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가 가는 길
태풍 카운터를 보고 있다. 가게는 한가하다.
Na. 나는 잘 될 줄 알았다. 그 누구보다 열심히 했고, 최선을 다했노라 자부한다.
연기를 시작한지 어연.... 시시시.... 삐~~ 욕 밖에 안 나오네.
나의 30대 후반이 이럴 줄은 몰랐다. 다들 내가 잘 될거라 했는데.
한 손님. 태풍을 부른다.
손님 : 저기요. 저기요.
듣지 못 하는 태풍.
더 크게 부르는 손님.
그제야 듣는 태풍.
태풍 : (밝은 미소로) 아 네~!
페이드 아웃.
타이틀 “출연을 하려면 말이야”
1탄과 이어진다.
서진 : 그건 말이죠. 일단, 연기를 잘 해야 돼요.
태풍 : 쫌 전에 그 얘기 했잖아.
서진 : 쓰읍 ~ 들어보세요. 나를 알려야 되요. 관계자들한테 어필을 해야 되. 캐스팅 디렉터한테 찾아가서, 들이대고, 인사하고, 가끔씩 술자리도 가지고, 아니면 영화제. 어. 영화제를 가야지. 영화제에 가서 선견지명의 눈으로 미래가 촉망한 영화감독을 찾아내. 그래서 막 들이대. 당신 영화 너무 좋다. 나를 써줘라. 넌 될 감독이다. 이렇게 해. 아니면, 기획사. 기획사 찾아가야 되. 기획사 관계자한테 나란 사람이 있다. 들이대야되.
제가 생각하는 출연하기 위한 방법은 이 세 가지인 거 같아요. 캐스팅 디렉터, 독립영화, 기획사.
태풍 : 그건 그래. 그런데 기획사는 이제 우리가 나이가 있어서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기 전까지는 힘들지.
유진 : 경력 있잖아요.
덕희 : 있죠. 경력... 있는데, 경력이.... 기획사에서 인정을... 인정을 해줘야...
서진 : 기획사는 건너 뛰고 우리가 출연하기 위한 방법은 캐스팅 디렉터와 독립영환데.
덕재 : 결국엔 나를 알리는 작업이 겁나 중요하네요. 하고 있어요?
순간 정적.
태풍, 서진 : 아니.
서진 : 출연을 못 하는 이유가 있었네.
태풍 : 그렇네.
지영 : 나는 하고 있는데? 뭐 많이는 아니지만, 오빠들보다는 많이.
서진 : 아 조케따.
지영 : 아 띠껍다.
서진 : 에이 부러워서 그러지. 나는 촬영도 못 하는데, 너는 촬영을 많이 하니깐,
지영 : 부러울 정도는 아니에요. 오빠랑 똑같애요. 뭐. 오빠도 종종 나가잖아요.
서진 : 난 단역으로 현장 나가기 너무 힘들어. 매 번 새로운 곳에 혼자 뚝 떨어지는 거.
덕희 : 나는 프로필 돌리는데?
서진 : 근데 왜 촬영을 못해?
덕희 : 내가 아나?
서진 : 그럼 내가 아냐?
태풍 : 덕희 연기 잘해?
덕희 : 저요? 나쁘지 않죠.
서진 : 그럼 한번 해봐.
덕희 : 미친형이네.
서진 : 연기 잘 한다며?
덕희 : 나쁘지 않지.
서진 : 그럼 한번 보여줄 수 있는 거 아니야? 혹시 알아? 관계자가 우연히 이 연기를 보고 너를 캐스팅 할지?
덕희 : 어?
서진 : 어?
태풍 : 어?
지영 : 어?
덕재 : 어?
태풍 : 서진이가 미쳐가고 있구나.
서진 : 미치지 않고 살아갈 수가 없죠. 글은 제가 쓰잖아요.
태풍 : 그런데?
서진 : 이것도 제가 쓰고 있다는거죠.
태풍 : (??)
서진 : 있어요.
지영 : 그게 뭔데요?
서진 : 일단, 연기 한번 해봐.
덕희 독백 연기를 한다.
지영 : 연기 많이 늘었다?
덕희 : 그죠? 나쁘지 않다니깐,
서진 : 그런데 왜 캐스팅이 안 되냐?
태풍 : 그르게. 연기도 나쁘지 않고, 프로필도 돌리는데 왜 캐스팅이 안 되지?
덕희 : 음.... 이....미...지?
덕재 : 너 같은 이미지를 써주는데도 있을 거 아냐?
덕희 : 써주는데도 있지. 많이 써주지는 않으니깐요.
덕재 : 그렇네.
지영 : (덕희에게) 프로필 얼마에 한 번씩 돌려?
덕희 : 나? 한달에 한번? 캐스팅 디렉터들한테는 2~3개월에 한번?
서진 : (덕재한테) 너는 돌리고 있어?
덕재 : 디렉터들한테 안 돌린지는 꽤 됐구요. 영화는 뭐 틈날 때마다 돌려요.
서진 : 형님은요?
태풍 : 가끔 필커 돌리고, 안 돌린지 꽤 됐는데?
서진 : (지영이한테) 너는?
지영 : 전 정기적으로 계속 돌리고 있어요.
