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맵다'를 전달하기 위한 방법

[Campaign Brief] 60계 치킨 : 6초 뒤에 매운 치킨 편

by 김황래

프랜차이즈 치킨부터 동네 닭강정, 술집까지 우리 주위에는 정말 많은 치킨 가게가 있고, 가게는 각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새로운 맛을 개발하기 위해 매일 노력한다. 그 덕분에 우리는 먹고 싶은 치킨을 골라서 먹을 수 있고, 취향이 생겨 시간이 흐르면 보통 먹던 맛을 찾게 된다. 그 중 한국 사람이라서 좋아하는 맛 중 하나가 바로 '매운맛'인데, 치킨집들은 매운맛도 브랜드별로 콘셉트를 다르게 해 최대한 우리가 파는 치킨을 먹게 하려고 노력한다.

01.png 60계 치킨의 모델은 이영자다. '음식'에 가장 어울리는 연예인 중 한 명


매운 맛은 하나의 맛이다. 맵다는 느낌이 어떤 건지 사람들은 잘 안다. 물론 그 정도에 따라서 느끼는 고통(?)에 반응하는 사람들을 위해 더욱 매운 맛으로 승부를 볼 수 있지만, 매운 치킨을 광고할 때는 보통 그 매운맛을 어떻게 묘사하느냐에 성패가 갈릴 떄가 많다. 단순히 '많이 맵다'라는 표현으로는 경쟁력이 부족하다. 어떻게 매운지, 매워서 어떤 느낌인지를 잘 표현해야 궁금해서 한 번 먹어보고 싶을 것이다.


한국인은 역시 매운 맛...?!


[시장 현황 분석]

치킨 브랜드별로 시그니쳐 메뉴가 존재하고, 없는 브랜드는 새롭게 만들기 위해 노력 중
(캐시 카우의 역할 -> 뿌링클(BHC), 슈프림양념치킨(처갓집) 등

비슷비슷한 치킨보다는 새로운 콘셉트의 치킨을 먹고 싶은 소비자의 니즈 증가
-> '효도꽈리멸치킨', '다글다글 닭강정' 등

매장, 집으로의 배달 외 야외 등에서 소비되는 치킨의 증가(한강 공원 등)

배달앱을 통한 치킨 주문이 늘어나면서 각종 할인 프로모션으로 소비자를 설득하는 시도 다양화

-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트렌드와 저렴한 치킨들에 의해 매출 상승의 어려움을 겪는 치킨 브랜드


60계 치킨은 상대적으로 최근에 출시된 브랜드다. 그래서 나는 아직 먹어본 적은 없는데 최근에 먹방으로 크게 떠오른 셀럽인 '이영자'를 메인 모델로 삼고, '하루 60마리만 튀긴다'라는 철학을 담은 브랜드명으로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브랜드에 대한 철학은 조금 뒤에 이야기하기로 하고, 어쨌든 여기도 다른 브랜드처럼 매운 치킨 신메뉴가 나왔다. 그렇다면 이걸 어떻게 팔려고 할까?

02.png 치킨을 먹은 뒤 카운트다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이영자가 치킨을 먹고 있다. 그야말로 '먹방'을 찍는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장면 만으로 치킨이 먹고 싶지는 않다. 유튜브에 널리고 널린 게 먹방 영상인데 굳이 광고에서 본다고 자극될까? 하지만 먹은 뒤 갑자기 왼쪽 하단에서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이 시간이 끝나면 무언가 일이 터질 것 같다. 사람들은 호기심을 가지고 광고를 계속 본다. 매운 맛 치킨 광고인 걸 알고 본다면 이 시간이 끝난 후 매워할 거라는 걸 예상할 수 있겠지만, 광고를 처음 본다면 이 사실을 알기는 힘들다.

03.png 6초 뒤. 진짜일까? 10초는 아닐까? 왜 굳이 6초?


매워도 재밌게 맵게! 신기하게 맵게!


