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가 어려워졌다
- 좋아하는 일이 더 이상 두려워지지 않기를 -
브런치에 몇 개의 글들을 올리고 나니, 소소한 조회수에도 누군가가 내 일기장을 훔쳐보는 것 같은 창피한 기분이 들었다. 매거진 제목도 '마흔살 일기'라고 해놓고서는 누군가에게 읽힌다고 생각하니 덜컥 글쓰기가 겁이 났다. 글쓰기를 좋아해서 도전했던 브런치였고, 작가 승인이 되어 기뻤는데 이렇게 일찍 슬럼프가 오다니! 괜히 시작한 건가 싶어 후회가 들기도 했다.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문제는 단순했다. 내가 쓴 글에 자신이 없어서였다.
어렸을 때는 칭찬을 받기 위해, 상을 받기 위해 글을 썼다. 정해진 구성에 따라 예쁜 말과 어려운 단어를 적절히 섞어 쓰면 좋은 글이 되었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공감을 얻기 위해 글을 쓴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글이란, 쉬운 단어들로 써 내려간 진심이 묻어나는 글이다. 나는 그런 글들을 쓰고 있는 걸까? 아니다. 지금의 나는 그저 잘 쓰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잘 쓰고 싶다는 욕심만 앞서 있다.
글쓰기 공포를 해결할 방법은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내가 좋아했던 글 쓰는 일이 두려워지지 않도록, 좋아하는 그 마음 자체로 좋은 글들을 쓸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야 한다.
그동안 내가 쓴 글들의 퇴고 과정을 거치면서 내 글의 문제점들을 들여다봤다.
먼저, 문장이 장황하게 길고, 너무~, 진짜~, 정말~ 과 같은 부사를 많이 쓰는 버릇이 있다. 간결하고 힘 있는 문장을 쓰지 못해 결국 늘이고 늘린 장황한 문장들과 과장된 표현들로 채우려고 했었던 건 아닐까?
그리고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을 쓰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이 전체 글과 연결되어야 하는데 그 두 문장을 뽑아내는 게 너무 어렵다.
이런 문제점들 때문에 나는 글을 쓰고, 수정하는데 시간이 꽤나 걸린다. 주로 장황한 문장들을 간결하게 수정하고,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에 최대한 글의 의도나 주제를 담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이런 노력의 시간들이 쌓이다 보면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오픈된 플랫폼에서 글쓰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마음을 글로 표현하는 게 정말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 SNS에 사진을 올릴 때는 1분도 안 걸리는데, 왜 글을 쓸 때는 한 줄을 쓰더라도 오랜 시간이 걸릴까?
글에는 정성이 들어가서 그런 것 같다. 글에는 누군가의 마음이 적혀있고, 누군가의 생각이 녹아있다.
그래서 난 글쓰기가 좋다. 글로 생각을 적는 것이 좋다. 내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다. 이런 글쓰기에 대한 좋은 마음들이 지금의 두려움을 이기고 극복할 수 있는 용기를 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