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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기욱 Aug 01. 2020

정신현상학(헤겔)과 조직개발

조직을 이해하는 눈을 헤겔로 밝힌다.

조직개발 컨설턴트, 퍼실리테이터가 공부를 지속하는 이유는 조직 또는 집단에서 일어나는 일이 무엇인지 보다 더 잘 알아보려는 것이다. 이 것은 마치 의사가 공부를 지속하여 환자의 증상을 보다 잘 파악하려는 것과 같다.


지식이 있어야 잘 진단하고, 잘 진단해야 잘 처방할 수 있다.


이처럼 조직개발 컨설턴트의 일은 의사의 일과 많이 닮아 있다. 의사가 이론과 지식을 거울삼아 증상을 파악하고, 각종 진단도구를 통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은 조직개발 컨설턴트가 조직을 진단하는 것과 매우 일치한다.

 

의사가 인간의 신체를 주로 다루고, 철학자는 인간의 정신을 주로 다룬다.
나아가 인간의 관계와 집답에 관한 사회학,  인간의 행동에 관한 심리학이 컨설턴트에게 중요한 지적 자원을 제공해준다.


헤겔은 철학자 중의 철학자로서, 수많은 후대 철학자들의 사유의 토대를 마련해 주었으며, 정신분석학, 사회학, 조직학, 심리학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특히 '인정'을 가장 깊이 파헤친 철학자로서의 헤겔은 인정 욕구의 경연장이라 할 수 있는 조직의 뿌리를 이해하는데 큰 힘을 주고 있다.


헤겔은 곁에 두고, 헤겔의 사유를 쫓아가고 싶은 사람들의 자리를 만들고 있다. 누구라도 이미 모르는 사이에 헤겔을 가까이 두고 있지만, 더 가까이 있도록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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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의 말도 들어라: 헤겔철학입문> 강의 개요


강사 전대호


지금 우리 사회에 더 보충되어야 할 것은 화려한 탈근대의 몸짓이 아니라 또렷한 근대의 목소리다. 근대the modern란 특정한 역사적 기간이라기보다 ‘반대편의 말도 들어라!’라는 원칙으로 대표되는 삶의 태도다. 근대인은 맞선 상대의 말을 진지하게 수용함으로써 자기를 거두고, 또한 자기와 상대의 맞섬을 거두면서 우리의 공동작품을 지어간다.


진실은 <맞선 둘의 얽힘> 혹은 <다름이 함께 있음>이라고 일관되게 말한다는 점에서 헤겔은 근대를 대표하기에 적합한 철학자이며, 그의 첫 번째 주요 작품인 『정신현상학』은 철학서로서는 예외라고 할 만큼 풍부하고 생생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철학계 안팎에서 사랑받는다.


이번 강의에서 우리는 근대의 전반적 풍경과 주요 철학자들을 간략히 살펴보고 헤겔의 시대와 그의 철학을 개관한 후, 『정신현상학』의 서문과 들어가는 말, 의식 부분, 자기의식 부분의 요점을 정리할 것이다. 가벼운 유행에서 한걸음 물러나, 우리가 속한 구체적 맥락 안에서 근대의 긍정적 면모를 확인하고 헤겔 철학의 심오함을 맛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1강: 근대의 풍경


  A. 일반적 조건

     관점의 발견 = 관점들의 엇갈림의 발견

     세계를 마주한 개인의 등장

     <반대편의 말도 들어라>라는 원리

  B. 근대철학 오중주

     데카르트: 의심하라 = 생각하라 = 보편적 상식을 신뢰하라

     스피노자: 영원한 전체를 사랑하라

     흄: 지금 여기를 느껴라

     칸트: 우리 유한한 인간에게/비워둔 이맛돌 자리       

     헤겔: 대화하라



2강: 헤겔과 『정신현상학』


  A. 헤겔의 시대와 철학

     혁명/탐험/낭만의 시대

     <다름이 함께 있음>과 <거두기>의 철학

  B. 『정신현상학』(1807)  

     장하고 딱한 등장인물들이 펼치는 절망의 연속극

     등장인물들: 의식, 자기의식, 이성, 정신, 종교, 절대적인 앎



3강: 실체에서 주체로 나아간다는 것(『정신현상학』 서문)


  오염될 역량 = 대화할 용기 = 실현할 용기


“그러나 죽음을 꺼리고 황폐화를 피해 자신을 순수하게 보존하는 삶이 아니라 죽음을 견뎌내고 죽음 안에서 자신을 보존하는 삶이 정신의 삶이다. 오직 절대적 파열에서 자기를 발견할 때만 정신은 진실성을 획득한다. (...) 오히려 정신은 부정적인 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그놈의 곁에 오래 머무름으로써만 이런 권능이다.”



