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기욱 Jan 10. 2021

퍼실리테이션의 시대

함께 결정할 일이 많아진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기


혼자 살 수 없어 사람들은 무리를 지어 살아간다.

가족, 회사, 동호회, 팀, 공동체, 협동조합 등 무리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다. 퍼실리테이션은 이 무리들이 잘 살아가도록 돕는 방법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살기 위하여 결정하고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사는 것 같이 살려고 결정하고 행동한다.


사람들이 저마다의 결정을 하고 살아가듯, 무리 또한 결정하고 실행한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어떤 행동이 최선일 지 개인들이 내면에서 갈등하듯, 무리의 결정에는 구성원 사이의 갈등이 존재한다.




자유를 원한다.

자유는 스스로 선택하여 행하는 것이다. 선택이란 바로 결정이다. 여러가지의 대안 중에서 자신이 가장 바라고 좋아하는 것을 골라 실행하기로 결정하는 것이다. 


그 자유가 좋은 것은 자신의 선택으로 시도한 것이 이루어졌을 때 자신의 성취가 되고, 그 성취는 자기에게 성취감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메뉴를 고르는 것, 여행지를 결정하는 것, 취업할 회사를 고르는 것, 시도해볼 프로젝트를 선택하는 것 모두 선택이라는 자유와 성취로 이어진다. 


성취가 성취감으로 이어지려면 나의 선택이 있었어야 한다. 누군가 시켜서 한 일은 비록 그 일을 성공적으로 해냈다고 하더라고 성취감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않는다. 부모가 가라고 하여 얻어진 법대 합격이 그리 큰 성취감을 주지 못하는 것과 같다. 성취감을 맛보지 않고 행복해질 수 없으니 자유 즉 결정권은 그 행복의 근원이다.





자유가 중요한 행복의 근원이지만, 무리를 지어 살 수밖에 없는 인간에게 이 선택권이라는 자유는 타인의 것과 필연적으로 충돌하고 대립하는 운명에 처해 있다. 그냥 두면 결정권의 전쟁터를 만든다.  


그 전쟁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신의 지배가 있었고, 군주의 지배가 있었다. 절대자에게 결정권을 넘겨 구성원 간의 결정 투쟁을 차단했다.  


근대에 와서는 그 결정권이 전문가에게 넘어갔다. 이성과 합리적 근거를 가진 과학과 지식을 보유한 전문가의 결정에 따르는 것이 현실적으로 유리했다. 




21세기,


이제 지식이 산재한 시대가 되었다. 지식이 더 이상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니다. 클릭 하나로 최고의 지성을 언제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 AI도 한몫하고 있다. 바둑을 이기고, 운전을 하며, 진료에 나서고 있다.


차고 넘치는 지식 덕택에 세상은 더 빠르게 변하고 있다. 지식이 많아졌다고 해서 인간의 문제가 더 많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무한한 인간의 욕망과 기대는 새로운 문제를 무한히 만들어낸다. 더 빠른 교통수단, 더 값싼 에너지, 더 큰 메모리, 더 빠른 인터넷, 더 맛있는 식사 등 새로운 문제가 한없이 새롭게 등장한다.   
 
지식의 축적이 무색하리 만큼 어제의 지식은 더 이상 유용하지 않은 상황으로의 변화가 심하고 빠르다. 더군다나 세상은 복잡해져서 어떤 결정도 단순하지 않고, 혼자 내리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복잡계에선 정해진 온전한 답이나 진리가 없다. 수소차가 더 좋을지, 전지차가 더 좋을지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정해진 진리를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진리에 가까운지 서로 모여 결정해야 한다. 진리보다는 그럴듯한 결정이 더 중요한 세상이 되었다. 그럴듯함은 진리의 추구를 포기하지 않되 진리에 도달할 수 없음을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개인의 지식도 많아져서 결정과 자유의 욕구도 높아졌다. 수평 조직을 희망한다. 하지만 개인의 지식이 늘어난 만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의 복잡성도 높아졌다. 혼자 결정할 수 없는 일이 늘어났다. 나만 똑똑한 것이 아니라 똑똑한 많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해야 한다.   


함께 결정해야 하는 일이 많아졌다. 그리고 내 결정이 있어야 내가 행복할 수 있으므로 그 공동의 결정에 내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퍼실리테이션은 이 결정의 과정을 돕는 방법이다. 함께 결정하는 과정에 나의 의견을 반영하여 무리의 결정이 곧 나의 결정이 되도록 지원하는 기술이다.


이 퍼실리테이션을 중요하게 바라봐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퍼실리테이터가 신을 대체할 수 없다. 군주나 CEO를 대체할 수 없다. 전문가를 대체할 수 없다. 그러나 교회에도, 의회에도, 회사에도, 연구소에도, 회사에도 퍼실리테이터가 필요해졌다. 


지성의 증가,

결정 욕구의 증가,

복잡성의 증가,


바야흐로 '퍼실리테이션의 시대'가 된 것이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pQcfMBBI_0cPg1V4oHWxiA


https://koofa.kr/courses/9


https://koofa.kr/courses/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