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아끼고 지키는 법
젠장,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 없다니.
사람은 고쳐쓸 수 있고, 변할 수 있고, 믿을 수 있고, 세상은 아름답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그동안은. 그런 나의 세상이 쓰디쓴 한약처럼 변해버렸다. 너무 써서 먹어보지도 않은 사약을 들이켜는 기분이다.
내 인생에 처방이 필요했다. 무언가 사탕처럼 달달한. 요즘 내가 하는 것이라고는 글쓰기와 운동하기. 어느덧 내 삶에서 가장 친한 친구인 두 가지 행위만큼 정직하고 나를 위로해 주는 것이 없다. 마음속에 끌어 오르는 감정을 엄지손가락으로 꾹꾹 눌러 활자로 표현하고, 새하얀 백지에 서운함과 슬픔을 전부 게워낸다. 그럼에도 응어리진 아픔 한 조각은 토해지지 않지만, 속이 어느 정도 편해지긴 한다.
운동도 세상 그 무엇보다 정직하고 진솔한 내 베프이다. 세상에 내 맘대로 되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시험 준비도, 회사 생활도 내 마음대로 흘러가는 건 어느 하나 없다. 특히 연애에 있어서는 어떤 사소한 것 하나도 내 맘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래서 더 운동에 매료되었나 보다. 땀을 흘린 만큼, 무게를 증량해 나아갈수록, 횟수를 반복할수록 몸은 그에 맞는 아웃풋을 낸다. 그렇기에 운동은 내 자존감의 근원이자, 쓰디쓴 인생을 버텨나갈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다.
한참 골골 거리며 비련의 주인공처럼 훌쩍거리고 있을 때 인스타그램에서 김토끼의 응원 담긴 메시지를 읽게 되었다. 나에게 절실히 필요한 마음가짐이었다.
개판 오 분 전인 내 일상을 일으켜 세워야 했다.
개판인 내 인생에 태클을 걸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난 내 삶에 애착이 크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애정하는 문장은 “Love the life you live, Live the life you love”이다.
대학생 때부터 10년간 이 말을 읇조리며 일상에 옮기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한 때는 내 삶이 몹시나 반짝였고, 한때는 시궁창이기도 했다. 지금은 개판정도라 불러야 할 것 같다. 그럼에도 여전히 내 삶을 사랑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삶을 살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겠다.
김토끼의 말마따나 do what you love가 내 삶의 처방전이 되어주지 않을까. 위에 적힌 문장들을 하나씩 살펴보기로 했다.
- 나 자신을 최우선으로 둔다
맞는 말이다. 내가 무너지면 타인도 없다. 나의 행복이 최우선이고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스스로의 감정에 집중하고, 끊임없이 안부를 묻고, 주변에 쓰던 에너지를 나 자신을 위해 쓰자. 내 인생이 빛날 때는 사람이 찾아오고, 내가 아픔을 호소할 때는 뒤도 안 보고 떠나가더라. 언제든 떠날 수 있는 타인을 위하기보다는 나를 최우선으로 두고 살아가자.
- 사랑하는 일을 한다
가슴 뛰는 일을 하자. 취미라도 좋다. 생각만 해도 설레고, 내일이 기다려지는 일을 하자. 하루가 보다 특별해진다. 나에게는 운동과 글쓰기가 그러하다. 내일은 또 어떤 소재가 떠오를까, 내일은 어떤 운동을 할까. 어떤 일상이 또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앞으로도 소중한 내 취미와 루틴을 지키며 살아가야지.
- 내 인생에 좋은 것만 담는다
쓰레기를 담다 보면 쓰레기통이 된다. 계속해서 똥차만 만나다 보니 내가 있던 곳이 폐차장이구나 깨달았다 폐차장에서 벤츠가 어디 없나 기웃거리고 있던 것이다. 안 그래도 쓴 인생에 더 쓴 불량식품은 필요가 없다. 불량식품이라면 달달해서 기분이라도 좋아져야지, 이건 뭐 섭취 후 배탈만 나더라. 난 고물상이나 쓰레기통으로 남고 싶지 않다. 향기 나는 예쁜 꽃을 잔뜩 담아내는 화병이 되고 싶다.
- 오늘 꾼 꿈은 내일의 현실이 된다
오늘이 비록 힘들더라도 긍정적인 내일을 꿈꾸자. 긍정적인 바이브로 건강한 하루를 살아내면, 하루가 모여 삶이 된다. 부정적인 생각과 걱정으로 하루를 울상으로 보내지 말고, 한 번이라도 더 웃을 수 있는 하루를 살아가자.
- 나를 멋진 곳으로 이끌 선택을 한다
괴로운 선택이더라도 나를 멋진 곳으로 이끌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실행에 옮기자. 처음에는 견디기 힘들 수도 있지만, 결국 나를 위한 선택을 하자. 어느 누구도 내 삶을 대신 살아주지 않기에, 스스로 나를 챙겨야 한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고, 때때로 힘들고 지치더라도 삶을 살아갈 의무를 가진 나이기에.
- 정돈된 삶을 산다
집을 깨끗이 정돈하자. 집이 더러우면 더욱 대충 살게 된다. 무기력할 때는 설거지도 하지 않고, 옷도 아무 데나 막 벗어던져놓는다. 배달 음식을 시켜 먹고 치우지도 않는다. 그러다 보면 쓰레기통 같은 집에 사는 나 자신이 더욱 보잘것없이 느껴진다. 내 공간을 깔끔하게 정돈하고, 쓸모없는 쓰레기는 비우고, 단정한 모습으로 활력 넘치게 하루를 시작하자. 정성스레 하루하루를 보내자.
- 나를 귀하게 대한다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대하면 뿜어내는 분위기가 다르다. 나를 홀대하는 사람들이 주변에서 사라지고, 나를 진정으로 아껴주고 위해주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나 자신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는데, 어느 누가 나를 사랑해 줄 수 있을까. 나 자신을 귀하게 여기면 남들도 나를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나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을 테다.
타인과의 관계보다는 나와의 관계에 더 귀 기울이고 전부를 쏟아야겠다. 가장 잘 보여야 하는 건, 내가 사랑하는 사람도, 주변 사람도 아니다. 나 스스로를 더욱 존중하고 아껴주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가장 잘 보여야 타인을 존중하고 이해할 여유가 생긴다. 그러니까 때로 예상치 못한 충격이 온다 해도, 흔들리지 말고 굳건해지자.
내 삶은 내가 만들어가는 거니까.
빛나는 삶을 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