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룸살롱의 황제 ‘이경백’을 통해 ‘독서’가 가진 실질적인 힘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파트에서는 ‘영어 자산’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왜, 부자들은 그렇게 영어 교육에 막대한 돈을 쓸까요?
책이 자본주의의 무기라면, 영어는 자본주의의 문을 여는 열쇠이기 때문입니다.
2013년, 삼성 이재용 회장의 아들이 국제중학교 입학 문제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재벌가의 자제가 ‘사회적 배려자 전형(한부모 가정)’으로 입학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큰 논란이 일었죠. 법적으로는 문제없었지만, 제도의 취지와 국민 정서에는 어긋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때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재벌이 왜 굳이 자녀를 국제중학교에 보내려 했을까?
재벌이라면 인맥이나 네트워크가 부족할 리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 학교를 선택했다면, 분명히 그 만한 이유가 있었겠지요. 저는 두 가지 가설을 세웠습니다.
첫째, 재벌도 자녀에게 ‘영어 자산’을 물려주고 싶어 한다는 점.
둘째, 이재용 회장도 결국 한 명의 ‘아버지’라는 점.
국제중학교의 교실을 떠올려 봅시다. 아이들은 영어로 토론하고, 영어로 농담하며, 영어로 다툽니다. 그 울타리 안에서 영어는 ‘공부’가 아니라 ‘언어’입니다. 시험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세계를 이해하는 만국 공용어를 익히는 것이죠.
이 학교의 가장 큰 매력은 조기유학을 가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열두 살 남짓한 어린 학생이 한국에서 생활하면서도, 살아 있는 영어와 세계 수준의 교육을 동시에 받을 수 있으니까요. 이재용 회장에게도 그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겁니다.
그래서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아들을 그곳에 보내고 싶었겠지요.
여담이지만 재벌이 매력을 느낀 학교라면, 다른 재력가 부모들에게도 매력적이었을 겁니다. 그것을 뒷받침해주는 근거가 있습니다. 2013년 9.3대 1이던 국제중학교 평균 경쟁률은 2025년 현재 17대 1로 높아졌습니다. 저출산 시대에 거의 두 배 가까이 오른 수치입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제중학교와 그 주변 지역의 가치는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입니다.
그 이유는 단순히 부의 네트워크 때문이 아니라,
부모들이 자녀에게 ‘영어 자산’을 물려주고 싶어 하는 욕망이 여전히 강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강남의 프리미엄이 투기보다, ‘직장 가까이에 살고 싶다’는 실수요에서 비롯된 것처럼 말이죠.
이후, 이재용 회장은 국민 정서를 받아들여 아들을 자퇴시킨 뒤 해외 유학을 보냈습니다. 그 사실 하나가 말해줍니다. 재벌조차 영어를 피할 수는 없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학문의 언어는 제각각이었습니다. 물리학과 화학은 독일어로, 철학은 프랑스어로, 수학은 러시아어로 쓰였지요. 그때의 영어는 여러 학문 언어 중 하나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거치며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유럽의 수많은 학자, 출판사, 연구회가 미국으로 건너갔고, 그곳에서 새로운 학문 공동체를 만들었습니다. 달라진 점이 하나 있다면, 학문의 언어가 영어로 통합되었다는 사실입니다. 타의든 자의든, 논문을 영어로 쓰지 않으면 인용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1990년대 초, 인터넷이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전 세계 연구 출판물의 80~85%,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90% 이상이 영어로 작성되었습니다. 영어는 이미 그때, 세계의 지식을 저장하는 언어가 되어 있었습니다.
이후 영어로 기록된 지식은 인터넷이라는 유통망을 만나며 폭발적으로 확산되었습니다.
도서관 서가에 갇혀 있던 논문과 연구들이 구글 스칼라(Google Scholar), 아카이브(arXiv), 깃허브(GitHub), 위키피디아(Wikipedia)를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지금 전 세계 웹사이트의 절반 이상이 영어를 기반으로 운영됩니다.
W3Techs의 조사에 따르면, 웹 콘텐츠의 약 50%가 영어로 작성되어 있습니다.
이 시점부터 영어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격차가 본격적으로 벌어졌습니다.
같은 주제를 검색해도 ‘AI 발전 현황’보다 “AI development trend”로 검색할 때
훨씬 더 많은 논문과 원자료가 쏟아집니다.
기회의 밀도가 높은 곳으로 부자의 자본과 세상의 인재가 모이듯,
지식 또한 기회의 밀도가 더 높은 언어(영어)로 자꾸만 모여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AI 시대가 열리면서 그 격차는 더 커졌습니다. AI는 인간이 남긴 지식을 학습하며 성장합니다. 그 지식의 대부분이 영어로 되어 있죠. 그래서 ChatGPT를 비롯한 대부분의 AI는 영어로 사고하고, 영어로 학습하는 구조를 가집니다. 어 데이터가 70~80%, 한국어는 고작 1~3%에 불과합니다.
문제는 이 비율이 곧 AI의 답변 정확도가 된다는 점입니다.
한글로 “AI 산업의 미래”를 물으면 I는 1~3%의 한국어 데이터만 탐색하고,
부족할 때만 제한적으로 영어 데이터를 참고합니다.
결국 대답은 단순한 통계나 요약 수준에 머물게 됩니다.
하지만 영어로 “future of AI industry global trend 2025”라고 묻는 순간, I는 70~80%의 영어 지식망을 탐색합니다. 답의 깊이는 시장 분석, 학술 보고서, 정부 데이터까지 확장됩니다.
이쯤 되면 이런 의문이 떠오릅니다.
“그럼 영어 자료를 그냥 한글로 번역해주면 되잖아?”
