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워하고 과감히 삭제해버렸다.

by 지후트리
그리워하다.jpg 수어그림 <그리워하다> /지후트리 / 2016



그리워하고 과감히 삭제해버렸다.


성취지향적 인간이라 사소한 성취감을 이뤄야 잠자리에 편하게 누울 수 있다. 잠들기 전 채우지 못한 성취감의 그릇을 채우려 핸드폰을 켰다. 사진첩에 들어가서 사진을 정리하면 알 수 없는 성취감과 절제미를 체험할 수 있다. 일상저장소 같은 사진첩은 카테고리 분류를 해두지 않으면 기억력에 의존해 사진들을 찾아야만 했는데, 핸드폰에 뭘 저장해 두고 계속 가지고 다녔는지 궁금해 추천 목록으로 들어갔다.

다양한 취향적 시절, 인터넷 밈들, 전 애인 사진들까지. 정리할 것들 투성이었다. 사진을 보며 시절인연을 맺었던 이들을 짧게 그리워하고 위로하는 시간을 보낸 후 과감히 삭제 했다. 과거를 건너와서 현재에 머물러 있을 뿐, 과거는 아무런 힘이 없다. 과거는 과거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앞으로 나아가도록 힘쓰는게 내 인생에 도움이 된다. 내 마음처럼 간수하기 힘든 것은 없지만 추억할 기록들을 삭제하고 희미해지게 만들 수는 있으니 다행이다. 새로운 것들을 가득 채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야호!



글 지후트리 ghootree

그림 지후트리 ghoo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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