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자만했다.
그리고 정확하게,
내가 나 스스로에게 뒤통수를 세게 맞았다.
잘되고 있다는 착각.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안도.
굳이 더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느슨함.
그 순간 나는 ‘자신감’이라고 착각했지만
돌이켜보니 그것은 분명 자만이었다.
자만은 이미 도착했다고 믿는 태도다.
그래서 멈춘다.
확인하지 않고, 점검하지 않고, 준비하지 않는다.
반면 자신감은 아직 과정 한가운데 있다는 걸 안다.
그래서 더 살핀다.
더 준비하고, 더 다진다.
자만은 나를 부풀리고,
자신감은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
둘은 비슷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과가 정확히 갈린다.
어제의 뒤통수는
누군가의 배신이 아니라
내가 나를 속인 대가였다.
그래서 다행이다.
남 탓을 하지 않아도 되니까.
오늘은 다시 낮은 자리에서 시작한다.
확신은 조용히 품고,
자만은 들키기 전에 버리면서.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오히려 나를 계속 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