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사랑, 자유에 바치다.
작곡가나 연주자의 인생을 다룬 몇 권의 평전을 읽어보았습니다. 슈베르트, 슈만, 브람스, 말러 연주자로는 마르타 아르헤리치, 미켈란젤리, 글렌굴드, 리히테르 등의 평전들이 그러합니다. 그러고 보니 많이 읽은 것같은데 손에 꼽을 수 있으니 그리 많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작곡가들의 평전을 읽어보면 한 사람의 작품에 담긴 그의 생각과 사상 그리고 삶을 엿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에 반해 연주자의 평전은 곡의 해석에 관한 것들을 삶에 비추어 볼 수 있는 것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잘 정리된 평전은 한사람의 작품이나 앨범의 연주를 다시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이번 모차르트 평전은 함께하는 독서모임에서 이달에 읽을 책으로 선정되어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 역시 읽으면서 아주 짤막한 곡의 해석과 더불어 모차르트의 잘알려진 곡들 뿐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곡들까지 들을 수 있었습니다. 곡이 너무 많다보니 책에서 언급한 모든 곡들을 제대로 듣기는 어려웠지만 몇 곡들은 전체를 들어보고 즐기기도 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다소 의아하게도 MBC 이제는 말할수 있다의 피디인 이채훈씨입니다. 음악을 전공한 사람도 연주를 하는 사람도 아니고 철학을 전공한 철학도 피디인데 그의 평전은 놀랍도록 세밀하고 음악적으로도 상당히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음을 짐작케합니다. 모차르트의 행적을 찾아가 그 특별한 시기를 마치 PD수첩의 카메라 앵글처럼 보여주고 기술합니다.
책은 전체적으로 두권으로 나누어 보아도 적절할 것같습니다. 1부는 모차르트의 탄생과 유년기를 다룬 것이라면 2부는 아버지의 그림자로 부터 벗어난 독립된 자아로서의 모차르트의 생각과 자유로운 삶을 다룬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모차르트하면 누구나 알 듯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와의 관계가 그의 인생기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혹자는 아버지의 혹독한 다그침이 아동학대 수준이라고 까지 말합니다만 사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학대보다는 가족을 향한 서로의 책임감이 컷던 것같습니다. 어린 모차르트도 가정의 어려움을 알았고, 아버지를 이해하기도 한 듯한 편지를 통해 철모르는 아이가 아닌 아닌 성숙한 모차르트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 책의 모든 부분은 모차르트와 아버지 그리고 여러 지인들이 주고 받은 편지를 바탕으로 상황을 적고 있습니다. 이 방대한 자료들을 어떻게 어떤 경로로 다 수집할 수 있었는지 이채훈 저자의 모차르트에 대한 사랑을 엿볼 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모차르트 이펙트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 공간지각능력이 향상되고 EQ도 향상된다는 설입니다. 사실 이 모차르트 효과는 과학적으로 증명될 만한 근거를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나중에 이 용어를 통해 상술에도 많은 효과를 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모차르트의 음악들은 분명 기분이 좋아지는 음악인 것만은 틀림이 없습니다. 맑고 건강했던 모차르트의 영혼이 빗어낸 아름답고 투명한 음악들은 심지어 수면중에 들어도 자극적이지 않아 좋았습니다. 제 신체적으로 어떤 효과를 주는지는 알 수 없지만 모차르트의 음악이 주는 긍정적인 요인은 분명 있는 것같습니다.
이책을 통해 모차르트의 인생과 그리고 그의 음악들을 만날 수 있어서 참 반가웠습니다. 클래식에 대하여는 아직 초보 수준의 지식을 갖고 있어서 인지 어줍잖게 모짜르트의 음악을 조금 가볍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들어본 모짜르트의 음악은 그 깊이가 다르게 느껴지기도 했고, 새삼 신동이었다는 모짜르트의 음악관을 새롭게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