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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기욱 Jan 14. 2020

전략개발에서의 퍼실리테이션 도입

비전이 꽃피도록 하는 전략 수립의 바람직한 방법 이야기


한 회사가 비전을 수립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하여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경영의 기본이 된다. 하지만 이를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수립하여 시행하고 있는 회사는 의외로 많지 않다.


전략을 개발하고 수립하는 과정은 심오하고 복잡하다. 확인해야 하는 팩트도 많고, 상황에 대한 해석도 제각각이다. 따라서 어떤 전략이 가장 바람직한 지 구성원들의 의견도 매우 다양하다. 또한 제한된 자원 속에서 어떤 것을 우선해야 할 지에 대한 의견도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전략수립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한 회사의 임원들>

  

<참여가 만드는 전략의 힘>


이러한 복잡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하여, 회사에서는 일반적으로 1인자 또는 권력을 지닌 일부만이 전략 수립의 주체가 된다. 이처럼 소수의 참여로 전략이 수립되고 시행하는 경우, 전략의 추진과정에서 회사 내의 구성원 전체의 협력을 얻어내기 어렵게 된다. 


전략에 대한 구성원의 자발적 협력이 저조해지면,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구성원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결국 전략의 수립과정에서 구성원의 목소리를 생략하여 절약한 비용을 나중에 지불하게 되는 셈이다.


다름을 시너지로 전환하는 퍼실리테이션은 이러한 과정을 보다 쉽고 효과적으로 이루어낼 수 있도록 돕는다. 임원 간 또는 구성원 간의 서로 다른 이견을 깊이 탐색하고, 각자 기반하고 있는 전제와 믿음을 근본적으로 조회해 볼 수 있도록 질문하고 기록한다.


이러한 과정은 서로 다른 이견에 대하여 품었던 의심을 풀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게 되며 회사가 나가면 좋을 전략적 방향에 대한 합의의 가능성을 높여준다.


겉보기에 합의한 것처럼 보이는 마지못한 결론은 회사를 힘차게 움직이도록 하는 동력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한다. 마음에 품고 있는 의심을 모두 탐색하여 진정한 합의에 도달했을 때, 모든 구성원들은 그 결정의 실행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협력하게 된다. 그리고 회사는 그 힘을 바탕으로 힘찬 성장과 발전의 동력을 얻게 된다.





<전략개발에서의 퍼실리테이터의 역할>


전략수립과 같은 회사의 내부 회의에 외부의 전문 퍼실리테이터를 기용하는 일은 아직 낯설고 어색하다. 하지만, 선진기업에서는 이미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기업들도 이를 활용하는 것에 대한 필요를 절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외부 전문가와 협업을 할 것인지 아닌지는 내부 구성원 중에 유능한 퍼실리테이터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다. 


앞서 말한, 구성원 간의 이견을 깊이 탐색하고, 각각 전제와 믿음을 근본적으로 조회하여 다루어낼 수 있는 사람이 회사 안에 있다면 굳이 외부 퍼실리테이터를 초빙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전략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판단해 볼 일이다. 전략이 회사의 성패에 있어 중요한 선택이라면 '좋은 전략 수립'이라는 목적을 가장 잘 달성하는 방법의 선택이 남게 된다. 좋은 전략을 수립한다는 것은 전략을 둘어싸고 있는 수많은 정보를 효과적으로 처리하여 결론에 도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전은 전략으로 달성된다.


<전략수립 워크숍 사례>


영국의 워릭대학교는 2년제 전문대학으로 개교한 지 불과 30년만에 옥스퍼드와 캠브릿지에 버금가는 상위권 대학의 반열에 올라서게 되었다. 다른 대학들이 수백년 동안 해내지 못한 일이다. 그 과정에는 한 경영대학 교수가 진행한 퍼실리테이션 워크숍이 하나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학교의 경영진이 한자리에 모여 전략회의를 개최하였고, 다이슨 교수의 퍼실리테이션이 워크숍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Dyson, R. G. (2004). Strategic development and SWOT analysis at the University of Warwick 



전문 퍼실리테이터가 회사의 경영전략 수립을 퍼실리테이션하는 절차는 대체로 다음과 같다. 세부사항은 인터뷰 결과와 회사의 특성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위 논문에는 다이슨 교수의 전략수립 워크숍 내용이 상세히 기술되어 있다.


     1. 사전 인터뷰 1 - 목적(전략수립)과 결과물(전략문안 0개)의 합의

     2. 사전 인터뷰 2 - 구성원의 인식 검토

     3. 사전 학습 - 상황인식과 팩트 파인딩

     4. 전략개발 워크숍 프로세스 설계

     5. 워크숍 일정 확정

     6. 워크숍 실행 (1일 ~ 7일, 산업의 규모, 회사의 규모, 전략 사용 기간에 따라 달라짐)

              - 전략과 워크숍에 대한 기대사항 공유

              - 환경 분석 (영향요인 분석, SWOT, 영향도 평가 등)

              - 시스템 정의와 재정의 (PQR, HAS 등)

              - 전략 옵션의 도출 (TOWS, 시나리오 기법, 브레인스토밍 등)

              - 전략 옵션의 심층 탐색 (Double Loop Thinking, Assumption Inquiry 등)

              - 전략 우선순위 확정 (Rated Voting, Agreement Scale 등)

       7. 결과 정리와 후속조치








<들고갈 세 가지> 


비전 없는 조직은 갈 길을 잃고, 전략 없는 비전은 무지개로 전락한다. 전략의 수립과정은 비전의 수립과정 만큼 중요하다.


1. 전략 수립과정에 견해를 가진 사람들을 참여시켜라.

전략에 대한 어떤 견해나 의견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조직이 담아내지 못한다면, 그 의견 자체의 손실일 뿐만 아니라 기여하고 싶은 동기를 꺽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그러므로 참여는 정보면에서도, 동기면에서도 중요한다.


2. 유능한 퍼실리테이터가 워크숍을 이끌어라.

전략의 수립과정을 효과적으로 설계할 줄 아는 사람, 구성원의 의견이 충분히 개진되도록 질문을 던질 줄 아는 사람, 이견이 발생하는 지점이 어디인지 파악할 줄 아는 사람, 시간과 분위기를 관리할 줄 아는 사람, 개진된 의견이 결론에 도달하도록 지원할 줄 아는 사람이 유능한 퍼실리테이터다. 


3. 중요도 만큼 시간을 확보하라.

시간만큼 귀중한 자원이 없다. 그러므로 수많은 업무들이 시간을 가져가려 한다.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 사용할 시간 역시 다른 업무들과의 경쟁 속에서 확보하게 된다. 시간 할애는 중요도의 기준에 맞추어야 한다. 전략이 중요하다면 그 만큼의 시간을 쓰는 것이 합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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