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6. “엎어지는 게 뭐 한 두 번이야?”

배우가 가는 길

by 쓰는 배우

S#1. 지영의 집.


지영 누워서 핸드폰을 보고 있다.


Na. 내 나이 서른 하나. 연기를 하면 행복할 줄 알았다. 행복하다. 그런데 불행하다. 뭐 드라마도 데뷔했고, 알바를 하면서 간간히 생계는 이어간다. 그런데 크게 행복하지 않다. 뭐지? 하고 싶은 거 하면 행복한 거라면서!!! 이게 뭐냐고,


서진의 대사가 떠오른다. “너 근데 결혼 안 하냐?”


Na. 지는 나보다 나이 훨씬 많으면서.


타이틀 “엎어지는 게 뭐 한 두 번이야?”

S#2. 연습실.


태풍, 이현, 덕재, 덕희, 지영 연습실에서 이야기를 나눈다.


태풍 : 그럴 수도 있지. 인마 괜찮아.


덕희 : 맞아요. 형. 저도 그런 적 있어요.


이현 : 아 왜 그래요? 괜찮아요. 전


지영 : 하나도 안 괜찮아 보여.


덕재 : 잘됐지 뭐. 넌 연습 더해야 돼. 새끼야.


태풍 : 덕재아. 너 아무리 그래도 인마. 친구한테 그렇게 말하면 돼. 이현이 보니깐 연습이 더 필요하긴 하더라. (은근 좋아함)


지영 : 이현이 좋은데? 자연스럽고?


덕재 : 자연스럽기만 하니깐 문제지.


지영 : 요즘은 자연스러운 연기가 대세야.


이현 : 저.. 영화가 잠시 미뤄진 거 뿐이예요.


태풍 : 그거 영화 엎어진거야. 뭐 이 쪽 바닥 이런 일이 한두번이야?

괜찮아. 괜찮아. 너 탓 아니야.


이현 : 그렇게 말하니깐 더 이상해지네.


덕희 : 형. 괜찮아요. 오늘 뭐 기분도 씁쓸한데. 술이나 한잔 하러 갈까요?

이현이형 덕에 현장가서 사람들이랑 인맥 좀 쌓나했는데.


이현 : 이럴 때일수록 더 연습에 집중해야지.


서진 들어온다. 시나리오 관련된 책들을 들고 있다.


서진 : 늦어서 죄송합니다.


각자 “왔어요? 오셨어요? 안녕하세요”


태풍 : 서진이 왔어. 도서관 다녀온다고 하더니 책 많이 빌려왔네.


서진 : 저 당분간 찾지 마세요. 시나리오 쓰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태풍 : 생색내려고 왔구나.


서진 : 네.


덕희 : 잘 생각했어. 그동안 우리 “아차맨” 찍고 있을게.


서진 : 그래. 내 머릿속에 뭐가 들었는지 뭘 써야 할지 도저히 모르겠어. 공부를 해야겠어.


지영 : 오빠. 이현이 이번에 들어가는 영화 엎어졌데요.


이현 : 엎어진 게 아니라 딜레이


서진 : 엎어진 거나 딜레이나 그게 그거지.


이현 : 에이 형. 엎어진 거랑 딜레이랑은 엄연히 다르죠.


지영 : 아 미안, 딜레이. 하두 그런 게 많아서.


서진 : 그래. 인마. 엎어져도 괜찮아. 그럴 수도 있어. A급이 캐스팅 되도 엎어지는게 영화판인데. 그런데 이제 뭐하냐?


이현 : 열심히 해야죠.


서진 : 그걸 물어본게 아닌데.


덕재 : 그래 너는 더 열심히 해 인마. 자주 나오고.


덕희 : 그래요. 형. 형도 열심히 좀 해요.


덕재 : 나보고 그랬냐?


덕희 : 아니요. 이현이 형.


덕재 : 나보고 그런 거 같은데?


덕희 : 형은 열심히 하잖아요. 열~ 심~ 히~


덕재 : 살짝 놀리는 거 같다 너?


태풍 : 이현이 영화 엎어지고


이현 : 아 딜레이 됐다니깐요.


태풍 : 그래. 그래 딜레이 되고, 서진이는 이제 시나리오 책 빌려왔으니깐 공부하면서 시나리오 준비하고, 우리는 아차맨을 찍어야 하는데, 덕재가 아이디어니깐 뭐 나온 게 좀 있으려나?


덕재 : “아차맨” 아차 하면 나타났다 우리 고민을 해결해주고 가는 아차맨. 뭔가 메시지가 있었으면 해요.


태풍 : 메시지 좋지.


덕희 : 그리고 공감이 되면 좋겠어.


태풍 : 공감 좋지.


지영 : 재밌었으면 좋겠어요.


태풍 : 재미 좋지.


이현 : 사람들이 좋아했으면 좋겠어요.


태풍 : 좋아 해주면 좋지.


덕재 : 그럼. 이현이가 좋아해 줄 만한 이야기를 한번 써보면 되겠다. 영화도 엎어졌는데.


이현 : 미친새끼가 진짜.

딜레이 됐다니깐, 그리고 너 아이디어잖아. 너가 써야지.


서진 : 뭐야? 아차맨 그때 나온 거 아니였어?


덕재 : 짧지만 이것도 쓰기가 쉽지 않네요.


서진 : 잘 쓰려고 하지마. 그냥 써. 일단 쓰고, 한번 찍어보자.


덕재 : 형도 그럼 그냥 써보세요. 그러면 되겠다.


서진 : 어? 그렇지. 근데 그냥도 안 써져.


덕재 : 그죠?


