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동복지시설 ‘계룡학사’ 이야기
지난 8월 6일, 계룡학사에 도서관이 생겼다. 아동복지시설인 계룡학사 내 130㎡ 공간이 안락한 책방으로 탈바꿈된 것이다. 이 작은 독서공간 이름은 계룡학사 “꿈의관”으로 걸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충남사회복지협의회가 지원한 사업의 결실이다.
아산에 있는 2만 3천여 삼성 디스플레이㈜ 직원들이 월급날 십시일반으로 모은 기금으로 시행하는 사회 사업이 있다. ‘책울림’이라는 독서공간 지원 사업으로, 책 읽을 분위기가 조성되도록 리모델링해주고 우량도서로 채워주는 활동이다. 충남에는 아동복지시설(보육원)이 13개소인데, 작년부터 올해까지 이곳 모두에 작은도서관을 꾸며주어 왔다. 작은도서관치고 제일 큰 곳이 바로 ‘계룡학사 꿈의관’이라고^
개소식은 2부로 나누어서 진행되었다. 책울림사업 계룡학사 “꿈의관”개소식은 내빈이 30여 명, 아동 50명과 이를 돌보는 복지사 등 28명의 직원, 이렇게 12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개소식 최초 순서는 김진 목사의 축하기도였다. 아동시설 거의 대부분이 기독교 계통이라는 이야기는, 나중서야 들었다. 내빈 소개를 맡은 계룡학사 유창학 원장(65세)은 관내에서는 면장과 교육기관장 등 최소한으로 초청했다고 밝혔다.
사업경과 보고는 정승헌 사무국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책울림 사업이란 우수도서 및 독서공간을 지원해주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사회공헌 사업으로 ‘책 읽는 습관 만들기’가 목표이다.
계룡학사는 올 봄 3월 충남아동복지협회를 통하여 책울림 지원사업 선정을 통보받았고 4월에 지원증서를 전달받았다. 6월에 계룡학사 프로그램실에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하였으며 7월에 독서 공간이 완성되자 8월 6일 개소식을 하게 되었다는 경과보고였다. 격려사에 나선 삼성디스플레이 한준호 상무는 “꿈”이 참 좋다며 도서관에서 신영복 교수의『감옥으로부터의 사색』과 박완서 소설들을 접하고 작가를 꿈꾼 적이 있다는 얘기를 들려주었다.
윤흥중 연산면장은 황명선 시장의 축사를 대독하였다. “세계최대의 디스플레이 생산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우리를 책에서 멀어지게 한 것은 아닐까요?”라며 엇나가는 듯한 축사가 곧바로 반전되었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우리 지역에 2018년 에덴보육원을 시작으로, 올해 계룡학사와 논산애육원의 독서 공간을 아름답게 변모시켜 주었습니다. 지난 5월 개관한 논산시 열린도서관에서 보듯, 이제 책 공간은 공부하는 곳에서 사람이 모이는 즐거운 공동체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요즘 도서관에 가면 늘어지게 누워서도 책을 볼 수 있는 시설들이 겸비되어 있다. 아동들에게는 공공도서관도 필요하지만, 안락한 독서공간도 동시에 주어져야 하는 것이다. 충남아동복지협회 최현숙 회장과 후원자인 서정화 세무법인 중원 대표, 논산시의회 김만중 행정자치위원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드디어 개소식 주인공인 아동들 시간이 되었다. 권현옥 생활지도원과 조예진 외 다섯 초등생이 나와서 오카리나와 팬플룻 합주를 했다. 계룡학사에는 오늘도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돌아간다.
그 중 하나인 오카리나&팬플룻반은 2017년부터 약 2년 동안 파견 강사로부터 계속 배웠다. 동요, 가요, 캐롤, 복음성가 등을 배우고 익혀 송년행사 같은 때 찾아온 후원자들 앞에서는 공연을 해왔다. 올해는 합창과 핸드벨에 흠뻑 빠져 있다.
1부 마지막은 감사편지 낭독과 꽃다발 전달식이었다. 그간 도서실이 있긴 있었지만 30년이 더 된 아주 낡은 건물 안에 있어서 들어갈 분위기가 아니었다는 내용을 강보람 학생이 낭독하고, 꽃다발은 황민혜 학생이 고마운 삼성측 손님들에게 전달하였다.
