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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근, 두려움보다는 설렘으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당신에게

by 김황래
시작이 '진짜' 반이다


나는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이 네 번째 직장이다. 누군가는 한번 취업을 한 이후 몇 년째 같은 회사에서 근속 중인데, 나는 직장인으로 산 기간에 비해 꽤 자주 회사를 옮기게 되었다. 어떨 때는 이런 부분이 나의 문제라고 생각해 자괴감이 들 때도 있었고, 면접 때마다 이 문제를 걸고 넘어지는 면접관들 때문에 스트레스도 받았지만, 지금은 별 다른 감정이 없다. 한 직장에 20년 근속하는 사람이 있다면, 능력과 대우에 따라 이직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 법이니까. '틀린'게 아니고 '다른' 거다.

111.jpg 처음 다녔던 회사가 있던 건물. 첫 출근 날 찍었던 거다


'시작'이라는 단어는 언제나 복잡한 감정을 가져다 준다. 특히 나는 학창시절에 그런 감정을 많이 느꼈는데, 중학교에 입학할 때,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 대학교에 입학할 때마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감정이 복합적으로 교차했다. '몇 년 동안 이곳을 다니겠네'부터 시작한 생각은 공부에 대한 고민, 친구에 대한 고민 등으로 이어졌다. 걱정도 있었지만 설렘도 있었다. 새로운 곳에서는 그 동안은 경험하지 못했던 '신세계'가 펼쳐질 거라고 생각했다. 대학교 때만큼은 그 기대감이 걱정을 압도했다. 실제로 대학생활은 꽤 재미있었고, 모든 직장인이 그렇듯, 지금은 대학생 때가 그립다.


직장인의 시작도 나에게는 같은 감정이 느껴진다. 물론 나이가 먹고 머리가 컸으니 학창시절보다는 꽤 진지하고, '일'을 해야하기 위해 출근을 하는 것이기에 책임감도 느꼈다. 하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그 동안 경험하지 않은 것들을 시작해야 된다는 건 꽤나 신선한 일이다. 걱정 또한 되었지만, 실제로 가보니 그리 걱정할 문제는 아니었다.


회사는 무서운 곳이 아니었다


첫 회사에 출근할 날짜가 정해지고 난 후 나는 무엇을 준비해야할지 고민했다. 회사에서 자주 쓰이는 프로그램을 잘 다룰 수 있도록 공부해야하나? 아니면 그 회사나 관련된 제품에 대해 지식을 쌓아야 하나? 자기소개는 준비해야하나? 별별 생각을 다 한 것 같다. 회사에 새로운 구성원이 된다는 건 나에게도 굉장이 중요한 사건이었지만 이미 회사에서 일하고 있던 사람들에게도 하나의 '이슈'다. 최대한 그 곳 분들에게 '민폐'가 되지 않도록 어떤 부분이든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222.jpg 두번째 회사 첫 출근날. 이렇게 무언가를 기록하는 걸 좋아했던 나였다

하지만 막상 출근을 하니 회사 분들을 나를 기쁘게 맞아주셨다(지금 생각하면 당연한 건데, 그 때는 왠지 모를 불안함? 무서움?이 있었나보다). 내가 일할 자리를 안내해주셨고, OJT를 통해 회사 자체와 업무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을 해주셨다. OJT가 끝났다고 해서 그 후에는 무작정 방치해두지도 않았다. 종종 커피 타임을 가지면서 어려움은 없는지, 필요한 건 없는지 물어봐주셨다. 물론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운이 좋았던건지 회사에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ti377a1109.jpg 쉽다고 생각하면 쉽고, 어렵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어려운 게 회사생활 같다


회사는 생각보다 신입들에게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 물론 '경력같은 신입'이 입사한다면 실무적인 부분을 많이 알고 있기에 회사에 적응하거나 함께 일을 진행하는 데에도 훨씬 수월할 것이고,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들어가는 리소스도 적을 것이다. 그래서 취준생들을 보는 회사의 눈도 높아졌겠지. 하지만 기본적으로 회사 사람들은 첫 출근하는 신입들에게 큰 기대감을 품지는 않기 때문에 출근 전부터 '쫄' 필요까지는 없다. 다만, '기본'이라고 말하는 것들은 지켜야 하겠지.


'자세'만 좋아도 반 이상 먹고(?) 들어간다


신입들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자세는 바로 '배우려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무엇이든 모른다는 사실이 중요한 건 아니다. 몰랐던 걸 배웠을 때, 다음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메모하는 습관'과 '적응하는 모습'이 중요한 것이다. 회사마다 보고 체계도 다르고, 사내 문화도 다르다. 사람이 다르기에 취해야 할 스탠스도 다르다. 이걸 알아가는 게 '사회생활'이다.

ti377a1004.jpg 일을 하고, 월급을 받는 삶을 30년은 할거다. 출근보다 빡센게 많다


이렇게 글을 써놓고 보니 무슨 내가 '꼰대'라도 된 것 같은데, 현실은 나도 현재 회사에서 '인턴'이다. 이전 회사들을 포함하면 일을 시작한지가 1년이 넘는데 아직도 배울 것들이 많다(업무적으로도, 태도적으로도). 구구절절 이렇게 긴 이야기를 쓴 이유를 정리하자면, '기대되는 첫출근'을 했으면 싶어서다. 걱정보다는 설렘으로 출근을 하면 좋겠다. 일을 하고 월급을 받는다는 건 여러모로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일을 하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할 수 있다는 거다. 기회는 준비되어있는 자에게 온다고 했던가. 언제든지 준비가 되어있다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게 직장생활이다.




사진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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