60계 치킨의 신메뉴는 그냥 맵지 않다. 많이 매운데, 바로 매운 게 아니라, 먹고 '6초 후'에 매운맛이 폭발한다. 이렇게 설명한다면 사람들은 궁금할 것이다. '왜 바로 맵지 않고 6초 뒤지? 무슨 짓을 한걸까?' 물론 이런 건 좀 유치한 궁금증이긴 하다. 하지만 정말 못 먹고 배탈이 날 정도의 매운 맛이 아니라면, 다른 치킨들에 비해 '맵다'를 차별화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설명이라도 재미있고 신기하게 해, 사람들이 정말 그런지 실험을 하기 위해 주문하게끔 만들어야 한다. 은근 궁금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전략]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먹방으로 인기를 끈 모델 이영자를 발탁, 직접 치킨을 먹는 모습을 보이면서 '음식의 맛'에 대한 신뢰감을 형성 -> '이영자가 추천하는 음식은 진짜다'

6초를 카운트다운한 후 매워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제품 콘셉트를 전달 및 소비자들에게 호기심을 자극('정말 6초 뒤에 매울까?')

제품 사진과 자막에 활활 타오르는 불을 데코하고, 그릇 옆에 홍고추를 놓아 그만큼 매운 마싱라는 사실 강조

쿠키 영상으로 이영자가 치킨 한마리를 다 먹은 모습을 보여주며 '매운데 맛있어서 다 먹을 수 있다'는 메시지 전달

04.png 뭔가 용암같은 폰트 느낌을 주는 것도 '폭발'하는 느낌의 연장선이다.


사실 이건 캠페인 브리프를 위해 생각하다보니 나온 나의 의견이지만, 특색있는 광고라고 보기에는 힘들다. 평범한 셀럽 모델의 평범한 먹방에 이어지는 신메뉴 홍보, 이게 이 광고의 전부라고 봐도 된다. 하지만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 믿음이 있다면 신제품이 나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주문 버튼을 누르게 할 수 있다. 지금부터 내가 잠깐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60계 치킨'에 대한 이야기다.


하루 60마리만? 다른 곳도 그렇다던데?


[크리에이티브 키]

캠페인 후반부 제품 이미지 뒤쪽에 포장 박스를 배치하고, 박스 위에 '매일 새 기름으로 60마리만'이라는 문구를 통해 브랜드 콘셉트와 긍정적 이미지를 전달

단순히 '많이 맵다'라고 식상하게 어필하지 않고 '6초 뒤 맵다'라는 메시지를 통해 호기심 및 도전의식 부여(특히 매운맛 매니아들에게)


60계 치킨이 사람들에게 주목받은 이유는 '하루 60마리만 튀긴다'라는 브랜드의 의미 및 철학 때문이다. 다른 치킨이 더럽다고 말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하루 60마리만 튀기는 만큼 욕심을 부리지 않고 고객들에게 좋은 퀄리티의 치킨을 대접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다른 치킨집들을 '욕심많은 점주들'이라고 멕이는(?) 메시지는 사람들에게 어필이 되었다. 그래서 60계 치킨을 먹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중에 어느 글에서 보니, 다른 치킨집들도 60마리 정도 튀기면 기름을 새 것으로 교체한다고 한다. 그게 기름의 보통 수명이라고 한다. 하지만 60계 치킨이 이 사실을 가장 먼저 선점했기 때문에 '위생'이라는 부분에서 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었다. 아주 똑똑한 선택이라는 거다. 비슷한 의미로 '후라이드 참 잘하는 집'이라는 브랜드는 이름에서 '후라이드만큼은 우리가 제일 잘한다'는 인식을 주었기 때문에 후라이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기에 소구될 수가 있다. 어쨌든, 브랜드명도 잘 지으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05.png 근데, 나는 매운 거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최종 평가]

이미 '위생'이라는 측면에서 고득점을 받은 60계 치킨이 신메뉴로 시장을 공략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 '6초 치킨' 이외에도 다양한 치킨들을 출시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음. 매운맛 매니아들의 도전을 불러일으킬만한 콘셉트와 메뉴는 크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임. 후라이드(BBQ 황금올리브), 양념(처갓지 슈프림양념치킨 등)은 이미 시그니처가 어느정도 정해져있는 상황에서 매운 치킨은 아직 특별히 정해지지 않았기에 연계된 프로모션이 있다면 충분히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을 거라 생각. 하지만 7월에 시작된 캠페인임에도 CF 이외에 별다른 활동이 없는 부분은 아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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