1부 행사를 삼미관에서 끝낸 후 테이프 커팅식은 숙소와 식당이 있는 본 건물에서 거행하였다. 사진 촬영에 고공 사다리가 필요해져서 급히 찾으니 행사장에 있던 고교생들이 뛰어가더니만 즉각 세워주었다. 여기에는 콩콩이 같은 놀이기구나 살림가구, 없는 게 없는 생활 현장이다.
끝 순서로 독서공간 시설투어 이후 식당에 준비된 다과 파티에서 못다 나눈 이야기들을 꽃 피웠다. 오늘 자리가 자리인 만큼 대기업 삼성에 대한 칭찬 일색이었다. 와중에 삼성측도 고민이 있는 모양새이다. 대한민국 경제의 선두에 있다 보니 돈 많은 회사라는 이미지가 강해서일까, 삼성이 벌이는 사회사업이라면 당연지사로 여겨질 때도 있단다. 그러나 이 사업은 어디까지나 직원들 월급에서 나온 개인 모금이며, 그래도 직원 숫자가 많다 보니 지속가능한 사업 같다. 앞으로 충남에서 마을회관이나 아파트 지역아동센터 등 100여개의 공간을 목표로(현재 52개소 개원) 작은도서관으로 탈바꿈해 가는 것이 목표라는 이야기도 발표되었다.
개소식을 마치고 손님들이 돌아간 뒤 사무국장의 안내를 따라 계룡학사를 쭉 둘러보았다. 대략 1만여 평의 대지에 웬만한 건 물론 뜻밖의 것들도 포진돼 있다. 지역사회에 개방하는 시설로 실내는 IT룸, 교회, 학습실 등이 있고 실외는 아이들나라 꿈터숲, 축구장, 수영장, 테니스장, 골프연습장 등등. 아동시설에 골프장이라~~ 대한민국에 이런 보육시설이 어디 있을까 싶어진다.
“여기 들어오고 싶어서 들어오는 아이가 어디 있겠어요?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은, 환경이나마 좀 낫게 해주고 싶은 일념입니다.” 유창학 원장에게서 골프 이야기부터 들어보았다. 계룡학사는 1948년 설립된 이래 1200명이 길러진 요람이자 동향(同鄕)이다. 그 중 임준혁, 안송이, 김연섭 등 프로골퍼로 이름을 올린 이가 4명이란다. 1990년대 보육시설 최초 골프부 창단으로 ‘인간극장’ 등 TV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많은 후원자들을 모집하였다. 원내 골프장을 조성하여 연습하고 전지훈련을 가는 등 부단한 노력으로 남녀 프로골퍼들을 배출한 것이다. 명함 뒷면에 일반 후원과 골프 후원구좌를 별도 명시해놓고 있는 정승헌 아히들나라 사무국장은 “요즘은 골프후원이 없어서 잠정 중단” 상태라고 한숨이다.
원 출신으로 스포츠 외에도 부사관이나 대기업계열사에 취업한 경우도 있고 자수성가한 경우도 좀 된다고 한다. 축산업을 하는 A씨는 가끔 찾아와 삼겹살 파티를 벌여주는 돼지산타형이다. 마당에는 숯불 시설이 갖추어져 있고, 그 옆 삼미관 2층은 원 출신 가족이나 외부인들이 하루이틀 머물다 갈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다. 계룡대쪽 군인들이 많이 찾아오는데, 공군 25명이 한꺼번에 와서 학습지원을 해주고 간다. 행정구역상 논산시 연산이지만 계룡시가 가깝다 보니 직원들도 대부분 계룡에 산단다. 현재 여기에 머무는 식구는 원생 49명, 이를 돌보는 직원이 28명 대가족이다. 이 중에 생활지도원이 15명이며 영양사는 물론 상담사, 간호사도 각 1인씩이다.
오늘 도서실로 리모델링된 프로그램실의 “책울림 꿈의관” 개소식처럼 계룡학사에는 매년 굵직한 성과들이 이어져 왔다. 작년도에는 기능보강 사업으로 본관의 심리치료실 “아해들나라 상담센터”를 120여평 완공하고 개소식도 가졌다. 계룡학사가 디스플레이와 연이 깊은지, 2014년 여름에는 LG Display IT발전소 30호점으로 “아이들나라”가 개소되었다. 그 다음해 5월 녹색자금 나눔숲 조성사업으로 “아이들나라 꿈터숲”도 조성했다.
