수렴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인류의 미학적 역사를 바꾼 위대한 디자인은 항상 통계적 분포를 벗어난 '이상치(Outlier)'에서 탄생했다.

탐험과 활용의 균형: AI는 이미 알려진 지식을 활용(Exploitation)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지만, 인간 디자이너는 가보지 않은 곳을 헤매는 탐험(Exploration)에 특화되어 있다.

데이터의 재정의: AI가 '쓰레기'로 분류하거나 무시한 데이터 속에서 새로운 트렌드의 싹을 발견하고 이를 가치 있는 데이터로 재정의하는 것은 오직 사유하는 힘을 가진 디자이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Adobe Firefly: 상업적 안전성과 데이터 보안

기업 차원에서 데이터를 축적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은 저작권과 보안이다. Adobe Firefly for Enterprise는 이러한 우려를 해결하기 위한 '비즈니스 세이프' 모델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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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이 확보된 데이터 학습: Adobe는 자사의 Stock 데이터와 라이선스가 만료된 퍼블릭 도메인 데이터만을 사용하여 파운데이션 모델을 학습시킨다.

커스텀 모델의 격리: 기업이 업로드한 브랜드 자산 데이터는 해당 기업만이 사용할 수 있도록 안전하게 격리되어 관리되며, Adobe의 기본 모델 학습에 다시 사용되지 않는다.

거버넌스와 제어: 관리자 콘솔을 통해 누가 모델을 학습시키고 사용할 수 있는지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으며, 모든 생성물에 대해 상업적 보증을 제공한다.


데이터 기반 디자인 주권의 미래

인공지능 시대에 디자이너가 자신만의 데이터를 축적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기술의 발전이 가속화될수록, 보편적인 AI가 생산하는 결과물은 흔해지고 가치가 하락할 것이다. 반면, 특정 디자이너나 브랜드의 고유한 철학이 깃든 '정제된 데이터'와 그 데이터를 통해 탄생한 '커스텀 모델'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희소성을 갖게 된다. 디자이너는 이제 다음의 세 가지 차원에서 데이터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첫째, 시각적 스타일의 데이터화이다. 자신이 추구하는 미학적 지향점을 LoRA 모델이나 SREF 코드 라이브러리 형태로 자산화하여, 일관된 고품질의 결과물을 낼 수 있는 '디지털 분신'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 맥락과 지식의 데이터화이다. 브랜드 가이드라인, 프로젝트 이력, 디자인 결정의 근거들을 RAG 시스템으로 구축하여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전략적 파트너로서 작동하게 해야 한다.


셋째, 사유와 질문의 데이터화이다. 좋은 질문(프롬프트)은 좋은 데이터와 사유에서 나온다. 기술을 경계의 대상으로만 인식하지 않고, 기술을 통해 자신의 창의성을 확장하려는 태도의 정체성을 극복해야 한다.


진정한 위기는 기술의 진보가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에 자신의 가치를 데이터로 증명하지 못하는 태도의 정체에 있다. AI는 데이터를 먹고 자라지만, 그 데이터를 선택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 디자이너의 몫이다. 자신만의 데이터를 축적하는 디자이너만이 AI라는 거대한 파도 위에서 침몰하지 않고 새로운 대륙을 향해 항해할 수 있을 것이다.


계산할 수 없는 감성을 계산 가능한 데이터로 변환하고, 이를 다시 계산할 수 없는 가치의 디자인으로 승화시키는 능력. 이것이야말로 AI 시대를 살아가는 디자이너가 갖춰야 할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생존 전략이다. 인공지능은 디자인의 종말이 아니라, 데이터와 함께 시작되는 디자인의 새로운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다. 인공지능 시대의 디자인 주권은 기술을 소유한 자가 아니라, 데이터를 축적하고 그 의미를 해석하는 자에게 주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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