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술의 지형도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가운데, 중국의 기술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는 기존 거대 테크 기업들의 독주 체제를 뒤흔드는 가장 강력한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딥시크는 2023년 7월 1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본사를 둔 인공지능 기초 기술 연구소에서 분사하여 설립된 기업이다. 이 기업의 탄생 배경은 매우 독특한데, 세계적인 양적 완화 기법을 활용하는 헤지펀드인 하이플라이어(High-Flyer)가 소유하고 자금을 지원한다는 점이 그 핵심이다. 하이플라이어의 공동 창립자이자 CEO인 량원펑(Liang Wenfeng)이 직접 설립을 주도했으며, 그는 현재 양사의 CEO를 겸임하며 금융 데이터 분석에서 축적된 고도의 연산 효율성 노하우를 인공지능 모델 개발에 이식하고 있다.
딥시크의 기술적 뿌리는 하이플라이어가 2016년부터 주식 거래를 위해 구축해온 GPU 기반 딥러닝 인프라에 닿아 있다. 이들은 2019년에서 2021년 사이에 '파이어플라이어(Fire-Flyer)'라는 이름의 거대 컴퓨팅 클러스터를 구축했으며,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기술 규제가 본격화되기 전 이미 엔비디아의 A100 GPU를 약 1만 개가량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막강한 하드웨어 자산과 금융권의 치밀한 연산 최적화 전략이 결합되어, 딥시크는 설립된 지 불과 1년여 만에 딥시크-코더(DeepSeek-Coder), 딥시크-모에(DeepSeek-MoE), 딥시크-매스(DeepSeek-Math) 등 전문 분야별 모델을 연이어 발표하며 시장에 충격을 주었다.
특히 2024년 말과 2025년 초에 걸쳐 출시된 딥시크-V3와 딥시크-R1 모델은 이 회사를 글로벌 인공지능 시장의 선두권으로 끌어올린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딥시크-V3는 전문가 혼합(Mixture-of-Experts, MoE)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설계되었는데, 총 6,710억 개의 매개변수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토큰을 처리할 때는 오직 370억 개의 매개변수만을 활성화하여 연산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이러한 설계는 방대한 지식을 보유하면서도 추론 시 소모되는 자원을 획기적으로 줄여, 고성능 모델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높은 유지 비용과 느린 응답 속도를 동시에 해결했다.
딥시크 모델의 가장 혁신적인 지점 중 하나는 훈련 비용의 투명성과 효율성이다. 딥시크-V3의 경우 훈련 비용이 약 560만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되었는데, 이는 오픈AI의 GPT-4가 1억 달러 이상의 훈련 비용을 소모한 것으로 추정되는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수준의 경제성이다. 또한 딥시크는 자신들의 모델 가중치를 오픈 소스로 공개하고 MIT 라이선스를 부여하여, 전 세계의 연구자와 개발자들이 이를 자유롭게 수정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개방형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행보는 기술의 독점을 방지하고 AI 생태계의 민주화를 가속화하며, 보안이 중요한 기업들이 로컬 환경에서 폐쇄적으로 모델을 운용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딥시크 모델이 전문가들에게 강력한 도구로 평가받는 이유는 단순히 연산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의 논리적 사고 과정을 모방하는 고도의 추론 기능에 있다. 그 중심에는 딥시크-R1이 보여주는 '사고의 사슬(Chain of Thought, CoT)' 기술이 있다. 딥시크-R1은 최종 답변을 내놓기 전에 마치 인간이 문제를 풀 때 연습장에 풀이 과정을 적어 내려가듯, 내부적으로 복잡한 추론 단계를 거치는 과정을 사용자에게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이 모델은 초기 데이터 수집(Cold-Start) 단계에서 소량의 고품질 데이터를 사용하여 미세 조정한 뒤, 대규모 강화 학습(Reinforcement Learning, RL)을 통해 스스로 논리적 패턴을 학습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러한 강화 학습 과정에서 딥시크는 '정확도 보상'과 '형식 보상'이라는 두 가지 주요 보상 체계를 활용한다. 수학 문제나 코딩 과제처럼 정답이 명확한 작업의 경우, 규칙 기반 검증 시스템을 통해 모델이 정답을 도출했는지를 확인하여 보상을 부여하고, 동시에 가독성이 높고 구조화된 답변을 생성하도록 유도한다. 그 결과, 딥시크-R1은 스스로 자신의 오류를 반성하고 수정하며, 더 효율적인 문제 해결 경로를 탐색하는 자발적인 추론 행동을 보여주게 되었다. 이는 복잡한 기획이나 설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전문가들에게 단순한 텍스트 생성을 넘어선 논리적 파트너로서의 가치를 제공한다.
