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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마니 Aug 11. 2022

내가 사랑하는 제주의 맛

- 유명한 맛집엔 이유가 있다 -

제주도를 여행한다고 하면 그림 같은 풍경을 실컷 보는 것 말고도 맛집, 빵집, 카페 투어도 빼놓을 수 없다. 유명한 가게들은 대기가 어마어마해서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할 때도 많다. 이번 제주여행에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맛있게 먹었던 음식들을 몇 가지 적어보려고 한다. 나는 대단한 미식가도 아니고, 어찌 보면 대식가(?)에 가까운 편이라 참고로만 봐주시길 바란다.


이번 목포&제주 여행기간 총 7박 8일 동안 서른 군데 정도의 식당을 갔다. (빵집, 카페 등등 전부 포함)

목포 : 유달콩물, 조선쫄복탕, CLB베이커리, 장터식당

제주 : 미풍해장국, 은갈치김밥, 한라산아래첫마을, 용이식당, 제주약수터, 고씨네 천지국수, 유동커피, 다정이네김밥, 뽈살집, 아서원, 오는정김밥, 까페도렐, 남양수산, 부촌식당, 섬소나이, 블랑로쉐, 남동팔팔회센터, 맛나식당, 목화휴게소, 호자, 리치망고, 엔폴리우드, 친구테이블, 도로록, 우진해장국(포장), 우무 (방문순서대로 기재)


앞에서 이미 소개한 몇 군데(회색글자로 표시)를 제외하고 내가 사랑하는 몇 군데를 더 소개해보려고 한다.


<오는정김밥> 서귀포시 서귀동

제주도에는 3대 김밥집이 있을 정도로 김밥이 유명하다. 난 그중에서도 제일 유명하다고 할 수 있고, 또 내가 제일 사랑하는 '오는정김밥'을 먹는 것이 이번 여행의 목표 중 하나였다.

몇 년 전에 처음 먹어보고 이번이 두 번째였는데, 그동안 예약하는 시스템이 바뀌었다. 몇 년 전에는 전화를 수백 통 한 끝에 겨우 예약에 성공했었다. 이번에는 전화예약이 워낙 힘들어서인지 방문예약 시스템으로 바뀌어있었다. 토요일 오후 4시쯤 가게로 직접 방문해서 월요일 10:50 픽업을 예약하고, 시간에 맞춰 김밥을 픽업했다. (일요일은 휴무) 김밥을 픽업하자마자 차 안에서 바로 먹었다. 처음 먹었을 때의 감동이 없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처음 감동 그대로였다. 예약 과정의 수고스러움을 잊게 만드는 맛이다. 내 인생 김밥!!


<은갈치김밥> 공항근처

은갈치김밥도 지난해 제주도 여행에서 처음 먹어보고 너무 맛있어서 이번에 재방문한 곳이다. 공항 근처에 있어서 첫날 들리기 좋고 미리 전화로 주문하고 찾아가면 시간을 조금 아낄 수 있다. 김밥집 이름처럼 '은갈치김밥'이 대표 메뉴인데, 속재료에 튀긴 은갈치가 들어간다. 갈치를 튀겼다니, 이건 맛이 없을 수 없다. 가시는 잘 발라져 있어서 먹을 때 전혀 불편함이 없다. 다만, 바로 먹어야 제대로 된 바삭하고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좌) 오는정김밥(오는정김밥 3,500원), (우) 은갈치김밥(은갈치김밥 7,500원, 사진을 안 찍어서 작년 사진으로 대체)


<남양수산> 성산일출봉 근처

참돔회로 이미 유명한 집인 데다가 가게 규모도 크지 않아 대기가 있는 편이다. 우리는 저녁 6시쯤 방문해서 운 좋게 몇십 분 정도 기다렸다가 자리가 났다. 참돔회가 막 썰어서 나오는데, 그 모양새가 왠지 더 먹음직스러웠다. 두툼한 참돔회를 투박해서 더 맛있었던 쌈장에 찍어 쌈 싸 먹으면, 소주를 절로 부르는 맛이다. 이 집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하얗게 끓여주시는 매운탕(지리?)인데, 국물이 너무 뽀얗고 진한 것이 이 메뉴만 따로 사 먹고 싶을 정도다. 이 귀한 것을 서비스로 내어주시다니 감사할 따름이었다. 맛있는 음식과 술, 정말 기분 좋은 저녁이었다.

