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가 가는 길
친형이랑 통화하고 있는 덕재
덕재 : 응. 알지. 그런데 형 나 지금 내 생활비 하기에도 벅차. 진짜 미안해. 이번에만 형이 어떻게 해주면 안 될까? 아 미안해. 알지 형 사정도, 당장 다음 달도 걱정이야. 그래도 형은 돈이라도 벌잖아. 형이라는 사람이 동생 이해도 못 해주냐? 아 뭐!!! 끊어. 나 돈 없어. 엄마 환갑은 형 혼자 알아서 해.
미안함과 스스로에 대한 분노의 덕재.
Ep9와 이어진다.
난장판이 된 연습실. 문이 열리고,
서진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모두들 서진을 쳐다본다.
서진 : 뭐예요? 연습 중?
다들 정적.
덕재 : (눈치를 보다가) 아 ~~ 형 ~~ 오셨어요? 그럼요. 요즘 우리 이렇게나 열심히 연습하고 있어요. 엄청 감
정적으로다가.
이현 : 그럼요. 형님의 작품을 기다리면서 우리는 이렇게 탁!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작품 나오면 빠꾸 없이 바로 들어가야 하니깐요.
지영 : 무슨 아이디어예요?
서진 종이에 쓴 글귀를 보여준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지영 : 그게 뭐예요?
서진 : 이번에 “기생충” 오스카 상 받은 거 알지?
지영 : 그럼요.
서진 : 봉준호 감독님이 하신 얘기야.
태풍 : 근데, 그거하고 우리 작품의 아이디어랑 무슨 연관이 있는거야?
서진 :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뭔가 화악 ~~ 오지 않아요?
태풍 : 뭐가 오긴 뭐가 와?
서진 : 어? 올 거 같은데?
덕재 : 와요. 와요. 화악 와요.
서진 : 오지? 오지? 온다니깐,
태풍 : 그니깐 뭐. 가장 개인적인 얘기를 하자는거야?
서진 : 그죠. 우리 이야기를 하는거예요.
태풍 : 우리 이야기를 누가봐?
서진 : 우리 같은 인간들이 보겠죠.
태풍 : 우리 같은 인간들이 어떤 인간인데?
서진 : 아. 우리 같은 인간들...... 이라 함은...
꿈이 있고, 꿈이 있고, 꿈만 있고, 연기를 하고 싶은데 출연은 못 하고 있고,
현실에 대한 압박이 있고, 주변사람들에 대한 미안함이 있고, 찌질하고,
이제는 꿈을 포기할 수도 없는 그런 애매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
태풍 : 걔들한테 어떤 이야기를 해?
서진 : 우리 이야기를 하죠.
태풍 : 아 너 소통이 안 된다? 그러니깐 우리 어떤 이야기?
서진 :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이 짓까리들.
태풍 : 지지리궁상맞는 이 짓꺼리들? 사람들이 볼까?
서진 : 아 이 형님. 진짜. 제가 스터디에 나오지도 않으면서 디지게 고민해서 생각해낸 아이디언데 이렇게 나오면, 어찌할까?
태풍 : 우리 이야기가 뭐가 재밌어?
서진 : 뭐. 그렇다면 재미나게 쓰는거죠. 뭐. (갑자기) 봉준호 감독님 감사합니다. 이 영상을 보셨으면 하구요. 제게 영감을 주셨어요.
덕재 : 그런데 우리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거예요?
서진 : 그니깐 우리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거야. 연기에 대한 고민, 출연하기 위한 애씀, 우리끼리의 갈등, 도저히 안 돼서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작품을 만드는 것처럼 그런 이야기를 쓰는거지.
이현 : 하. 그런데 재미있을까요?
서진 : 재미가 있겠냐?
이현 : 그죠.
서진 : 그냥 하는거지. 전문작가도 아니고, 감독도 아니고 배우들끼리 모여서 하는건데, 그냥 할 수 있는 최선을 하는거지.
덕희 : 그래. 우리 작품 우리 이야기로 해보는거여. 랩퍼들도 지네 이야기로 노래를 만들잖아. 우리가 영상의 랩퍼들 하면 되겠네.
서진 : 그렇지. 싱어송라이터들도 자기 이야기로 노래 만들고 자기가 부르잖아. 우리도 한번 해보는거야.
태풍 : 그래?
서진 : 어차피 밑져야 본전 아니겠습니까?
덕재 : 좋아요. 해봐요. 제가 또 랩을 좀 하니깐 (갑자기 랩을 하는 덕재)
다들 쳐다본다.
서진 : 어차피 우리 같은 배우들이 많을테니깐, 요즘엔 영상 찍기가 어렵지도 않고 편집도 다 유튜브를 통해서 배울 수 있잖아요. 우리 보면서 자극을 받는거죠. 이렇게 찌질한 애들도 뭔가를 한다고 하면서,
덕희 : 그래. 우리 보면서 영감을 받으면 우리가 그들한테는 봉준호네.