서진 : (모두들한테) 덕재이한테 뭐라고 그러지 마세요.


태풍 : 그래 그래. 기다려줄게. 천천히 하자.

근데 맨날 노가리만 까다가 헤어지는 거 같은 그런 느낌 안 드니?


덕희 : 그런 느낌 저도 들었어요.


지영 : 저도... 살짝?


서진 : 뭐 맨날 노가리만 까요? 우리가 모여서 한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은데, 작품 쓰기로 했지. 홍보영상 찍었

지. 아차맨 아이디어도 나왔고.


태풍 : 그러네. 이야기한 것들이 많네. 결과는?


서진 : 아따 이 형님 말씀 또 섭섭하게 하시네. 이런 것들이 다 결과가 팍팍 나오는 게 아니예요. 형님은 연기를 15년을 넘게 한 사람이 아직도 이쪽 바닥을 이렇게 모르시나?


태풍 : 아. 미안. 미안. 천천히 하자. 덕재도 기다려줄게.


덕희 : 그럼 뭐하죠?


지영 : 연기해야지? 우리 원래 스터디 하려고 모인 거잖아.


이현 : 그래. 연기하자.


정적


덕재 : 그런데 뭘 연기하지?


태풍 : (덕재에게) 독백 가지고 있는 거 없어?


덕재 : 있어요.


태풍 : 그럼해.


덕재 : (어이없음) 아. 지금요?


태풍 : 그럼. 지금 하지. 우리 시간 없어. 이 시간들을 진취적으로 보내야지. 생산적으로


서진 : 아오. 체계도 없고 방향성도 없고 전략도 없고 연기도 없고 다 없어.

우리가 안 되는 이유가 있네. 전 시나리오 공부하러 갑니다. 찾지 마세요.


서진 나간다.

모두 어이 없음.


지영 : 저렇게 간다고? 레알?


덕희 문 쪽으로 갔다가 돌아오며


덕희 : 진짜 갔어요.


이현 : 완전 또라이네.


덕재 : 서진이 형 가끔 저래. 멀쩡한데, 개또라이야.


이현 : 그런데 우리 진짜 뭐해요? 저 당분간은 잘 나올 수 있을 거 같은데.


덕희 : 오늘 연기 하실 수 있는 분?


아무도 없다.


태풍 : 서진이 말이 맞아. 우리 체계가 필요해. 앞으로 이 시간들을 어떻게 사용할 건지 한번 이야기 해보자.

덕재 : 그래요. 아차맨은 제가 이번 주 일요일까지 어떻게 해서든지 써서 올릴게요.


덕희 : 맞아요. 맨날 모여서 시간만 날리고, 목표와 방향성이 중요합니다.


이현 : 시간표를 짜는 거예요. 미리 뭐할건지 이야기 나누고 모였을 때는 그거를 그냥 하는 거예요.


지영 : 좋아요.


태풍 : 서진이 작품이 나올 때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거 같으니깐 그전까지 독백이랑 2인극 하고 싶은 거 하잖아. 기존에 있는 대본으로, 그리고 덕재이가 <아차맨> 쓰면 그거 찍으면 되지.


덕희 : 그런데 편집은 누가 해요? 촬영은?


모두 덕희 쳐다본다.


덕재 : 너 유튜브 했었잖아.


덕희 : 네.


덕재 : 너 지인 중에 편집 잘하는 사람 있다며?


덕희 : 네.


덕재 : 너가 하면 되겠네.


덕희 : 네?


덕재 : 우리는 편집할지 몰라. 유튜브 했던 편집 실력으로 편집하면 되지.


태풍 : 나도 우리 작품 이야기 나올 때부터 편집 공부하고 좀 하고 있었거든.

유튜브에 다 나와있어. 금방 할 수 있을 거 같애.


이현 : 촬영은 어떻게 해요?


태풍 : 이제와서 말을 하는 거지만, 저번에 광고 두 개 찍었었잖아. 결혼자금으로 모아두려고 했는데, 그 돈 들어오면 카메라 하나 사려고.


지영 : 결혼자금으로 카메라를 산다고요? 오빠 미쳤어요? (말과 표정이 다르다. 엄청 좋아함)

예 ~~~~~~


다같이 엄청 좋아한다.


덕희 : 형님. 결혼자금인데 카메라를 왜 사요?


덕재 : 형님. 진짜 말도 안 되는소리하지 마세요.


이현 : 카메라를 사신다구요? 결혼자금으로?



덕희 : 그런데 우리 카메라가 꼭 필요하긴 하지.


다같이 “카메라 ! 카메라 ! 카메라 !”


태풍 : (거들먹거리며) 내가 리더니깐 그 정도는 해야지.


이현 : 리더면 더 해야죠.


덕재 : 더 해야 하지만 카메라 구입만으로도 인정.

앞으로 제대로 모시겠습니다.


지영 : 에이 오빠. 우리 진짜로 작품 만들 수 있겠어요. 말이 현실이 될 거 같은데?


태풍 : 하 ~ 나 새끼들 나야. 아차차차. 사버렸다. 움하하하


덕희 : 그걸로 독백도 촬영하고 장면도 찍고, 연기영상도 만들면 되겠어요.


태풍 : 그래. 아는 감독한테 물어보니깐, 제작 여건 안되는 감독들은 혼자서 카메라 하나로 찍는다고 하더라고, 해보자!!!!!!!!


덕희 : 좋아요. 이제 우리 촬영할 수 있겠다.


덕재 : 가즈아!!!!


타이틀 <배우가 가는 길>

https://youtu.be/uO7s7jSK62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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