계룡학사에는 이런 환경적 하드웨어와 함께 소프트웨어적인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돌아간다. 오늘 개소식때 선보인 오카리나&팬플룻반은 2017년부터 약 2년 동안 파견 강사로부터 계속 배워왔다. 동요, 가요, 캐롤, 복음성가 등을 배우고 익혀 송년행사 같은 때 찾아온 후원자들 앞에서는 공연을 해왔다. 올해는 합창과 핸드벨에 흠뻑 빠져 있다.
계룡학사는 예체능 교육에 강한 편이다. 2000년에 ‘디키즈아우라’를 창단하여 외부 전문강사를 모시고 난타의 개념을 바탕으로 한 퍼포먼스 활동을 하였다. 대내외 공연과 TV프로그램 ‘스타킹’에 출연하여 우승 메달을 차지하였고 그 외 다수의 방송에 출연하여 보육시설 아동들 인식을 많이 개선하였다. 이를 계기로 실용음악 및 관련학과에 진학하여 공연 사업 등에 종사할 수 있도록 진로 지도로도 연계가 되었다. 2012년에는 서울의 유명 탭댄스 강사를 초빙하여 ‘탭스토리 주니어’를 창단하여 대내외적으로 여러 공연 활동을 전개하였다.
현재 학사에서는 아동들의 특기 적성 개발을 위한 음악, 체육, 미술 등 다양한 예체능 프로그램으로 필요한 경험을 하게 해준다. 견학, 관람 등의 다양한 문화활동 체험으로 잠재된 능력을 찾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기회를 많이 제공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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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은 정원이 95명인데 현재는 49명이다. 38년 전 유창학 원장이 맡을 당시에는 140명이었다고 한다. 계룡학사 역사는 70년 전인 194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여 출신으로 당시 교육자였던 유원장의 선친 故 유정식 선생의 형(兄)이 신원사가 있는 계룡면 양화리에 자그만 교육시설 “계룡학사”를 세운다. 그러다가 6·25후 전쟁고아가 급증하자 같은 교육자 출신 유정식 씨의 형은 교단으로 돌아가면서 동생에게 육아사업을 부탁한다. 양화리가 비좁아서 같은 계룡산 자락인 여기 화악리로 이전하게 되었고, 그 때가 1954년 여름이다.
그 후 재단법인, 사회복지법인으로 변경인가를 받아오던 유정식 씨가 1983년 어느날 아동숙사 보수공사 중 사고를 당했고, 타계하게 되었다. 당시 경영학부를 졸업하고 아버지와는 다른 사업을 구상중이던 외아들 유창학 씨가 얼마 동안 내려와 아버지를 돕고 있었는데, 급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에 그대로 주저앉게 된 경우이다. 선친은 59세 아들은 29세던 1983년 9월에 1남1녀의 아들이 계룡학사 2대 원장으로 취임하게 된 내력이다.
아버지는 30여 년간 보듬어오던 육아사업 미션을 아들에게 홀연 물려주고 떠난 이래 40여 년 외길인생을 걸어온 유창학 원장에게 저간의 이야기들을 청하였다.
원장님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듣고 싶습니다
1983년 59세의 나이로 타계하신 선친 고 유정식 원장님은, 1982년 평생 아동복지발전 공로로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훈하셨습니다. 2015년에서야 흉상도 건립했는데, 이제는 선친의 일대기도 정리하여야 할 때가 된 거 같아요.
나는 1983년 그때 이후 지금까지 계룡학사 원장으로 지내오면서 여기 계룡학사가 내 삶, 내 세계의 전부였던 거 같습니다. 그래선지 개인적인 이야기라 할 만한 것들은 별로 없지만 우리 아이들 얘기는 참 많고, 기록도 꼼꼼 해두고 있습니다. 갓난아이 때부터 함께 커서 엄마 아빠라 부르던 아이들이 어느덧 학교 가서 상 받고 반장이나 회장도 되는 날이면 “원장님, 나 상탔어요~~” 용돈 더 달라는 얘기이기도 하죠. (웃음)
사회복지사업하겠다는 가장을 위한 아내의 적극적인 지지와 가족 그리고 주변분들의 도움으로 지금 이 자리에 오게 된 것입니다.
우리 학사 살림을 보면 전체 운영재원의 대부분 지방정부 지원이고 부족한 예산은 후원금으로 충당됩니다. 70여년 동안 어려운 여건이지만 지금까지 운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늘 감사하는 마음이며, 끝까지 이 길을 걸어가고자 합니다.
