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당신의 행복은 무엇이었나요?

효율이 제일 중요했던 내가 시간이 하나도 아깝지 않았던 순간

by Giagraphy



9호선 출퇴근시간의 지하철을 타본 적이 있는가?

분명 내 의사가 아닌데 무빙워크로 지하철을 타고 내릴 수 있다.

그런 지옥철을 매일 오고 가는 나는, 그 시간조차 그냥 보낼 수가 없다.


나는 늘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려고 노력한다.

아니, 그럴 수 밖에 없다.

완벽주의에 욕심까지 많아서 늘 일을 벌리는 타입이라,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

출퇴근길엔 유튜브를 편집하고, 회사에서 짬을 내 글을 쓴다.

잠깐의 이동 시간에도 한 장이라도 책을 읽으려 노력한다.

내 달력은 개인 약속과 러닝으로 빼곡하다.


고수리 작가의 『까멜리아 싸롱』은

그런 내게 너무 애쓰지 말라고 했다.

이 소설은 지상에서 사람들이 49제를 지내는 동안

영혼들이 머무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여준다.

사실, 죽음보다 삶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들에게 삶을 '어떻게' 잘 살아야 하는가는 이미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이미 충분히 살아온 사람들에게, '괜찮아, 잘해왔어'하고 다정함을 건네는 이야기였다.


“너무 애쓰지 마. 착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저 너 하고픈 대로 살아.”

애쓰지 말라는 말이

그래서 더욱 나에게 와닿았는지도 모르겠다.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이 모여

마주하고 질문하고 대답하고 경청하고 공감하고 격려하고 위로하면서,

서로를 이해해 나간다.

아무렇지 않아 보여도 모두 자기만의 싸움을 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도, 나에게도 친절하라고 말한다.


등장인물들은 각자 쉽게 겪기 힘든 고통을 가지고 있지만,

그와 반대로 소설은 다정하고 예쁜 단어들로 가득차있다.

그래서 더욱 마음이 따뜻해졌다.


“예쁜 얼굴이 왜 이리 그늘졌어. 예쁜 것들 보고 많이 웃어. 저기 창밖 좀 봐.”

이 문장을 마주했을때, 나는 정말로 고개를 들어 반대편 창밖을 봤다.

마침 내가 탄 지하철이 한강을 건너는 중이었다.


오늘따라 한강이 예쁘네.

"너무 예뻐서, 너무 평화로워서, 너무 행복해서 비죽 눈물이 났다. 이토록 선명한 행복이라니."


예쁜 것을 바라보는 그 순간은,

시간이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