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도 모르게 이미 신념을 좇고 있었다

『스타트 위드 와이』독서모임 후기: 생각을 언어로 만드는 힘

by Giagraphy
나는 나도 모르게 이미 신념을 좇고 있었다.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과 책을 더 깊이 있게 읽어야겠다는 생각은 거의 동시에 들었다.

그래서 독서모임을 찾기 시작했고, '모두가 모두의 멘토'를 지향하는 모멘토스라는 공동체를 알게 되었다.

첫 번째 선정도서는 『스타트 위드 와이』였고,

나는 꽤 비판적인 서평(https://brunch.co.kr/@giagraphy/26)을 썼다.

그리고 책 선정자인 종이집경님은 내 서평을 보고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

미국식 자기 계발서의 맹점은 분명히 끼워 맞추기 일지 모르지만, 그 안에서 나에게 필요한 메시지는 꼭 한두 문장이 있고, 그것만 챙겨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분 말이 맞다.

나는 이 책에서 "WHY에서 시작하라"는 메시지는 받아들이지 못했지만,

WHY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리마인드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나는 이미 WHY를 좇고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런데 독서모임에서 책에 대한 후기를 함께 나누며 내 생각은 더 명확해졌다.

WHY는 출발점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라는 걸.

여지행님은 공황장애를 이겨내며 '지금 여기 행복'이라는 삶의 WHY를 발견했다.

"인생은 becoming이 아니라 being에서 행복을 찾아야 한다"라고 했다.

사실 이 문장은, 내가 그 책을 비판했던 이유에 매우 가깝다.


“WHY에서 시작하라”는 메시지는 becoming처럼 느껴졌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WHY를 ‘설정’하는 것처럼.

반면 여지행님처럼 ‘지금’에서 WHY를 발견하는 것은 being이다.

이미 살아가는 과정 그 자체에서 깨닫는 것.


책에서는 WHY가 있어야 사람들이 따르고, 지속가능하며, 차별화된다고 말한다.

정작 그 WHY를 어떻게 설정하는지 혹은 어떻게 발견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빠져있었다.

적어도 내가 읽은 부분까지는.


사람들은 이미 무언가를 하며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누구나 머릿속에 자기만의 생각이 있고,

매 순간 모든 결정은 그 생각을 통해 이루어진다.

하지만 그 생각을 들여다보고 뾰족한 말로 바꿀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그렇기에 누군가가 나와 비슷한 생각을 정리된 언어로 얘기할 때 강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타인의 언어는 온전히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아닐 수 있다.


연기처럼 희뿌연 생각을 나만의 언어로 정제해 낼 수 있을 때, 그것이 나의 기준이 된다.

그 기준이 모여 가치관이 되고, 그 가치관이 책에서 말하는 WHY다.

그렇게 또렷한 기준과 가치관이 있으면,

WHY에서 시작해야지 하고 의식하지 않아도, 이미 자기도 모르게 시작하고 있다.

그래서 생각을 언어로 정제하는 힘, 즉 WHY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종이집경님도 그걸 아셨는지, 모임 전 질문 리스트 중 하나는 ‘나의 WHY 발굴하기’였다.

WHY를 3번 연속으로 질문하면, 마지막 WHY가 나의 진짜 WHY일 수 있다는 것.

바로 책에서 말하지 않았던 WHY를 명확히 하는 법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나는 WHY가 꽤나 선명한 사람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나의 WHY가 단단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연스레 나의 가치관이 뚜렷해졌고,

그래서 나도 모르게 이미 WHY를 좇고 있었던 것 같다.

그게 내가 여러 도전을 하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매번 또다시 도전할 수 있었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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