부끄럽지만 우리 부부가 일궈온 아동복지현장의 성과를 인정해주셔서 부부가 모두 아동복지 유공자로 2008년에는 제가 국민훈장목련장을, 2013년에는 저의 처인 김경희 생활복지사가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훈하였습니다. 지금 우리 개인 후원은 400여 명이고 단체기관 후원은 200여 곳에 달합니다. 응당 그분들이 받아야 할 훈장들을 우리가 대신 받아놓은 것입니다(웃음).
지역주민과의 관계, 특히 후원이나 봉사활동 참여 방법 등이 궁금합니다.
우리 같은 시설과 지역주민·지역사회의 관계는 아주 긴요합니다. 지역사회 도움 없이 한정된 보조금 자원으로 시설을 운영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논산시와 계룡시의 자원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가장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곳은 계룡대 군자원의 도움입니다. 물질적 후원뿐만 아니라 재능기부, 단체 자원봉사, 학습지도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아동들에게 도움을 주고 계십니다. 어린이날이나 크리스마스, 연말연시에는 군부대의 초청으로 공연을 열어주시거나 계룡군문화축제 등을 견학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지역사회의 마트, 음식점, 미용실, 유명프랜차이즈업체, 금융기관 및 사회복지단체 등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십니다. 자원봉사시스템인 VMS를 활용하여 자원봉사자의 체계적 관리와 도움의 손길을 체크하고 있으며 연 2회“소식지”발간을 통해 시설의 소식과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습니다. 연 1회 후원자와 자원봉사자를 초청하여 송년회를 개최하여 지역사회와후원자 자원봉사자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고요.
최근 두드러진 지원이나 대외 활동이 있다면?
오늘 도서실로 리모델링된 프로그램실의 “책울림 꿈의관” 개소식처럼 매년 굵직한 성과들이 이어져 왔어요. 작년도에는 기능보강사업으로 본관의 심리치료실 “아해들나라 상담센터”를 완공(120여평)하고 개소식도 가졌죠. 계룡학사가 디스플레이와 연이 깊은지, 2014년 여름에는 LG Display IT발전소 30호점으로 “아이들나라”가 개소되었어요. 그 다음해 5월 녹색자금 나눔숲 조성사업으로 “아이들나라 꿈터숲”도 조성했구요.
1990년대 보육시설 최초의 골프부 얘기는 아까 했죠? 2000년이후 우리 아이들 대내외 활동도 꽤나 두드러진 편입니다. ‘디키즈아우라’를 창단하여 외부 전문강사를 모시고 난타의 개념을 바탕으로 한 퍼포먼스 활동을 하였어요. 대내외 공연과 TV프로그램 ‘스타킹’에 출연하여 우승 메달을 차지하였고 그 외다수의 방송에 출연하여 보육시설 아동들 인식을 많이 개선하였습니다. 이를 계기로 실용음악 및 관련학과에 진학하여 공연사업 등에 종사할 수 있도록 진로 지도로도 연계하였습니다.
2012년 서울의 유명 탭댄스 강사를 초빙하여 ‘탭스토리 주니어’를 창단하여 대내외적으로 여러 공연활동을 전개하였습니다. 현재 학사에서는 아동들의 특기 적성 개발을 위한 음악, 체육, 미술 등 다양한 예체능 프로그램으로 필요한 경험을 하게해줘요. 견학, 관람 등의 다양한 문화활동 체험으로 잠재된 능력을 찾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기회를 많이 제공해주고자 노력중입니다. 2019년 현재 보육아동수의 감소와 취학 전 아동의 증가로 개별 프로그램에 의한 아동욕구를 충족시키는 개별화 교육을 시행중인데, 특히 아동 심리치료를 위한 시설의 역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계룡학사라는 거대가족 살림살이를 해오면서 애환이나 쉬 잊혀지지 않는 일 많았을텐데요.
우리 아이들에게 좀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자 늘 절치부심해 왔습니다. 계룡학사 창립 70년 세월을 되돌아보면 내·외적으로 변화를 거듭해 왔습니다. 아동들이 생활하는 숙소, 상담실, IT룸, 프로그램실 등 새로이 건물을 리모델링하거나 신축하여 아동들의 생활에 좀더 나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신경써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어려움과 불편도 뒤따랐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사고없이 잘 마무리되어 왔고, 그 때마다 참으로 기쁘게 생각합니다.