수학 및 코딩 분야에서의 전문성은 딥시크의 기술력을 증명하는 또 다른 핵심 기능이다. 딥시크-V3와 R1은 MATH-500 및 AIME 2024와 같은 고난도 수학 벤치마크에서 기존의 최상위 모델인 GPT-4o나 클로드 3.5 소네트를 능가하거나 대등한 성적을 거두었다. 코딩 작업에서도 단순한 코드 생성을 넘어 알고리즘 최적화와 디버깅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는데, 이는 개발자뿐만 아니라 기술적 이해도가 필요한 UXUI 디자이너들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또한 딥시크는 실시간 웹 검색 기능을 통합하고 있어, 사용자가 최신 트렌드를 연구하거나 사실 관계를 검증할 때 신뢰할 수 있는 최신 정보를 제공한다.
멀티모달(Multimodal) 역량 또한 딥시크의 주요 기능 중 하나로 꼽힌다. 딥시크-VL 및 야누스(Janus) 모델은 텍스트와 이미지 사이의 장벽을 허물어, 이미지를 분석하고 그에 기반한 텍스트를 생성하거나 반대로 텍스트 설명을 시각적 결과물로 변환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야누스 프로(Janus-Pro)는 텍스트 요청을 정교한 일러스트레이션이나 디자인 초안으로 변환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어, 디자이너들이 아이디어를 시각화하는 초기 단계에서 매우 유용한 도구로 사용된다. 이외에도 128,000 토큰에 달하는 방대한 문맥 창(Context Window)을 지원하여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문서를 한 번에 분석하거나, 긴 대화의 맥락을 놓치지 않고 프로젝트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한다.
최근 인공지능 시장에서 딥시크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현상은 여러 가지 경제적, 기술적, 그리고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원인은 단연 '파괴적인 가격 경쟁력'이다. 딥시크의 API 이용 비용은 경쟁 모델인 GPT-4o나 클로드 3.5 소네트와 비교했을 때 약 10분의 1에서 최대 3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백만 입력 토큰당 가격이 몇 센트 단위로 책정되어 있어,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기업이나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개인 개발자들에게 딥시크는 거부할 수 없는 선택지가 되었다. 이는 고성능 AI 모델의 높은 유지 비용에 부담을 느끼던 시장에 '가성비'라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사용자들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오픈 소스 모델로서의 '기술적 통제권'과 '개인정보 보호' 역량 역시 사용자 증가의 핵심 동력이다. 딥시크는 모델 가중치를 공개하고 MIT 라이선스를 채택함으로써, 사용자가 자신의 서버나 로컬 장치에 직접 모델을 설치하고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구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클라우드 기반의 AI 도구들이 사용자의 데이터를 서버로 전송하여 학습에 활용하거나 유출될 위험이 있는 것과 달리, 딥시크는 사용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온전히 통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러한 특징은 보안이 생명인 금융권, 의료 산업, 공공 기관, 그리고 기업의 기밀을 다루는 디자인 팀들이 딥시크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이유가 된다.
성능 측면에서 딥시크가 보여준 '신뢰할 수 있는 지능' 또한 사용자들의 인식을 바꾸어 놓았다. 초기에는 중국산 모델이라는 편견이 있었으나, 수학, 코딩, 논리 추론 분야에서 보여준 딥시크의 정교한 결과물은 이러한 불신을 해소시켰다. 특히 딥시크의 추론 모델은 질문자의 숨은 의도를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답변에 대한 풍부한 출처를 제공하며, 불필요한 수식어를 배제한 채 논리적인 답변을 생성한다는 점에서 사용자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사용자들이 직접 수행한 다양한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딥시크가 고가의 유료 모델들과 대등하거나 오히려 더 정확한 답을 내놓는 사례가 공유되면서, 딥시크로의 '민족 대이동'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딥시크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강력한 '생태계 확장성'이 사용자들을 락인(Lock-in)시키고 있다. 딥시크는 피그마(Figma), 노션(Notion), 슬랙(Slack), 버블(Bubble) 등 현대 전문가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도구들과 발 빠르게 연동되고 있다. 수많은 개발자들이 딥시크 API를 활용한 서드파티 앱과 플러그인을 쏟아내고 있으며, 이는 사용자가 딥시크라는 하나의 엔진을 통해 업무 전반의 자동화를 경험하게 만든다. 또한 딥시크의 빠른 업데이트 속도와 커뮤니티와의 긴밀한 소통은 사용자들이 이 기술이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업무 인프라라고 믿게 만드는 중요한 심리적 요인이 되고 있다.
전문 디자이너들에게 딥시크는 단순한 대화형 인공지능을 넘어 디자인 프로세스 전반을 지원하는 전략적 도구로서 막강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먼저 디자인의 기초가 되는 'UX 리서치' 단계에서 딥시크는 데이터 분석가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디자이너가 사용자 인터뷰 결과나 설문 조사 데이터를 입력하면, 딥시크는 수만 단어의 텍스트에서 반복되는 핵심 테마와 인사이트를 초 단위로 추출해낸다. 특히 딥시크-R1의 추론 기능은 사용자의 행동 뒤에 숨겨진 심리적 동기를 분석하거나, 서비스 이탈이 발생하는 특정 지점의 논리적 원인을 가설로 설정하는 데 탁월하다. 이는 리서치 결과에서 '무엇(What)'을 넘어 '왜(Why)'를 도출해야 하는 디자이너들에게 매우 정교한 분석 틀을 제공한다.