4강: A만 알면 A도 모른다(『정신현상학』 들어가는 말)


   알아가기 과정 = 앎과 대상의 얽힘(들어맞음/어긋남)

   앎은 늘 울타리를 넘는 중이다.

   인간의 앎 = 상황(장면, 맥락) 파악 = 행동 방침 설정 = 방향 잡기/길 찾기


“앎이 달라질 때, 실은 의식에게 대상 자체도 달라진다. 왜냐하면 기존의 앎은 본질적으로 대상에 대한[대상과 연계된] 앎이었기 때문이다. 대상은 본질적으로 앎에 속했으므로, 앎이 다른 앎으로 될 때 대상도 함께 다른 대상으로 된다.”



5강: 한없이 친밀하고 풍요로운 <지금 여기>의 참담한 빈곤함(『정신현상학』 1장)


   순간의 덧없음 〜 개별자의 막연함 〜 발설될 수 없음이라는 치명적 결함


“지금이 가리켜진다. 이 지금. 지금. [아뿔싸] 지금은 가리켜지는 동안에 이미 있기를 그쳤다. 지금은 가리켜진 지금이 아닌 다른 지금이다.”


“[일부 사람들이] 발설할 수 없는 놈이라고 부르는 그놈은 다름 아니라 참되지 않은 놈, 이성적이지 않은 놈, 속으로 가리켜진 놈일 따름이다... 무언가에 대하여 그것이 현실적인 사물, 외적인 대상이라는 점 외에 아무것도 말해지지 않았다면, 그 무언가는 단지 최고로 일반적인 놈으로서 존재할 뿐이며...”



6강: 착각 가능성을 의식하기의 장함과 딱함(『정신현상학』 2장)


   착각(제거해야 할 오류) 가능성을 의식하기 = 대상을 치우치게 안정화하기

   = 대상의 한 측면을 의식이 떠맡기 = <맞선 둘의 얽힘>을 은폐하기


   착각, 곧 무의미한 오류란 없다.

   오류는 제거되는 것이 아니라 거둬져야 한다.

   대상 자체의 양면성을 인정하고 견뎌내야 한다.



7강: 진실은 <구별 아닌 구별>(『정신현상학』 3장)


    힘 자체와 힘의 표출 사이의 관계, 현상과 본질 사이의 관계,

    나아가 의식과 대상 사이의 관계도 <구별 아닌 구별> = <무한>


“무한... 즉 어떤 방식으로(예컨대 존재로) 규정된 놈이 오히려 그 규정의 반대라는 그러한 절대적 동요는 물론 이제껏 진행된 모든 과정의 영혼이었지만 (...) 마침내 무한이 그 진면목대로 의식에게 대상일 때, 의식은 자기의식이다.”


“<나>는 <나>로부터 <나>를 구별하면서 이 구별되는 놈이 구별되지 않음을 단박에 마주한다[의식한다]. <나>(곧 이름-같은-놈)는 <나>를 <나>로부터 밀쳐낸다. 그러나 이 구별되는 놈, 다르게 정립되는 놈은 <나>가 보기에 그렇게 구별됨으로써 단박에 구별되는 놈이 아니다.”    



8강: <나>의 장하고 딱한 독립과 자유(『정신현상학』 4장)


   의식: <구별 아닌 구별>에서 뒤의 ‘구별’에 방점을 찍는 인물

   자기의식: 앞의 ‘구별 아닌’에 방점을 찍는 인물 


   <나 아닌 놈>에 의존해서만 성립하는 <나>의 독립 = 노예에게 의존하는 주인

   현실 외면을 통한 자유 획득 = 스토아주의

   현실 부정을 통한 자유 획득의 실패 = 회의주의

   현실을 인정하면서 또한 인정하지 못하는 양분된 의식 = 불행한 의식











<전대호(시인, 번역가, 재야철학자) 경력>


1993년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졸업

1996년 서울대학교 철학과 대학원 석사 졸업

1996년 8월 - 2001년 3월 DAAD장학생으로 독일 쾰른에서 철학 전공


199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96년 대산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2011년 한국과학기술도서상 번역 부문 수상

현 유미과학문화재단 이사, 과학 및 철학 전문 번역가


시집: <가끔 중세를 꿈꾼다>(1995), <성찰>(1997)

저서: <철학은 뿔이다>(2016), <정신현상학 강독 1>(2019)

번역서: <위대한 설계>, <로지코믹스>, <기억을 찾아서>, <경이의 시대>, <생명이란 무엇인가>, <초월적 관념론 체계>, <아인슈타인의 베일>, <푸앵카레의 추측>, <데미안>, <미하엘 콜하스의 민란> 등 다수






수강신청 : https://koofa.kr/courses/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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