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영상과 공익 캠페인의 만남

[Campaign Brief] 노랑통닭 : 착한돗자리 편

by 김황래

예전에 우연히 본 글인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점포? 라고 해야할지, 건물이라고 해야할지 잘 모르겠는데, '치킨집'이 가장 많다고 한다. 치킨집이 많아봐야 얼마나 많겠냐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그 다음 2위가 '교회'라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새삼 우리 주위에 치킨집이 얼마나 많은지 실감할 수 있게 된다. 잠시 우리 동네를 생각해봐도, 프랜차이즈 치킨집이 몇 백 미터마다 하나씩은 지점이 있는 것 같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치킨을 사랑하는 민족이다. 치킨 업체들의 '치킨 게임'은 매일매일 치열하게 벌어진다.

01.png 치킨 광고 시작이 사극인 아주 특이한 광고를 리뷰한다


각자 좋아하는 치킨 브랜드가 하나 둘 쯤 있을 것이다. 그 브랜드 또한 각자 치킨을 고르는 기준에 의해 선정되었을텐데, 나는 이번 캠페인 브리프에서 다루는 '노랑통닭'에 대해 아주 호의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 나는 배달은 안시키고 매장에서만 먹어보았는데, 양도 많고, 세가지 맛을 한번에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있다는 것이 좋아 친구들과 종종 먹으러 갔었다. 다른 치킨집이나 술집보다 더치페이를 했을 때 훨씬 부담이 안되는 가격인 게 제일 마음에 들었다.


치킨 게임의 승자가 되기 위한 승부수


[시장 현황 분석]

매장, 집으로의 배달 외 야외 등에서 소비되는 치킨의 증가(한강 공원 등)

배달앱을 통한 치킨 주문이 늘어나면서 각종 할인 프로모션으로 소비자를 설득하는 시도 다양화

해마다 가격이 오르는 치킨값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치킨을 대체하거나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대안 등장(대형마트 치킨, 편의점치킨, 냉동식품 등)

닭껍질튀김, 닭모래집, 지파이 등 닭의 특수부위를 활용한 요리에 대한 인기, 수요 증가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트렌드와 저렴한 치킨들에 의해 매출 상승의 어려움을 겪는 치킨 브랜드


노랑통닭은 일반적인 치킨집이랑은 사람들에게 인식되는 포지션이 약간 다르다. 대부분의 치킨집이 '배달'을 메인으로 잡고, 매장 운영은 지역별로 아주 간간이 있는 반면, 노랑통닭은 (내가 알기론) 홍대에서 맛집으로 소문나기 시작해 사업 영역을 넓히는 방식으로 이름이 알려져 배달보다는 매장에서 직접 먹는 치킨으로 많이 생각난다. 나는 배달음식을 자주 시켜먹진 않지만, 노랑통닭을 배달 앱에서 우연히 본 느낌이 나는데, 얼마 전에는 '떡볶이' 메뉴가 좋은 반응을 얻으며 '떡볶이 먹으러 치킨집 간다'는 말도 들렸다.

02.png 조선시대에서 갑자기 일제강점기로 넘어가는 클라스


이미 매장에서 어느정도의 성공을 거둔 치킨집이라 배달 영역으로 사업을 넓혀가게 된다면 그 사실을 단순하게 광고만 해도 매출이 늘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맛있는 음식을 '더 편하게' 먹고 싶어하니까. 하지만 노랑통닭의 TVCF는 굉장히 특이한 콘셉트다. 치킨에 어울리지 않는 배경인 조선시대와 일제강점기, 한국전쟁과 대한민국의 산업화 시대가 나온다. 뜬금없는 '환생' 스토리텔링이 이어지는 가운데 마지막에도 치킨은 안나오고 '착한돗자리'가 나온다. 이건 도대체 무슨 의미를 담고 싶어하는건가?