지금의 계룡학사가 있기까지는 설립자이신선친의 노력과 희생을 잊을 수 없지요. 선친의 희생이 서린 계룡학사에서 그분이 이루고자 하셨던 시설환경 개선과 아동복지 발전을 위해 오늘도 지혜를 모으고 있습니다.
우리 애환 중에 대물림도 있더군요. 가난의 대물림이라고도 하지만, 규정상 18세가 되면 시설을 나가 독립해야 합니다. 나중에 결혼하여 자식 낳고 살다가도 이혼하는 경우가 있겠지요. 그때 부양능력이 없어서 어린 아이들 데리고 여기를 다시 찾아오는 경우가 있었는데 참 가슴이 아팠어요...
보람찬 때도 있지 않겠어요?~~
세상엔 다양한 모습의 가족이 있습니다. 다문화가족이거나 한부모가족일 수도 있고요, 대가족이거나 핵가족일 수도 있습니다. 부모가 부유할 수도 가난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가족이 좋은 가족이고 어떤 가족은 나쁜 가족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겁니다. 누구도 부모님을 선택해서 태어난 사람은 없으니까요. 모두가 자신이 태어난 환경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성장할 뿐입니다. 그렇게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미래를 그려나가고 완성되도록 열심히 살아가는 것뿐입니다.
시설 운영을 하면서 우리 아동들이 비록 일반적인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자라나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절하거나 슬퍼하지 않고 배우고 노력하면서 자신의 일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사회로 나아가 크고 작은 성공을 이루고 자신이 자라온 집을 찾아오는 게 우리의 가장 큰 기쁨입니다.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아이들이지만 “계룡학사 식구들이라면 다 내 동생이고 내 가족”이라 여기고 후원하고 격려하는 출신 선배들이 찾아올 때 모두가 뭉클해집니다.
복지사와 직원들 일하는 분위기가 타 기관과는 사못 다를 것 같습니다만~
우리 계룡학사는 베이비박스 유기 아동 양육지정기관입니다. 우리 원에는 아이들 소리가 끊이지 않는데, 특히 질병을 갖고 태어나 입소된 아기들이 건강하게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면 그 동안 애쓰셔온 선생님들께 감사가 저절로 나옵니다. 대부분 기독교 사상에 입각한 사랑의 실천이 몸에 밴 분들입니다. 선대의 계룡학사 창립 이념에 따라 아동들을 사랑으로 키우는 복지사 선생님들, 고마울 뿐입니다. 종교가 다르더라도 아동들에게 사랑의 개념을 실천하며 알려주는 복지사 선생님들에게 차제에 더 큰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지역사회나 관계 기관에 바라고 싶은 것도 있겠네요?
한때 우리 재정이 어려워서 고등학교를 진학 못 시킨 아이들도 있었어요. 아동복지시설이라 하면 전국 시설의 요보호 아동들이 모두 동일한 지원을 받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아동복지시설 보조금이 지자체 예산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나 관심도에 따라 지원금이 다르게 편성되고 있습니다.
2015년 노인시설과 장애인 시설의 보조금은 중앙으로 환원되었음에도 유독 아동복지시설만 제외되었습니다. 한국아동복지협회에서 이 부분을 강력히 주장해왔지만 아직까지도 관철되지 않고 있습니다. 복지의 틀 안에서 국가가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분야는 없다고 봅니다. 아이들이 복지 혜택에서부터 차별받지 않도록 하루빨리 아동복지시설 지원이 중앙정부로 환원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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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종 미소와 감사로만 일관하다가 갑자기 목소리를 높이는 유창학 원장은, 실은 50여명의 아버지 가장(家長)이다. 갑자기 고아의 아버지로 불리는 조지 뮬러가 생각난다. 축적해 놓은 식량 하나 없이 매일매일 수백 명을 굶기지 않고 키워낸 전설 속 인물. 그의 삶의 비결은, 밀가루 떨어질 때마다 꿇었다는 무릎의 기도였던 듯하다.
[글·사진] 이지녕
위 글은 『놀뫼신문』 2019-08-12일자에 일부 실렸습니다.
[계룡학사 작은도서실 “꿈의관” 개소식] 독서공간지원사업 ‘책울림’으로 책 맘대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