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리(里)에서

by 김민제

푸르름이 울창하게 우거진 수호목 그늘 아래

옹기종기 모여 앉은 어린이들은

이름도 주인도 없는 한낱 조약돌이었다


어김없이 자라난 키 작은 풀잎들은 언제나

그 자리를 지켜왔으니 오늘도

매끄러운 표면 위로 땡그랑 르는 이슬은

투명하게 반짝이는 영감이었다


여러 겹의 나이테를 안은 순백의 울타리 덕에

무섭게 우는 호랑이와 창백한 굴의 봇은

먼 나라 꿈속의 이야기였다


휘영청 밝은 달빛 둥실 목마를 타고

함박웃음 짓는 햇빛 따라 달음박질하고

비와 바람이 나풀나풀 수건 돌리기를 하던 마당엔

다채로운 꽃잎들이 피어올랐다


아름드리 두 팔 안에 소복이 모여

랑잘랑 물장구치던 조약돌은

시간이 만들어준 유일한 옷을 려입고

당당히 무대 위로 걸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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