하지만 AI는 구글처럼 문서를 찾는 단순한 검색 엔진이 아닙니다.
AI는 질문의 의미를 해석하고, 그에 맞는 답을 ‘조립’합니다.
이 과정에서 언어가 달라지면 의미의 미세한 결이 사라집니다.
이것을 ‘정보 손실’이라고 부릅니다.
영어로는 정답이지만, 한글로 바꾸면 정답이 아닌 경우가 생깁니다.
결국 질문의 언어가 바뀌면, AI가 불러오는 답도 달라집니다.
마치 양자역학에서 관찰자의 시선이 실험의 결과를 바꾸듯,
AI에게 언어는 관찰자의 시선입니다.
이처럼 기술이 발전할수록, 내 머릿속의 ‘지식’보다 내가 사용하는 ‘언어’가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여전히 영어가 있습니다.
전문대에 다니던 김민희 셰프의 꿈은 특급호텔 주방에 서는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한식·양식·제과·제빵 등 다섯 개의 자격증을 따고, 각종 요리대회에서 여덟 번 수상했습니다.
학벌 대신 실력으로 커리어를 쌓은 셈이죠.
졸업을 앞두고, 그녀는 실습을 거쳐 파크 하얏트 서울의 주방에 합류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스스로 깨달았습니다.
칼솜씨만큼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다는 걸요. 그것은 영어였습니다.
외국인 셰프와 함께 일하기 위해서, 또 외국인 손님에게 자신의 요리를 직접 설명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녀는 수업이 끝난 뒤에도, 새벽의 주방 불빛 아래에서도 틈틈이 영어를 익혔습니다.
그 결과, 그녀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 어느 호텔에서도 자신의 요리를 선보일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녀에게 영어는 단순한 언어가 아니라, 직업의 국경을 없애준 여권이었습니다.
요즘은 디자이너, 개발자, 마케터 등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자신의 영문 포트폴리오를 링크드인(LinkedIn)에 올립니다. 링크드인은 단순한 이력서 사이트가 아닙니다.
전 세계의 인재와 기업이 실시간으로 연결되고, 프로젝트 단위로 협업과 채용이 이루어지는 글로벌 노동 시장입니다.
서울의 마케터가 뉴욕 스타트업의 프로젝트를 맡고, 부산의 개발자가 런던의 핀테크 기업과 계약을 맺습니다.
이 모든 일의 전제는 영어입니다.
또한, 기업의 언어도 변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글로벌 부서 회의를 영어로 진행하고, 삼성전자와 LG는 보고서와 이메일을 영어로 작성하는 팀이 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외국인 디렉터와 마케터를 팀에 들이며, 외국인 투자자들 앞에서 영어로 프리젠테이션을 합니다.
예전엔 “회사에 영어 잘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이제는 “영어가 가능한 사람만이 프로젝트를 맡는다”로 바뀌었습니다.
영어는 일터의 벽을 허물고, 사람의 기회를 넓혀줍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플랫폼 기술의 발전이 있습니다. 프리랜서 디자이너는 업워크(Upwork)와 파이버(Fiverr)에서 외국인 고객을 상대하고, 엔지니어는 깃허브(GitHub)에 올린 코드 하나로 해외 기업의 스카우트를 받습니다. 한때는 ‘외국계 기업 취업’이 목표였다면, 이제는 그보다 더 큰 세계에서 직접 거래하고, 직접 일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한국의 뉴스는 대부분 무료입니다. 하지만 세계의 주요 언론은 거의 다 유료 구독제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미 1,0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고, 월스트리트저널은 거의 모든 기사가 구독 전용입니다. CNN과 BBC도 유료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공짜 정보에는 의도가 섞여 있습니다. 부자들이 아침 일찍 일어나 영자신문을 읽는 이유는
지식을 과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산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세상의 진짜 정보는 언제나 유료이고, 그 언어는 대부분 영어입니다.
세상에는 재능이 결과를 결정하는 분야가 참으로 많습니다. 하지만 영어는 다릅니다.
달리기나 수학은 재능이 성패를 가르지만, 영어는 시간을 들인 만큼 실력이 쌓입니다.
매일 조금씩 단어를 외우고, 문장을 읽고, 귀를 열다 보면 어느 날, 외국인 앞에서도 자연스럽게 입이 열립니다. 영어는 타고나는 능력이 아니라, 익숙해지는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투자와도 같습니다. 시드머니와 금융지식이 부족해 부동산과 주식투자가 망설여진다면, 가장 현명한 선택은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국채는 가치가 오르면 차익을 실현하면 되고, 하락하더라도 만기까지 기다리면 됩니다. 그래서 은행 이자보다 높고, 부동산이나 주식보다 안전합니다.
만약 지금,
“몰두할 것이 없어 인생(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면, 아무런 목적 없이 영어에 투자해보세요.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보상이 따라옵니다.
반대로, 꿈이 분명한 사람이라면 영어는 더욱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서울대 출신 첼리스트 전희조(요룰레히)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클래식계는 학벌과 상관없이 공평하게 돈을 못 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2016년 평균 연봉이 가장 낮은 직업은 ‘시인’이었습니다.
연 542만 원.
화가, 배우, 시인—누구나 알듯 이들은 한국에서 가장 생계가 어려운 직업군입니다.
하지만 영어를 배우는 순간, 그 직업의 경계가 달라집니다.
화가는 국제 옥션의 브로커가 될 수 있고, 배우는 광고대행사의 영어 프레젠터가 될 수 있으며, 시인은 번역가로 될 수 있습니다.
꿈이 없다면 영어를 인생의 기초 체력으로 삼으세요.
꿈이 있다면 영어를 그 꿈의 무기로 삼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