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르고 찌르는 직선들
너무나 익숙해서 보이지 않는 선들. 하늘을 조각내고 흠집을 내는 전깃줄들. 하늘을 온전하게 펼쳐본 적이 언제였던가.
자연은 서로 침범하거나 잘라내지 않는데, 인간이 강제한 직선들은 온통 찌르기 바쁘다. 어떻게든 위로, 어떻게든 앞으로 서로를 밀치고 튀어나오려는 모습은 자본주의 도시를 상징하는 듯하다.
길을 뚫는 인간. 우리가 걸어야만 하는 길을 놓았듯 전기가 가는 길을 뚫었겠지. 얽히고설킨 나뭇가지와 전봇대와 전선이 분명한 ‘길’을 막고 있음에도.
그렇게 엉킨 하늘이 익숙해진 우리는 막힌 천장을 뒤통수에 대고 고개를 숙인 채 걷는다. 전봇대의 머리를 바라보는 자는 얼마나 될 것인가. 내려다보는 것에만 익숙해진 우리는 전봇대의 얼굴보다는 정수리만 알곤 하겠지.
끊임없이 뒤도 돌아본다. 앞으로 걷는 법은 위를 보는 법과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