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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bokenpier May 21. 2017

사회적 재난, 구조개선으로 같은 실수 반복 말아야

 지난 2005년, 미국 뉴올리언스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미국 사회에 자연재해 이상으로 충격을 주었다. 제대로 작동이 안 된 재난구조 시스템과 관료들의 난맥상을 미국과 전 세계에 그대로 노출되었다. CNN의 앵커인 앤더슨 쿠퍼는 "처참한 환경과 무정부 상태를 미국에서 목격할지 몰랐다"라고 말할 정도로 미국 사회의 무능과 무책임한 모습이 드러났다. 이후 구조개선과 사회 국성원들의 성찰이 이뤄졌는데 이를 '카트리나 모멘텀'이라고 한다. 한국 사회도 사회적 재난이 잇달았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 재난을 계기로 한 단계 진일보하는 개선이 이뤄졌는지 여부다.


 사회적 재난은 인명의 희생뿐만 아니라 기존의 질서체계를 뒤흔든다. 특히 권력층들의 무능과 무기력한 민낯이 드러난다. 우리 사회에는 세월호 참사가 대표적이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 행정부가 마련한 안전망 시스템이 얼마나 취약한 것인지 알 수 있게 해줬다. 넓게는 고통받는 약자를 보듬어 줄 수 있는 사회의 치유 및 조정 능력이 우리에게 얼마나 부족한지 알게 해줬다. 수백 명의 목숨이 달려있는 순간에도 컨트롤타워인 청와대는 제대로 대응은커녕 권력자의 심기만 살피는 우를 범했다. 인명피해가 발생한 이후에는 하급 공무원들에게 '제대로 일을 하라'는 식의 협박과 조직 해체만 있었고, 책임 있게 사태를 수습하는 모습은 없었다. 오히려 정부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들에 대한 감시와 탄압에만 주력했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에게 국가와 사회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계기가 되었다. 생명의 보존과 번영을 위해 개인의 권리를 위임받아 만든 국가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든 것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지난해 촛불집회에서 나온 구호인 '이게 나랴냐?'는 외침은 국가에 대한 불만과 기존 질서 체제에 저항하는 압축 표현이었다. 


 미국의 카트리나 모멘텀처럼 한국 사회도 사회적 재난을 계기로 구조 개선과 성숙한 사회를 일는 계기가 돼야 한다. 국민 한 사람의 생명이 소중하다는 인식을 정부를 포함한 각 사회가 인지하고 구체적으로 제도를 이뤄야 한다. 기존의 정부가 미진하다면 새 정부를 구성하는 것도 방안이다. 실제로 한국은 세월호와 이후 중첩된 사회적 재난들로 인해 입법과 행정부 권력이 교체됐다. 특히 박근혜정부는 사회적 재난과 구조적 모순을 제대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적었기 때문에 조기 대선으로 불명예스럽게 퇴장했다. 이는 국가와 사회 시스템에 대한 유권자들의 의식 전환이 상당히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앞서 미국은 카트리나 모멘텀으로 사회 발전을 이뤘다. 카트리나 사건 이후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정권 교체가 이뤄났으며, 그 사이 재난 관련 정부부처인 FEMA의 구조 개혁도 이뤄졌다. 이후 2012년 허리케인 샌디가 미국 동부를 덮쳤지만 관련 피해는 예전보다 줄었고, 정부도 발 빠른 대응으로 참사를 조기에 수습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시스템 개선과 제도 변혁이라는 과제를 어떻게 이뤄낼지는 한국 사회와 국민들이 해결해야 할 우선과제가 됐다. 


 이미 발생한 참사를 사고 이전으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철저한 복기를 통해 구조적이고 필수적인 변화가 무엇인지 발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가능하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정치권에서는 충분한 토론과 숙의로 제도적인 변화를 이끌어야 한고, 시민들은 지속적인 감시와 참여로 자신의 의사와 제도개선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실수가 반복되면 실력이다'는 말처럼 사회적 재난에 대해 한 단계 진일보를 이루는 소중한 기회로 삼아 같은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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