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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마니 Aug 10. 2022

"세계 4대 폭포"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 비(雨)가 준 서프라이즈 선물, 엉또폭포 -

제주도 여행 이튿날 오늘도 하루 종일 비가 쏟아졌다. 제주도 오기 전, 비 오는 날 갈만한 곳을 찾던 중 '엉또폭포'를 알게 되었다. 비가 많이 온 뒤에나 볼 수 있는 폭포라고 해서, 사실 제주도 온 첫날 살짝 들렀었는데, 폭포에 물 한 방울 볼 수 없었다. 비가 어제오늘 제법 내렸으니, 오늘은 볼 수 있을 것 같아 엉또폭포를 다시 찾았다. 폭포로 가는 입구부터 차들이 많았고, 어제와 달리 많은 관광객들이 폭포를 향해 가고 있었다.

아! 오늘은 폭포를 볼 수 있겠다!

폭포 주차장에 가까워지자 이미 폭포가 빼꼼히 보였고, 세찬 물소리까지 들렸다. 오늘은 성공이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흥분되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어제의 실패를 맛봐서였을까?


<엉또폭포>

*입장료 없음 (주차장에서 걸어서 약 5~10분 정도 걸어야 함)

*설명 : 기암절벽과 울창한 천연 난대림 사이에 숨은 그림처럼 감춰진 비밀의 폭포. 높이가 무려 50미터에 달하지만, 폭우가 쏟아질 때만 그 위용을 드러낸다. (엉또폭포 초입에 있는 표지판에서 가져온 설명임)


무수한 관광객들 사이에서 우리도 기념사진을 몇 장 찍고, 뒤로 살짝 물러나 폭포를 구경했다. 세차게 떨어지는 물줄기와 시원한 물소리에 비를 맞아도 기분이 좋았다. 여행 초반 비가 와서 아쉬웠던 마음에 서프라이즈 선물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과거에 제주도에서 여러 폭포들을 관광했지만, 엉또폭포가 단연 최고다. 비가 온 다음에만 볼 수 있다는 희귀성(?) 때문일까? 남편에게 우리 로또라도 사야 되는 거 아니냐며 기분 좋은 농담도 했다.


 <"세계 4대 폭포"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폭포 근처에 있던  <"세계 4대 폭포"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라는 표지판을 봤는데, 처음에는 코웃음을 쳤다. 세계 3대 폭포는 워낙 유명하지만, 엉또폭포까지 해서 4대 폭포라니 이거 너무 과장이 심한 거 아닌가?

거기에다 "물 안 내리는 폭포로는 세계적으로 거의 유일"하다니,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유쾌하고 당돌한 표지판 내용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저런 자신감 아주 좋다는 생각과 함께)

근데 엉또폭포를 보고 나니 4대 폭포라고 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어디에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닌데, 4대 폭포라고 하면 어떤가? 난 오늘 4대 폭포 중에 한 군데를 다녀왔다!


기분 좋게 폭포를 보고 숙소 근처로 돌아와서, 이른 저녁을 먹으러 갔다. 어제 도전했다 실패한 '뽈살집'을 재도전하기로 하고 어제 보다 1시간 빨리 가서 오후 5시부터 줄을 섰다. 약 30분 정도를 대기하다가 드디어 가게로 입성했다. 이 가게는 흑돼지 특수부위를 파는 가게라 일단 특이했고, 직원분이 김에 고기를 싸 먹는 방법을 알려주셨는데 별미였다. 중간중간 서비스도 잘 챙겨주셔서 기분 좋게 먹고 나왔다.


<뽈살집(본점)>

*모듬스페셜 중(2인) 39,000원


여행 둘째 날도 기분 좋게 마무리하고, 서귀포에서는 2박을 끝으로 내일은 성산 쪽으로 이동하는 날이다.

내일부터는 제발 비가 그치고 해가 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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