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글 7.

아스팔트와 도시의 흉터, 질식하는 땅

by 비담토
아스팔트 횡단보도.png

분명 무언가 짓누르고 일어선 곳.
없었던 일처럼 덮고 숨을 막아 질식시킨다.
깨끗한 것처럼, 좋은 일인 것처럼 속인 탓에 우리는 공중을 비정상적으로 걷는다.


그것에 대한 부작용으로 꿰맨 흉터는 수없이 늘어가지만
그 속이 어떻게 문드러지고 있는지는 누구도 관심이 없다.



광화문 앞에는 계단이 있었다고 한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며 경외를 느끼도록.
그리고 나라가 빼앗겼을 때, 그들은 우리의 높은 위상을 무너뜨리고 싶었을 것이다.
우리를 향한 모든 경외는 없었던 일인 것처럼 계단만큼의 모든 땅을 아스팔트로 메워 평평하게 만들었다.
우리의 땅도, 권위도 모두 질식시켰던 것이다.


그러나 광화문 광장을 새롭게 단장하려 아스팔트를 파보았을 때
거기에 여전히 그 흔적이 살아있음을, 숨 쉬고 살아가던 모습이 남아있음을 볼 수 있었다.


아스팔트로 아무리 도시를 덮고 메워도
우리가 편안하게 걸었던 그 길들은 거품처럼 한순간에 터져 무너질 것이다.


상처를 가리고, 또 덮고 덮은 길에 늘어나는 흉터만큼
도시는 금이 가고 깨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짓밟고 서있는 아스팔트가 진짜 땅을 짓누르고 지구를 질식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