이현 : 허허 미친놈일세. 황덕희.
덕희 : 미친 세상 미치지 않고 살아갈 수가 없죠.
이현 : 좋아요. 우리 이야기로 한번 해봐요.
지영 : 제작비가 없잖아요.
서진 : 우리가 뭐가 있어서 하나, 하다보면 생기겠지.
덕희 : 드디어 아이디어가 떠올랐으니 이제 다시 글을 써야겠네?
서진 : 그렇지. 아이디어가 있으니 이걸 가지고 본격적으로 작품이란 걸 써볼까나?
덕희 : 난 걱정 안 해.
태풍 : 그래.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 가보자.
이현 : 레고 레고.
지영 : 서진오빠 파이팅!!!
서진 : 전 좋은 소식을 전달했으니 다시 글을 쓰기 위해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계속 연습하세요. 연습 퐈이팅 있고 좋아요.
서진 빠르게 나간다.
이현 : 저렇게 간다고?
덕재 : (고개를 절레 절레) 저 형 개돌아이야.
지영 : 유후!!
덕희 : 왜?
지영 : 하나씩 되어가고 있잖아. 카메라도 있고, 작품 아이디어도 있으니깐,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덕희 : 그게 빠졌어.
지영 : 뭐?
덕희 : 연기력.
지영 : 그지. 너한테 필요 한거다.
덕희 : 누나는 내 말을 듣지 않아. 혼자 해 자꾸.
지영 : 너가 안 주잖아. 진짜로 말을 해야지.
덕희 : 그렇지. 이렇게 줘야지. 아까는 왜 이렇게 살아있지 않았을까?
지영 : 아 짜증나.
태풍 : 어헙 ~ 이제 그만. 팀들끼리 연기 가지고 그렇게 뭐라고 하는 거 아니야. 우리가 싸우려고 모인 게 아니
잖아.
플레이백
태풍 덕희랑 싸우는 장면
태풍 : 그럼 지금은 부자연스러운거야?
덕희 : 모르죠. 저는.
태풍 : 이 새끼가 싸가지 졸라 없네.
덕재 : 에이 형님.
태풍 : 아니 이 새끼가 싸가지 없이 말을 하잖아. 그럼 니가 생각하는 자연스러운 건 뭔데?
태풍 : 내가 리더로서 정리를 하자면 연기 코멘트할 때도 법칙이 있어야 할 거 같아. 연기로 이야기 들으면 자
존심에 스크래치가 생길 수도 있잖아. 그래서 말인데, 코멘트할 때는
일번. 내 생각은 그래. 라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한다.
이번. 내가 느낀 건 이거고, 이래서 이러한 것을 느꼈다 이야기 한다.
삼번. 내 생각엔 이렇게 하면 좀 더 낫지 않을까? 이야기 한다.
절대로 상대방을 공격할 의도로 하면 안 된다. 공격할 새끼들은 꺼지면 된다. 어때?
플레이백
태풍 덕희한테 엄청 뭐라고 그런다.
태풍 : (음성 높아진다.) 야 너 미쳤냐?
태풍 : 너 새끼야. 일로 와바.
난장판이 된다.
“야!
다시 현실
덕희 : 형님만 잘 지켜주면..
이현 : 그래요. 형님만 잘 지켜주면.
지영 : 오빠가 최고 문제.
덕재 : 형님한테 뭐라고 그러지마라.
태풍 : 음,,,,,,,,,그래... 내가 미안하다. 잘못했어. 사과한다. 그런데 덕희야 너도 나한테 좀 심하지 않았니? 우리 나이차이가 얼만데 싸가지 없이.
덕희 : 그건 저도 죄송합니다. 그러면 형님이 이것 좀 받아주세요. (하면서 뒷주머니에서 뭘 꺼낸다. 귀엽게 손가락 하트)
태풍 : 아이 무슨 새삼스럽게 그럼 내 것도 받아. (하면서 엉덩이를 살짝 들어올리더니 방귀를 끼고 덕희 얼굴에 손을 갔다댄다)
덕희 : 아 씨X!! 뭘 쳐먹어가지고 이 냄새 뭐야. 똥 쌌네 이형.
지영 : 아 미쳐.
덕재 연습실 베란다로 향한다.
이현 따라간다.
S#3. 연습실 베란다.
이현 : 야 너 아까부터 왜 계속 표정이 안 좋아? 뭔일 있냐?
덕재 : (망설이다) 야 한 100만원 없냐?
이현 : 내가 지금 그 큰 돈이 어디있어?
덕재 : 그렇지.
이현 : 갑자기 돈은 왜?
덕재 : 아니 엄마 환갑인데, 뭐라도 해드려야 할 거 같아서. 형도 지금 애기 낳고 막 넉넉하지 않은데 혼자 다 짊어지게 할 순 없어서, 아 형이 혼자 한다고 하는데 괜히 마음이 불편해서 어디 돈 구할 때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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