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을 자주 간다. 거의 매일 이곳에 나와 책도 읽고 글도 쓴다. 관심은 가지만 선뜻 사기에 부담이 되는 책은 희망도서로 신청해 보기도 하고, 문서 작성 등과 관련해 다른 버전의 프로그램이 필요하면 나의 노트북 대신 이곳의 컴퓨터를 쓰기도 한다. 말하자면 도서관은 나의 서재이자 작업실인 셈이다. 그것도 공짜로 쓸 수 있는.
이것이 도서관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글을 쓰는 데 필요한 자료와 도구와 공간을 공짜로 내어준다는 점 말이다.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 그러면서도 아무나 찾아오지는 않는. 내가 거의 매일 이곳에 나오는 까닭은 이 때문이다. 이용 금액이 따로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여기에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오늘도 도서관에 다녀왔다. 그곳의 서가를 둘러보다 누군가 읽고 도서 정리 카트에 담은 몇 권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AI와 창업이라는 키워드로 이뤄진 제목의 책이었다. 제목의 키워드에 커버 디자인까지 비슷해 보이는 그 몇 권의 책을 둘러보며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AI를 활용해 창업을 하는 일이 이제는 한물이 간 모양이군.’
누구나 생성형 AI를 쓸 수 있다. 그러나 아무나 생성형 AI로 의미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말하자면 누구나 쓸 수는 있지만 아무나 쓰지는 못하는 상황. 그렇기 때문에 이를 쓰는 방법을 다룬 책과 수업이 나오는 것이 아닐까.
누구나 쓸 수는 있지만 아무나 쓰지는 못한다. 기술의 발전으로 많은 분야―특히 대중문화예술 분야의 진입장벽이 낮아진 것처럼 보이는 지금, 스탠드업 코미디는 그 어떤 분야보다 이 특징이 도드라진 분야라는 생각이 든다.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기 위해 필요한 필수 기술이라고는 "말하기" 하나 뿐이니 말이다. 누구나 말을 할 수는 있다. 여기에는 특별한 기술이나 자본의 투입이 필수적이지 않다(물론 있으면 좋다). 그러나, 아니 그렇기에 아무나 말을 잘 하지는 못한다. 특히 남을 웃기는 말은.
나는 왜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려고 하는가. 내적관종으로서 왜 하필이면 이 분야에 도전을 하는가. 그 이유를 따지자면 “누구나 말은 할 수 있기 때문”이라 답할 수 있겠다. 잘하지는 못해도, 일단은 할 수 있으니까. 이게 아니더라도 딱히 더 잘한다고 말할 만한 분야가 있나 싶은 생각도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