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날 오해할 권리가 있고 난 해명할 의무가 없다

by 지후트리


IMG_1152.JPG <수어 그림- P, E, A, C, E= peace =평화 / america signlanguage >



사람들은 날 오해할 권리가 있고

난 해명할 의무가 없다.


시간의 쓰임이 멈춘 일기장을 꺼내어 펼쳐 보았다. 어떤 시간들을 기록해 두었는지 훑기 시작했다. covid-19의 대유행 시절, 자유를 상실한 사람들의 분노적 화살이 이곳저곳에 만연하고 있음을 기록해 둔 글들이 빼곡했다. 나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수어를 기반으로 하는 예술영역이 불특정 농인들에게 공격을 받았다.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사람과 삶의 모양들이 모여 살아갈 텐데 그런 상황이나 감정에 대응하려는 근본적인 물음이 필요해 주변 아티스트들에게 러프하게 질문했다. 그들은 이러한 답을 해주었다.


음악 프로듀서 S 씨 "저의 인생모토이기도 한데요, <사람들은 날 오해할 권리가 있고 난 해명할 의무가 없다> 그저 하고 싶은 거 하고 살기에도 시간이 너무 모자란 것 같아 전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어요."


페인팅 아티스트 K 씨 "지후트리는 언제나 열정적인 사람이라 그런 수상한 감정들에 열정적으로 반응하는 것도 지후트리 스타일 일수도 있다 생각해양"


여러 아티스트들의 생각을 들여다보았을 때 결론은 같은 결을 가지고 있었다. 초점이 나의 내면으로 향하느냐 타인에게로 향하느냐였다. 나는 이타주의적이고 인류애적인 성향을 가졌다. 때론 미숙하고 어설플 순 있겠지만 높은 확률로 대다수의 사람들이 평화롭게 지내길 바라는 마음을 가지기에 벌어진 결괏값이었다. 고민하고 있던 과거의 나를 발견해 안쓰럽고 가여우면서도 내심 기특했다. 과정과 결과 속에서 낙담하지 않고 터널의 끝을 찾아 나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일기의 기록 중에 남동생이 내게 해준 말이 시대와 관계적으로 관통하는 것 같아 공유해 본다.


" 요즘 자기들이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스우파 잘됐다고 질투하는 것처럼 누나도 너무 신경 쓰지 마. 그만큼 누나가 잘하고 있다는 반증이거든. 열폭자들에겐 '응 뭐여?' 이렇게 생각해. 그 농인들도 자기들 밥그릇 뺏길까 봐 노심초사하는 것도 있음. 배 아픈 건 그럴 수 있는데 자기들이 농인이라는 이유로 누나를 까는 건 맞는 행동일까? 그리고 그분들은 누나처럼 같은 농인들을 위해서 무얼 했을까? 농인이 누나처럼 잘됐다고 손뼉 쳐줬을까? 배 아프면 배 아프다고 하라고 해. 비겁하게 핑계 대지 말고.ㅎㅎㅎㅎㅎ 너무 마음 쓰지 마. 나도 그렇고 누나도 그렇고 가족 성공 아니면 배 아파하듯이 그 사람들도 맞음 ㅎㅎㅎㅎㅎㅎ 그니까 누나가 잘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해. "


늘 하던 대로 호기심을 가지고 여러 가지 문화를 합쳐서 선보이는 것에 집중하되, 미지의 영역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와 공부를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다. 어딘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우주먼지 중에 어느 시절에 잠시 빛나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고맙겠다.


지후트리 ghootree

그림 지후트리 ghoo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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