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

by 단잠





서류를 다 뗀 민원인이 일어날 생각을 안 하고

조금은 상기된 표정을 지으며 내게 질문을 건넸다.

본인 아들이 공무원 시험 1차에 붙었는데

면접이 많이 어렵냐며

성적대로 붙여준다는데 그게 사실이냐며.


면접 관련해서 잘은 모르겠지만

아드님이랑 같이 일하면 좋겠어요라는 말에

우리 부모님과 연배가 비슷해 보이는 그 민원인은

거듭 고맙다는 말을 하다

고개 숙여 인사를 하며 그제야 자리를 떠났다.


문득 시험에 합격했을 때가 떠올랐다.

크게 표현은 하지 않으셨지만

분명 동네방네 자랑하고 싶으셨을 텐데도

오래 공부해서 겨우 붙었는데 뭐가 자랑거리냐고

부모님께 툴툴대며 말했던 그 기억이.


정말 부끄러운 건 내가 오래 공부해서

합격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나로 인한 흔치 않은 부모님의 기쁨조차

내 부끄러움으로 뒤덮었다는 사실이

그게, 그게 정말 미치도록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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