*참돔회() 60,000원 (매운탕은 서비스)


<동남팔팔회센터> 성산일출봉 근처

제주도에 가면 숙소에서 편하게 술을 먹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추천드릴만한 회 포장 전문점이다. 세트 구성이 다양하게 되어 있어 먹고 싶은 구성으로 고르면 된다. 우리는 고등어와 갈치, 딱새우회 세트 구성을 골라서 포장했다. 주문하는 즉시 고등어를 잡아서 바로 회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믿음이 갔다. 숙소에서 신선한 회를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고등어&갈치&딱새우회 45,000원


<맛나식당> 성산일출봉 근처

갈치조림으로 유명한 맛집이다. 첫 번째 도전에서 대기가 너무 길어 포기하고, 두 번째에 성공했다. 성산일출봉에 일출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아침 6시 20분쯤 잠깐 들러 미리 예약을 했다. 사장님이 9시 50분까지 오라고 시간을 정해줬다. 8시 반에 오픈한다고 되어 있지만 예약은 아침 일찍부터 받고 있는 것 같았다. 시간 맞춰 식당에 가서 드디어 갈치조림을 먹을 수 있었다. 왜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갈치만으로는 주문이 불가능하고 꼭 고등어를 섞어서 주문해야 했다. 특별하고 대단한 맛은 아니지만, 전형적인 달달 매콤 짭조름한 양념 맛이었다. 성산에서 숙박을 하는 경우, 아침 일찍 시간을 내서 예약하고, 시간 맞춰 가면 괜찮을 것 같다.

*갈치조림 13,000원, 고등어 조림 11,000원


<호자> 세화해수욕장 근처

물놀이하다가 배가 고파 찾아간 돈가스집이다. 미리 전화를 해서 대기상황을 여쭤보니 고맙게도 웨이팅리스트에 이름을 적어주셨다. 늦게 가면 재료가 떨어져서 못 먹는다는 후기가 제법 있었는데, 오후 1시쯤 갔을 때 이미 샌드위치는 마감됐고, 등심돈가스도 마감된 상황이었다. 다행히 안심과 치즈돈가스를 먹었는데, 아주 맛있었다. 정갈하게 나오는 돈가스 구성과 바삭한 식감, 전체적인 맛도 괜찮았다. 무엇보다 다른 제주도의 식당들보다 저렴한 편이라고 생각했다. 세화해수욕장 근처에 계시면 들러볼 만하다.

*안심돈가스 8,000원, 치즈돈가스 9,000원


<까페 도렐> 성산일출봉 근처

몇 년 전 '플레이스 캠프 제주' 숙소에 묵었을 때 들렀던 카페(플레이스 캠프 안에 위치)인데, 시그니처 커피인 '너티클라우드'에 반해서 이번에도 재방문했다. 서울(용산,성수)에도 까페도렐 지점이 있긴 한데 여기가 본점이다. 너티클라우드는 진한 땅콩크림이 올라간 차가운 라떼인데, 몇 모금 마셔보면 금세 없어져서 아쉽지만 돈이 아깝지 않은(?) 완벽한 맛이다. 땅콩크림의 고소함이 커피의 쌉쌀함과 너무 완벽하게 어울린다.

*너티클라우드 7,000원


<도로록> 조천(함덕해수욕장 근처)

두툼한 흑돼지 돈가스와 새우튀김이 들어가는 일본식 샌드위치 가게다. 제주를 떠나기 전 배에서 먹으려고 포장했는데, 사장님이 따뜻할 때 먹으라고 추천해주셔서 가는 길에 다 먹어버렸다. 갓 튀겨 바삭한 돈가스와 새우튀김, 폭신한 빵, 톡 쏘는 와사비 소스 맛이 조화를 이뤄서 맛있었다. 전화나 문자로 미리 예약하고 시간에 맞춰 픽업할 수 있다.

*흑돼지가츠샌드, 에비샌드 각 8,000원


<우무> 공항근처

여기도 재방문한 곳이다. 지난번에는 한림 근처에서 먹었는데 공항 근처에도 생겼다고 해서 그쪽으로 방문했다. 우뭇가사리로 만든 푸딩인데, 우뭇가사리가 뭔 맛인지 잘 모르지만, 암튼 맛있다. 찰랑찰랑 식감에 입에서 금방 사라져 버리는 마법 같은 맛! 시즌 한정으로 나온 '우도땅콩 푸딩'은 진짜 진한 땅콩 맛에 감동하면서 먹었다. 포장해서 시원할 때 바로 드시는 게 제일 맛있다고 한다. 아! 또 먹고 싶다.

*커스터드 푸딩, 우도땅콩 푸딩 각6,800원


<우진해장국> 공항근처

왠지 우진해장국을 안 먹고 가면 아쉬울 것 같아서 마지막 날 결국 고사리육개장 한 그릇을 포장했다. 포장은 대기 없이 바로 주문이 가능하다. 포장을 해서 목포 가는 배에서 살짝 데워서 먹었는데, 역시나 뚝배기에 팔팔 끓여져서 식당에서 바로 먹는 맛보다는 조금 덜했다.

*고사리육개장 10,000원


나에게 있어 여행의 추억은 음식으로 기억되는 부분이 크다. 이번 여행도 맛있는 음식들로 좋은 기억을 가득 안고 왔다. 그 맛, 그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제주도를 다시 찾는 날이 또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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