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밤 거룩한 밤" 스토리와 영어가사 풀이
2000년 새천년 전후, 인터넷 초창기에 “메일 매거진”도 붐이었습니다.
나도 그 트렌드에 합류했었는데, <팝송보다 더 튀는 영어찬송!>였네요.
학교 다니는 아들과 딸에 보내는 서간문 형식으로 펴냈는데, 산타할아버지 바랑에서 두 덩어리 꺼내봅니다. 우선 하나, 짠~~
아빠가 즐겨 듣는 프로 중 하나가 KBS FM 하루종일이지만, 좀 전 밤 10시에서 12시까지.
요즘 납량특집인지 겨울이야기가 나오는 영화 음악이 나오더구나.
오늘은 닥터 지바고,
어제는 정복자 펠레,
며칠 전에는 미션....
아빠가 어제 다 얘기하지 못한 “Silent Night! Holy Night!(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야기도 그런 특이한 산책의 하나가 되길 바란다.
이 찬송의 작시자 Joseph Mohr는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에서 1792년에 태어났다.
소년 시절 그는 Cathedral of Salzburg에서 열심있는 성가대원으로 활약하였다.
1815년에 Mohr는 Roman Catholic Church에서 성직(priesthood) 을 임명받았다.
이어 그는 잘츠부르크 지역의 여러 교구에서 일하였다.
모르가 크리스마스 캐롤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이 노래의 가사를 지은 것은, 1818년 아름다운 Alps의 고지 Tyrol 지역의 Obernorf에 있는 Church of St. Nicholas에서 assistant priest로 봉직하고 있을 때였다.
거기서 마을학교 교장이자 교회의 organist인 Franz Gruber를 만났다.
둘은 대화 중에 “왜 근사한 Christmas hymn은 없을까?” 하는 얘기를 종종 나누곤 했다.
이러한 필요성을 느껴오던 터에 마침 교회 오르간도 고장이 난 것 같다는 얘기를 건네들은 Father Mohr는, 직접 찬송가를 지어 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특별한 Christmas Eve 미사용 음악도 없고 아울러 organ 고장으로 인해 그 교구의 신도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열심히 노랫말을 지었다.
완성된 글을 Franz Gruber에게로 가져갔더니, 그뤼버는 감탄했다.
“Friend Mohr, you have found it - the right song- God be praised!”
이윽고 Gruber는 노랫말에 걸맞는 곡을 완성시켰다.
성탄 전야 미사에서 모르 신부와 Gruber는 그뤼버의 guitar반주에 맞춰 이 찬송가를 불렀다.
그 찬송가를 들으며 교인들은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 감동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내려오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호소력은 도를 더해가는 것만 같다.
Mohr나 Gruber 누구도 이 찬송이 자기들 작은 산골 밖에서까지 불리워졌으면 하고 바랐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며칠 후 오르간 제조업자이자 오르간 수선인인 Karl Maurachen of Zillerthal 씨가 오르간 수선차 교회에 왔다가 이 새 찬송가의 copy를 입수하였다.
당시 그는 그 지역에서 꽤 잘 알려져 있던 인물이었던지라, 이 캐롤은 그의 영향력을 힘입어 Tyrol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시간이 지나면서는 Tyrolean Folk song으로까지 정착되는 단계에 이른다.
이윽고 당시 유명한 Strasser Childrens Quartet 등과 같은 연주단들이 오스트리아와 독일 연주회 때 이 찬송가를 채택해 연주하고, 성가로 부르기 시작했다.
1838년에 이 노래는 한 독일찬송가집에 정식으로 나타났는데, 거기에는 hymn of unknown origin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었다.
1839년, Tyrolean singers의 일가인 Rainers가 연주 여행 중 미국에 들려 이 음악을 처음으로 소개하였다.
이를 계기로 이 찬송은 영어는 물론 다른 나라 말로도 번역되기에 이르른다.
현재 이 찬송의 영어 번역판은 8개에 이른다.
이 캐롤은 현재 거의 모든 언어로 번역돼 불리고 있으며, Christmas message를 전하는 carol 중에서 손가락 꼽히는 애창곡으로서의 자리가 굳어져 있다고 하겠다.
미국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영역본은 John F. Young의 것이다.
Young은 1820년 10월 30일, Maryland에 있는 Kennebec County의 Pittston에서 태어났다.
그는 Episcopal Church 에서 성직 안수를 받았으며, 플로리다 주에서 감독(bishop)으로 여러 해 동안을 사역하였다.
그는 교회 사역 중 특히 종교 음악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Mohr의 독일어 원문에 대한 이 번역판은 1863년 Clark Hollister의 <Service and Tune Book>에 처음 나타났다.
영은 두 찬송가집의 편집자이기도 했는데, Hymn and Music for the Young (1861년)과 Great Hymns of the Church가 그것이다.
