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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실리테이션의 시대

함께 결정할 일이 많아진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기

by 구기욱


혼자 살 수 없어 사람들은 무리를 지어 살아간다.

가족, 회사, 동호회, 팀, 공동체, 협동조합 등 무리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다. 퍼실리테이션은 이 무리들이 잘 살아가도록 돕는 방법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살기 위하여 결정하고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사는 것 같이 살려고 결정하고 행동한다.


사람들이 저마다의 결정을 하고 살아가듯, 무리 또한 결정하고 실행한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어떤 행동이 최선일 지 개인들이 내면에서 갈등하듯, 무리의 결정에는 구성원 사이의 갈등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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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원한다.

자유는 스스로 선택하여 행하는 것이다. 선택이란 바로 결정이다. 여러가지의 대안 중에서 자신이 가장 바라고 좋아하는 것을 골라 실행하기로 결정하는 것이다.


그 자유가 좋은 것은 자신의 선택으로 시도한 것이 이루어졌을 때 자신의 성취가 되고, 그 성취는 자기에게 성취감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메뉴를 고르는 것, 여행지를 결정하는 것, 취업할 회사를 고르는 것, 시도해볼 프로젝트를 선택하는 것 모두 선택이라는 자유와 성취로 이어진다.


성취가 성취감으로 이어지려면 나의 선택이 있었어야 한다. 누군가 시켜서 한 일은 비록 그 일을 성공적으로 해냈다고 하더라고 성취감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않는다. 부모가 가라고 하여 얻어진 법대 합격이 그리 큰 성취감을 주지 못하는 것과 같다. 성취감을 맛보지 않고 행복해질 수 없으니 자유 즉 결정권은 그 행복의 근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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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가 중요한 행복의 근원이지만, 무리를 지어 살 수밖에 없는 인간에게 이 선택권이라는 자유는 타인의 것과 필연적으로 충돌하고 대립하는 운명에 처해 있다. 그냥 두면 결정권의 전쟁터를 만든다.


그 전쟁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신의 지배가 있었고, 군주의 지배가 있었다. 절대자에게 결정권을 넘겨 구성원 간의 결정 투쟁을 차단했다.


근대에 와서는 그 결정권이 전문가에게 넘어갔다. 이성과 합리적 근거를 가진 과학과 지식을 보유한 전문가의 결정에 따르는 것이 현실적으로 유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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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이제 지식이 산재한 시대가 되었다. 지식이 더 이상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니다. 클릭 하나로 최고의 지성을 언제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 AI도 한몫하고 있다. 바둑을 이기고, 운전을 하며, 진료에 나서고 있다.


차고 넘치는 지식 덕택에 세상은 더 빠르게 변하고 있다. 지식이 많아졌다고 해서 인간의 문제가 더 많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무한한 인간의 욕망과 기대는 새로운 문제를 무한히 만들어낸다. 더 빠른 교통수단, 더 값싼 에너지, 더 큰 메모리, 더 빠른 인터넷, 더 맛있는 식사 등 새로운 문제가 한없이 새롭게 등장한다.

지식의 축적이 무색하리 만큼 어제의 지식은 더 이상 유용하지 않은 상황으로의 변화가 심하고 빠르다. 더군다나 세상은 복잡해져서 어떤 결정도 단순하지 않고, 혼자 내리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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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복잡계에선 정해진 온전한 답이나 진리가 없다. 수소차가 더 좋을지, 전지차가 더 좋을지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정해진 진리를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진리에 가까운지 서로 모여 결정해야 한다. 진리보다는 그럴듯한 결정이 더 중요한 세상이 되었다. 그럴듯함은 진리의 추구를 포기하지 않되 진리에 도달할 수 없음을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개인의 지식도 많아져서 결정과 자유의 욕구도 높아졌다. 수평 조직을 희망한다. 하지만 개인의 지식이 늘어난 만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의 복잡성도 높아졌다. 혼자 결정할 수 없는 일이 늘어났다. 나만 똑똑한 것이 아니라 똑똑한 많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해야 한다.


함께 결정해야 하는 일이 많아졌다. 그리고 내 결정이 있어야 내가 행복할 수 있으므로 그 공동의 결정에 내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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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실리테이션은 이 결정의 과정을 돕는 방법이다. 함께 결정하는 과정에 나의 의견을 반영하여 무리의 결정이 곧 나의 결정이 되도록 지원하는 기술이다.


이 퍼실리테이션을 중요하게 바라봐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퍼실리테이터가 신을 대체할 수 없다. 군주나 CEO를 대체할 수 없다. 전문가를 대체할 수 없다. 그러나 교회에도, 의회에도, 회사에도, 연구소에도, 회사에도 퍼실리테이터가 필요해졌다.


지성의 증가,

결정 욕구의 증가,

복잡성의 증가,


바야흐로 '퍼실리테이션의 시대'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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