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머지(The Merge)
세상에서 가장 비싼 NFT 작품이 등장했다. 작가 Pak의 ‘Merge’가 NFT 거래 플랫폼 Nifty Gateway에서 한화 약 1,080억에 판매된 것이다. 이는 역대 NFT 작품 중 최고가이자 생존 작가 중 데미안 허스트에 이어 역대 3위의 판매액이다. 다만, 구매자는 한 명이 아닌 2만8983명으로 수량 제한 없이 구매 개수에 따라 NFT 질량이 달라지는 ‘매스’ 방식을 통해 하나의 작품을 31만2686개의 토큰으로 나눠 구매가 되었다
매일 첫 5000일(The First 500 Days)
비플의 ‘매일: 첫 5000일(Everydays: The First 5000 Days)’. 2021년 3월 11일 크리스티 온라인 경매에서 약 6930만달러(약 830억원)에 낙찰되며 생존 작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경매가 3위를 장식했다. 비플이라는 예명으로 활동 중인 미국 위스콘신 출신 마이크 윈켈만(Mike Winkelmann)은 일반 컬렉터에게는 생소한 이름이었지만, 인터넷 문화 소비자 사이에서는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모션 예술가로서 잘 알려졌다.
루이비통에서부터 나이키에 이르기까지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다수의 국제적인 브랜드와 협업해 유명세를 떨쳤다. 인기 팝가수들과도 여러 차례 협업한 바 있다. 또한 비록 소속 갤러리도 없고, 전시를 해본 적도 없지만, 매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디지털 작품을 업로드하는 새로운 방식의 창작 활동을 2007년 5월부터 꾸준히 해왔다. 그는 무려 250만명이 넘는 팔로어를 거느린 파워 인플루언서이자 디지털 아티스트다.
이렇게 하루도 거르지 않고 5000일 동안 업로드한, ‘매일(Everydays)’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디지털 이미지 5000개를 모은 작품을 블록체인에서 NFT로 코딩한 것이 ‘매일: 첫 5,000일’이다. 5,000일 동안 하루도 창작과 업로드를 거르지 않은 것도 대단하지만, 처음부터 5,000개 이미지를 통합할 목적으로 창작을 했다는 점도 놀랍다. 이 작품에서 그는 미학적 통합성을 창조하기 위해서 5000개 이미지 하나하나의 주제와 색채에 통일성을 부여했다. 작품은 추상적이고 환상적이면서도 기괴하고 독특한 미감을 보여준다.
경매에서 최초로 거래된 NFT 미술품이라는 역사적 타이틀을 거머쥐게 될 ‘매일: 첫 5000일’의 경매에 세계의 이목이 쏠린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으리라. 무려 202만명이 응찰을 위해 로그인했는데, 이들의 60%가 응찰에 참여할 충분한 양의 가상화폐를 보유한 40세 이하 젊은 투자자 또는 컬렉터였다. 치열한 경쟁 끝에 800억원 넘는 금액에 이 작품을 낙찰받은 이 역시 가상화폐 거래로 억만장자가 된 32세의 인도 사업가였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NFT 미술 컬렉션 구축을 통한 공격적인 투자라는 포부를 갖고 펀드를 조성했고, 이를 통해 비플의 작품을 구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