후자의 것은 그의 사후인 1887년, John Henry Hopkins 가 출판하였다.
** 작 사 : Joseph Mohr(1792~1848)
** 영어가사 : John F. Young(1820~1885)
** 작 곡 : Franz Gruber(1787~1863)
** 곡 명 : Stille Nacht
** 운 율 : Irregular(불규칙)
[관련 성구]
For unto you is born this day in the city of David a Savior,
which is Christ the Lord
- Luke 2 : 11
여기까지가 보따리를 다 풀어놓는 거야.
됐니?
아빠가 어제 이런 얘기도 했지?
......................................................
이런 찬송이 영어권에서조차 다소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데, 그 이유는 이 찬송과 관련된 이야기, 즉 배경을 알 때 더 그러하지.
그 이유라는 게 실감 나니?
지금껏 우리가 보아온 영어찬송 중에서 A Mighty Fortress Is Our God 이나 How Great Thou Art 등은 영어원어찬송이 아니라 실은 영어번역본이지.
영어로 운율 등을 맞추어서 번역해 놓은 것이니 아무래도 원어보다야 질감 같은 게 떨어지지 않겠니?
그건 그렇고, 어제 아빠가 어느 가정을 찾아갔단다.
그 억수 같은 장대비 속에서도 아빠 없이 지하셋방에 사는 어느 가정을 찾아가 그집 가족들과 저녁 외식을 청했지.
이 시도는 종종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더구나. 너무 맛있게 먹고 그 집 애들 얘기도 재미 있어서.
얘기 중에 아빠도 아는 그 집 친척 안부를 물었더니 미국에서 유학하던 그 친구는 강원도 첩첩산중으로 떨어져 군생활을 잘 한다더구나.
아빠가 유식한 체했지. "아, 그런 데를 천옥(天獄)이라 하는 모양"이더라구.
천옥(天獄)!
첩첩히 산으로 에워싸여 있어서 오직 하늘만 보이는 곳,
그 곳에서 만들어진 노래가 온 세계로 퍼져나와 사람들 가슴과 가슴에 감동을 이어주는 가교가 되다니...
이런 게 혹 현대판 기적은 아닐까?
이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아빠는 그런 생각도 드는구나.
안녕!
2000. 8. 5. 흙날.
아빠(abba0@****)가
아래는 <팝송보다 더 튀는 영어찬송!>에서 찬송가 노래를 통해 영어공부하는 장면입니다.
영어울렁증이나 머리에 쥐나는 분들은... 여기서 멈춰주세요!^
루리, 로운아.
일전 아빠가 간만에 신문을 보니 미국방부장관인가 북조선 누구와 만났다는데, 미국 양반이 여자인 것도 특이하더구나.
게다가 그 이름이 올브라잇이라!
어디서 많이 듣던 이름이라서 가만 기억을 더듬어 보니
아항!
Silent Night! Holy Night!
우리 가사로는 <고요한 밤 거룩한 밤>에 나오는 가사 중 이런 구절이 있지?
All is calm, all is bright
아빠가 한 술 더 떠서 광고를 보니 요즘 같은 한여름에 웬 싼타 할아버지들 등장?
철 지난 바다도 이상하지만, 철 이른 크리스마스도 이상하잖니?
하지만, 이상하다는 것 자체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겠지.
이런 연장선상이라고 할 수 없지만, 어쨌든 오늘은 아빠가 뜬금없이 캐롤 송 하나를 들고 나오마.
너희들도 대부분 잘 아는, 외기까지 하는 노래! 짜안~
1.
Si-lent night! ho-ly night!
All is calm, all is bright
'Round yon vir-gin moth-er and Child,
Ho-ly In-fant so ten-der and mild,
Sleep in heaven-ly peace,
Sleep in heaven-ly peace.
쉽지?
그러나 찬찬히 따지고 보면
막상 그리 만만한 것만은 아니로구나?
Si-lent night! ho-ly night!
* holy는 “거룩한, 성스러운”
*** All is calm, all is bright.
all은 복수일 거 같은데,
여기서는 왜 단수 “is”인지 생각해 본 적 있니?
all는 단수로도 쓰이고 복수로도 쓰여.
calm : 고요한
'Round yon vir-gin moth-er and Child,
* 'Round 는 around를 줄여서 쓴 말이고,
* yon=yonder 저곳의
* virgin이야 “처녀, 동정녀”이고
대문자로 써서 Virgin Mother는 당연히 성모 마리아!
그런데 여기서는 자세히 보렴.
대문자로 쓰이지 않았으니.
대신 Child는 대문자로 쓰이고....
왜 그랬을까?
Ho-ly In-fant so ten-der and mild,
In-fant 역시 대문자인 걸 보니 주인공인 Child일세 그려.
* infant는 “유아, 소아”,
* tender: 부드러운, 유화한
* mild : 온순한, 온화한
이 가사가 어법상 만만찮다는 게,
마지막 구절을 한번 정밀히 볼래?
