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힘으로 안 될 때

by 글력

도저히 내 힘으로는 수면 패턴을 되돌릴 수 없었다.

일찍 자겠다고 다짐해도, 침대에 누우면 정신은 오히려 또렷해졌다.

밤은 길고, 생각은 많았다.


그래서 어젯밤에는 결국 수면제를 복용했다.

스스로를 설득하는 대신, 약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새벽 3시에 한 번 눈이 떠졌다.

예전 같았으면 그때부터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하루를 망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4시쯤, 또 한 번 깨어났다.


그때는 일어나기로 했다.


ADHD 약을 복용하고, 조용히 성경을 읽었다.

말씀을 읽는 동안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다.

그 기세를 몰아 블로그 예약 글 한 건을 마쳤다.


새벽 공기는 차분했고,

나는 오랜만에 ‘끌려가는 하루’가 아니라

‘시작한 하루’를 맞이했다.


수면 패턴이 완전히 돌아온 것은 아니다.

약의 힘을 빌렸다는 사실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중요한 건, 오늘 아침 내가 무너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대로만 가면 참 좋겠다.


거창한 변화가 아니어도 괜찮다.

새벽 한 시간이라도 나를 통제할 수 있다면,

그 하루는 분명 어제와는 다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