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드 제작기 2

글쓰기는 어려워

by 쓰는 배우

글쓰기는 어려워


예고편이 나왔다. 촬영은 1주일 밖에 남지 않았다. 총 12화인데 아직 12화 대본은 나오지 않았다. 글이 왜 써지지 않을까? 6회차 안에 찍어야 한다. 제대로 준비하고 촬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시간이 많은 것이 아니다. 언제나 그렇듯 글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글을 잘 쓰고 싶은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 "잘"이라는 함정에 빠지게 되면 "잘"이 정확히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그 안에 갇히게 된다. "잘"이라는 감옥에 갇히게 되면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은 위축된다. "잘"이 아닌 거 같은 생각이 든다.

내가 글을 쓰는 스타일은 무의식에 오랫동안 담가뒀다가 한 호흡에 글을 쓴다. 글을 쓰고 나서 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 보면서 다듬는다. 앉아있는데 글이 나오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스트레스는 더욱더 글이 나오지 못하게 막는다. 특히, 지금은 대본을 쓰고 있는 것이기에 나의 생각과 더불어 상상력이 많이 요하는 작업이다. 스토리까지 이어지게 만들어야 하기에 쉽지 않다.

며칠 동안 생각을 하는데 12화를 어떻게 써야 할지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 엔딩에 대해서는 정확한 그림이 있다. 그런데 가운데 사건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모르겠다. 우리는 대부분 한 공간(연습실)에서 사건이 일어난다. 제작 여건을 고려한 대본 쓰기를 했기 때문이다. 언제나 현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쓴다.

대본을 쓸 때부터 우리의 이야기를 하기로 마음먹었고 과거의 내가 알았으면 좋았을 거 같은 이야기를 하자고 마음먹었다. 우리의 시청자는 나와 같은 배우들이다. 보면서 자극을 받았으면 좋겠고, 힘을 얻으면 좋겠고,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작품을 시작했다.

촬영이 일주일 남았다. 아직 12화가 나오지 않았다. 오늘 어떻게 해서든지 대본을 쓰겠다고 멤버들에게 이야기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이럴 때일수록 마음을 내려놓아야 한다. 대단한 것, 엄청난 것, 좋은 것에 대한 압박을 내려놓고 편하게 "막" 써야 한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초고는 쓰레기다."라고 이야기했다. 초고는 일단 저질러 놓고 수정하는 전략을 다시 한번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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