Ho-ly In-fant so ten-der and mild,
Sleep in heaven-ly peace,
Sleep in heaven-ly peace.
아빤 이 구절을 이리 봐.
Holy Infant (is) so tender and mild,
and He sleep(s) in heavenly peace.
이 분석이 맞다면, 왜 sleep에서 s를 빼고 그냥 sleep일까?
아빠 생각에는, 시어의 발음상 의도적인 거 같거든!
'Round 는 around를 줄여서 쓴다든지,
Heavenly을 축약하여 Heav'nly라고 표기하는 것과 비슷하게.
모르겠어, 다른 의도가 있는지는....
자, 그럼 이런 시각에서 우리말로 옮겨볼게.
1.
조용한 밤, 거룩한 밤!
만물이 고요하고 밝도다
저 동정녀 어머니와 아기 주변에는.
거룩한 아기 (예수)는 너무 부드럽고 온화하여,
하늘의 평화 속에서 잠자네,
하나님 주신 평화 가운데서 잠을 자네.
2절 역시 단순하지만, 찬찬히 뜯어보렴!
2.
Si-lent night! ho-ly night!
Shep-herds quake at the sight,
Glo-ries stream from heaven a-far,
Heav'n-ly hosts sing Al-le-lu-ia;
Christ the Sav-ior is born,
Christ the Sav-ior is born.
Shep-herds quake at the sight,
얼마 전 아빠가 서양 기독교 얘기를 하면서
Quaker 교도니 청교도(淸敎徒 : Puritanism)을 거론했지?
Quaker에서 quake는 동사야.
* quake는 “흔들리다, 떨다”는 동사.
Quaker 교도는 경외심으로 떠는 거지.
* at the sight는 “그 광경을 보고”
Glo-ries stream from heaven a-far,
* stream은 “흐르다, 흘러들다”
* afar : 멀리, 아득히
from afar는 “멀리서”
Heav'n-ly hosts sing Al-le-lu-ia
* host는 “많은 무리나 사람”
hosts of heaven : 천군천사,
Lord of hosts : 만군의 여호와
* 할렐루야의 원음은 알렐루야(Alleluia)에 더 가까움.
2절을 원어에 가깝도록 옮겨야 할 텐데...
고요한 밤, 성스러운 밤!
양치는 목자들이 그 광경을 보고 떨었네.
영광(榮光)이 저 하늘 멀리서부터 흘러나오고
하늘의 뭇천사들이 알렐루야를 부르네
그리스도, 구세주가 나셨도다.
그리스도 구주께서 탄생하셨도다.
3.
Si-lent night! ho-ly night!
Son of God, love's pure light,
Ra-diant beams from Thy ho-ly face,
With the dawn of re-deem-ing grace,
Je-sus, Lord, at Thy birth,
Je-sus, Lord, at Thy birth. A-men.
Son of God, love's pure light
* pure는 “순수한”
청교도(Puritanism)에서 puritan 또는 pure는 형용사라고 했잖니!
Son of God, love's pure light
“하나님의 아들, 곧 사랑의 화신”이나
“사랑의 결정체인 빛이여!” 등으로도 번역할 수 있겠다.
Ra-diant beams from Thy ho-ly face,
With the dawn of re-deem-ing grace,
주어(主語)는 무어고 동사는 무얼까?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이네!!!
아빠는 이렇게 봐.
(There are) radiant beams (with the dawn of grace) at Thy birth,
혹은 2절에 나온 동사 stream이 생략된 형태로서,
Ra-diant beams (stream) from Thy face at Thy birth.
* radiant는 “빛나는(shining), 밝은(luminous)”인데,
올브라이트에서 보다시피, BRIGHT와 비교해 보렴.
radiant morning는 “눈부신 새 아침”
* dawn : 새벽, 단서, 처음
* redeem : 도로 사다, 되찾다, 구속하다, 속죄하다
* birth : 탄생, 출생
* beam : 빛(을 발하다)
3.
고요한 밤, 거룩한 밤!
하나님의 아들이여,
사랑의 순수한 빛이여.
당신의 거룩한 얼굴(용안)에서
구속(救贖)하는 은혜의 서광과 함께
찬연한 빛이 나오나이다,
주 예수여, 당신이 탄생하시는 때에.
얼추 됐니?
이 찬송에서 아빠가 너희들과 같이 느꼈으면 하는 데 두엇 있단다.
하나는, 잘 아는 노래라고 해서 무조건 외는 데서 그치면 곤란하니 고리타분하지만서도, 다소 분석적인 태도를 가져보자는 것.
그리고 이런 찬송이 영어권에서조차 다소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데, 그 이유는 이 찬송과 관련된 이야기, 즉 배경을 알 때 더 공감이 갈 수 있다는 것.
2000. 8. 5. 흙날
아빠(abba0@****)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