서진 : 저도 안 돌린지 꽤 됐어요. 출연을 못 하는 이유가 있었네.
태풍 : 그럼. 프로필을 좀 더 돌릴까?
서진 : 그런데 아는 조감독들은 영화 프로필은 돌리나마나래요.
태풍 : 어떻게 그거라도 해야지. 기회라도 얻지.
서진 : 그렇죠.
덕희 : 그런데, 오디션 봐도 이미지 단역 또는 단역이 대부분인데, 관계자들은 작은 역할은 작은 역할로 밖에 안 봐.
덕재 : 맞아요.
서진 : 할 수 있는게 그거 밖에 없잖아.
태풍 : 그거라도 해야지.
지영 : 작은 역도 못 하고 있으면서 출연 못 한다고 불평불만 가지면 안 되죠.
서진 : 불평불만 안 가졌는데?
덕재 : 무언가 다른 전략이 필요해. 다른 배우들과 다른 전략.
덕희 : 그게 뭘까요?
태풍 : 관계자들하고 술을 마시러 다니자. 캐스팅은 술자리에서 이뤄진데.
서진 : 아고 형님아. 옛날 얘기 하고 있어. 술자리 캐스팅이 얼마나 가겠어요?
태풍 : 지금 캐디가 술 마시자고 나오라고 하면 안 나가?
서진 : (일어서면서, 노래를 부른다.) 무조건 무조건이야.
태풍 : (무시하며) 그럼. 무조건 가야지.
지혁 뻘쭘하게 앉는다.
서진 : 그런데 사실 불편해요. 술자리 다니면서 나를 어필하는 거. 마음이 너무 어려워.
덕희 : 그것도 할 줄 아는 사람만 하는거지. 쉬운 일 아니예요. 저도 해보려고 했는데 괜히 작아지고 내가 여기
서 뭐하나 싶고, 누나는 술자리 자주 나가요?
지영 : 아니.
덕희 : 그런데 어떻게 촬영을 꾸준히 나가?
지영 : 꾸준히 프로필을 돌렸으니깐
서진 : 참. 맨날 모여가지고 이런 얘기나 하고 있고,
태풍 : 우리 생산적인 이야기를 하자고 뭔가 진취적이고 퐈이팅있는 그런?
덕재 : 좋습니다. 생산적인 이야기. 이런 힘 빠지는 소리 하고 싶지 않아요. 답도 업고, 결국엔 연기력이예요. 요즘 할 게 얼마 많아. 콘텐츠도 겁나 많고, 유튜브도 있고,
태풍 : 유튜브? 유튜브에서 뭐해?
덕재 : 요즘 유튜브 많이 하잖아요.
덕희 : 나도 유튜브 했었잖아. 그런데 아무도 안 봐. 디지게 힘들어 그거.
지영 : 요즘에 배우들끼리 유튜브 많이 하던데?
태풍 : 그래? 그럼 우리도 유튜브 하자. 작품 만들어서.
서진 : 작품이 있어야지요.
태풍 : 쓰면 되지.
서진 : 아. 쓰면 된다. 참 쉽다. 작품이 막 뚝딱뚝딱 나오나? 작품 써보신 분?
지영 : 오빠 그런데 예전부터 작품 한번 써보고 싶다고 얘기하지 않으셨어요?
서진 : 내가?
지영 : 네. 그랬던 거 같은데?
서진 : 그랬어?
지영 : 그랬다니깐, 치사하고 더러워서 자기가 다 만들거라고.
서진 : 그래?
덕희 : 어. 형 그랬어.
서진 : (생각하다) 어.. 그러긴 했지. 말만..
덕희 : 이참에 한번 써봐.
태풍 : 그거 괜찮겠네.
서진 : 아.
태풍 : 서진아. 일단 최대한 기다려줄테니깐 한번 써봐.
서진 : 이렇게 몰아간다고? 한번도 안 써봤는데? 그런데 우리 중에 편집할 줄 아는 사람도 없잖아요. 촬영은
누가해? 카메라는 어디있고?
태풍 : 일단 해보는거지.
덕희 : 나 아는 형 중에 편집 잘하는 형 있어. 그 형한테 부탁해볼게. 아니면 내가 그 형한테 배울게. 뭐라도 해야지.
덕재 : 맞아요. 이대로 가다간 연기고 뭐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자신 때문에 뒤져버릴 거 같아.
태풍 : 안 찍으면 누군가가 우리 걸 볼 확률 0%, 찍으면 볼 확률 50%. 뭐 어차피 시간은 많고 할 것도 없는데, 한번 해보는거지.
서진 : 이래나 저래나 출연은 못 하는 거,
갑자기 일어나서 소리 지르는 서진.
서진 :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자기 뺨을 때리며) 아자!!! 할 수 있다!!! 하자! 해내자! 아쟈!!!
태풍 : (소리 지르며) 너 미쳤냐!!!??
서진 : 미치지 않고 살아갈 수 없죠. 어차피 디지게 힘든 인생인데 미치고 한번 해보는거죠!!
덕재, 덕희도 일어난다. 희안한 춤사위. 다같이
타이틀 <배우가 가는 길>
https://youtu.be/HQt4n1dhYFs - 영상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