기획과 설계의 핵심인 '정보 구조(IA)' 및 '사용자 여정 지도(User Journey Map)' 작성 과정에서도 딥시크는 구조적 설계자로 기능한다. 디자이너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와 타겟 사용자의 특성을 정의하면, 딥시크는 사용자가 서비스의 인지부터 결제 완료까지 겪게 되는 모든 터치포인트를 시간적 흐름에 따라 도식화해준다. 또한 복잡한 웹사이트의 메뉴 계층 구조를 카테고리별로 분류하고 우선순위를 제안함으로써, 정보의 파편화를 막고 논리적으로 일관된 사용자 경험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디자이너가 단순한 문서 정리에서 벗어나 더 높은 차원의 서비스 전략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다 준다.
구체적인 인터페이스 설계 단계인 '디자인 크리틱 및 가이드라인 수립'에서 딥시크는 숙련된 수석 디자이너의 조언을 대신한다. 디자이너는 자신이 설계한 와이어프레임이나 시안에 대해 딥시크에게 구체적인 피드백을 요청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각적 위계가 적절한지, 버튼 사이의 간격이 사용자 조작성을 해치지는 않는지, 혹은 색상 대비가 웹 접근성 가이드라인(WCAG)을 준수하고 있는지 등을 딥시크는 논리적 근거와 함께 평가한다. 또한 딥시크는 특정 브랜드의 톤앤매너에 어울리는 색상 팔레트 시스템이나 타이포그래피 규칙을 생성하는 데 도움을 주어, 디자인 팀이 일관된 시각적 언어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술적 구현이 수반되는 '디자인 시스템 구축 및 문서화' 업무는 딥시크가 가장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영역이다. 딥시크는 디자인 토큰의 명명 규칙을 표준화하거나, 피그마에서 설계한 컴포넌트를 리액트(React)나 테일윈드(Tailwind) CSS 코드로 변환하는 작업을 자동화한다. 특히 딥시크-R1은 복잡한 로직이 포함된 UI 컴포넌트의 작동 원리를 코드로 구현하는 능력이 뛰어나, 디자이너와 개발자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춘다. 또한 문서 추출 및 요약 기능을 활용하여 방대한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마크다운(Markdown)이나 노션(Notion) 데이터베이스 형식으로 자동 생성함으로써 시스템의 유지보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마지막으로 서비스의 디테일을 결정짓는 'UX 라이팅 및 인터랙션 디자인'에서도 딥시크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사용자에게 표시될 에러 메시지, 툴팁, 온보딩 안내 문구를 서비스의 페르소나에 맞춰 다양한 어조로 작성해주며, 사용자의 부정적 경험을 완화하는 언어적 장치를 제안한다. 또한 버튼 클릭 시의 애니메이션 효과나 화면 전환 트랜지션을 어떻게 설계해야 사용자에게 더 자연스러운 느낌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마이크로 인터랙션 아이디어도 논리적으로 제시한다. 딥시크는 이제 단순히 텍스트를 만들어내는 도구가 아니라, 디자이너의 상상을 구체적인 실체로 연결해주는 종합적인 디자인 생산성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딥시크의 부상은 단순히 새로운 인공지능 모델의 등장을 넘어, 인공지능 기술의 경제적 효율성과 접근 방식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딥시크가 보여준 고도의 추론 능력과 파격적인 비용 구조는 그동안 높은 비용과 기술적 폐쇄성 때문에 인공지능 도입을 주저했던 수많은 산업 분야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UXUI 디자인 분야에서 딥시크는 리서치부터 설계, 구현, 문서화에 이르는 전 과정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며 디자이너의 역할을 '픽셀을 그리는 사람'에서 '총체적 사용자 경험 설계 전략가'로 격상시키고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 딥시크는 전문가 혼합(MoE) 아키텍처와 효율적인 학습 알고리즘을 통해 자원 소모를 최소화하면서도 모델의 지능을 극대화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러한 성취는 향후 인공지능 발전의 방향이 단순히 모델의 크기를 키우는 '확장 법칙(Scaling Law)'에만 의존하지 않고, 알고리즘의 정교함과 구조적 혁신을 통해 더 지속 가능한 인공지능을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임을 시사한다. 또한 딥시크의 오픈 소스 전략은 기술의 투명성을 높이고 전 세계적인 공동 연구를 촉진하여, 특정 거대 기업에 대한 기술 종속을 완화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된다.
딥시크가 경제적/기술적 측면에서 유용한 부분들은 있지만 여전히 보안에 대한 문제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딥시크 사용에 있어서는 보안 관련 이슈는 주의를 가지고 접근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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