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마음이 힘들 때 병원이나 상담을 찾습니다.
그 선택은 분명 필요하고, 실제로 도움도 됩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의 마음속 가장 깊은 곳,
스스로를 미워하게 만드는 감정이나
“나는 가치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까지
과연 말과 기술만으로 완전히 치유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었습니다.
아무리 누군가가 곁에서 들어주어도
정작 내가 나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상처는 형태만 바뀐 채 계속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문제는 의지나 노력의 부족이 아니라,
사랑의 근원이 비어 있다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나는 사랑받을 만한 존재인가?”라는 질문을 품고 살아갑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잃어버리면
자기혐오와 불안은 자연스럽게 자라납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우리가 느끼는 그 공백은
사실 처음부터 비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오해로 가려져 있었던 것일 수 있습니다.
기독교 신앙은 말합니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했을 뿐,
하나님은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를 사랑하지 않으신 적이 없다고.
삶이 무너질 때
“나는 버려졌다”는 생각이 들 때조차
그 사랑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어쩌면 치유의 시작은
더 애쓰는 데 있지 않고,
이미 주어져 있었던 사랑을
다시 바라보는 데 있는지도 모릅니다.
관계가 회복될 때
사람은 비로소 자신을 향한
가장 잔인한 거짓말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믿습니다.
마음의 회복은 기술보다 깊은 곳에서 시작되고,
사랑을 다시 만나는 순간
진짜 변화가 시작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