03.png 한강에서 먹는 치킨과 그에 어울리는 돗자리, 게다가 친환경까지


치킨을 즐기는 젊은이들의 새로운 방법


노랑통닭은 틈새시장을 아주 잘 파고 들었다. 흔히 치킨을 먹는 장소라고 생각할 수 있는 매장, 혹은 집이 아닌 요즘 뜨고 있는 핫플레이스 '한강'과 '공원'에서 치킨을 먹는 사람들에게 더 편하게 치킨을 먹을 수 있는 '돗자리'를 제공하면서 노랑통닭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게끔 한다. 최근 트렌드에 맞는 아주 신박한 접근이라고 보았다. 광고 말미에 등장하는 착한 돗자리를 보며 살짝 소름이 돋았다.


[커뮤니케이션 전략]

2분 20초대의 긴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통해 광고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소비자에게 호기심 유도

'환생'이라는 소재를 통해 진지한 초중반부의 흐름과 반전되는 결말을 보여주며 B급광고의 모습을 보여줌

'친환경 크레프트지' :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며 버려도 환경에 해가 없다는 사실을 강조해 소비자의 불편함을 줄임

쿠키 영상으로 '착한돗자리 사용법' 소개

04.png 돗자리 안챙겨도 되서 편하고, 친환경이라 양심에 찔리지도 않고


광고의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 여러번 환생하면서 피곤한 삶을 살아온 남자가 마지막으로 남은 착한돗자리를 나에게 양보해달라고 여자에게 부탁한다. 여자는 그 이야기를 듣고 황당해하다가 남자가 함께 앉는 것은 어떠냐 제안하며 그 후 둘은 돗자리에 앉아 노랑통닭을 먹는다. 여기서 치킨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도 등장하지 않는다. 비현실적인 스토리와 돗자리에서 치킨 먹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에 쿠키영상으로 착한돗자리를 활용하는 방법이 나온다. 시청자들에게 당황스러운 이 광고, 하지만 한강 치맥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눈이 커지는 광고다.


한강 치맥, 노랑통닭과 편하게 함께해요!


[크리에이티브 키]

'착한돗자리 사용법'을 설명하며 노랑통닭 QR코드로 배달주문을 유도

실제로 돗자리를 사용하는 공원과 주변 모습을 보여주며 '야외에서 먹는 치킨'에 대한 경험을 하게끔 설득


한강 치맥의 매력은 더운 여름에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시원한 맥주에 맛있는 치킨을 먹는 그 분위기다. 친구들과 함께 가면 설레는 마음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연인과 함께 간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하지만 고민도 있다. 매번 돗자리를 챙겨가야하고, 어디서 치킨을 먹을지 수북히 받아든 전단지를 보며 고민해야한다. 노랑통닭은 이 두개의 고민을 해결해준다. 한강에 친환경 소재로 만든 착한돗자리를 무료로 가져갈 수 있기 비치하고, 그 위에 QR코드를 두어 스마트폰으로 편하게 주문할 수 있게 한다. 좋은 경험을 편리하게 할 수 있는 점을 소비자들은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다. 사실 이건 일회성 이벤트로 진행하고 실제로 대대적인 캠페인이 벌어지진 않았지만,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는 전략이라고 생각했다. 매장에서만 먹는다는 노랑통닭의 제한적 이미지를 확장하는데에도 충분히 공헌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올해 여름에 꼭 이 캠페인을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 나도 누군가와 함께 가서 착한돗자리에 노랑통닭을 먹고 싶다.

05.png 다시 봐도 꽤 잘 기획된 캠페인 같다.



[최종 평가]

치킨의 맛, 양, 가격 등 식상한 소재가 아닌 치킨을 먹는 '상황'을 공략하는 아이디어가 눈에 띄는 캠페인. 여름 시즌 야외에서 치킨을 먹는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그 상황에서 겪을 수 있는 불편함(돗자리)을 극복하게끔 하면서 배달을 유도하는 연계성이 굉장히 좋았음. 돗자리의 소재도 친환경이라 사람들은 부담없이 돗자리를 사용하고 노랑통닭의 메뉴를 시킬 것. 다만, '착한돗자리'를 어필하는 과정까지의 영상이 관련성이 많지 않기에 '아이디어로만 승부한다'는 느낌이 강함. 꽁트 영상처럼 돗자리가 필요한 상황이나 '야외 치킨' 문화를 활용해 영상을 제작했으면 좀 더 어필이 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듦.




사진 출처 : 'TV오광[오리지널광고인]' 유튜브 채널 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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