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빠를 미치게 하는 매력...
인간에겐 하루 24시간이 주어진다. 누군가는 레버리지 효과를 통해 48시간 같은 24시간을 살 수는 있겠지만. 현대의 과학 기술로서는 물리적으로 남들보다 긴 시간을 갖는 것은 불가능하다. 유한한 삶의 굴레에 갇힌 인간이 자신 외의 어떤 것에 시간을 사용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까와 빠, 보수와 진보, 극과 극은 통한다. 그들의 공통점은 한 주제에 대한 평균 이상의 몰입과 탐구다.
소중한 시간을 써가며 까들은 왜 까고 빠들은 왜 빠져들까?
사람들은 가치관이 같은 사람을 만나면 반갑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이 모여 까와 빠가 된다. 나와 같은 사람들 사이에서 안정감과 위로를 찾는다. 시간을 쏟는다는 것은 자신의 세계를 확장하는 과정이다. 그게 무엇이건, 몰두하고 연구함으로써 자기를 이루는 요소를 채워간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타인과 구분되는 ‘나’라는 사람의 내면을 구축한다. ‘나’의 존재를 확인받는 기분이라 그런걸까?
우리 부녀는 까와 빠다. 아빠는 까, 나는 빠. 아빠는 세상 모든 것을 깐다. 아빠가 제일 불만인 순간은 축구 경기 볼 때, 뉴스 볼 때다. 아빠를 필드로, 국회로 보내고 싶다.
난 아빠를 닮았다. 아빠는 쉴새없이 대상을 바꿔가며 까고, 나는 계속해서 무언가 덕질을 한다. 내가 최근에 빠진 것은 문구류였다. 귀여운 수첩과 스티커를 열심히 모았다. 물론 열정이 오래가진 못했다. 다 쓰지도 못하고 창고에서 먼지만 쌓이게 생겼다.
정신없는 까와 빠 사이에서 피곤한 우리 엄마는 ‘와’를 담당하고 있다. 엄마가 아니라면 우리 가정의 평화를 지킬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엄마와 내가 싸우면 ‘엄마를 상사처럼 생각하라’며 나를 까는 아빠… 그러나 정작 본인은 그 말을 잘 지키진 못하는 것 같다.
엄마가 누군가와 싸운다면… 아빠와 나는 모두 엄마편을 든다. 까빠를 미치게 하는 매력을 가진 와...
까빠 사이에서 가끔은 외로울 우리 엄마를 위해 중도를 향해 가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