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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기욱 Aug 21. 2024

다자 갈등은 어떻게 해결하는가?

퍼실리테이터가 의견의 불일치를 다루는 방법

15년 넘게 퍼실리테이션을 교육하면서 겪는 기이한 현상이 하나 있다.

'갈등해결' 교육과정의 수강자가 적다는 것이다.


수요 조사를 해보면 갈등해결 교육에 대한 요구가 많다.

정작 교육과정을 개설하면 극히 소수만 수강을 신청한다.

이번 9.6일에 열리는 교육도 지금까지 5명 정도만 신청하였다.


쫌 미스터리다.

퍼실리테이션의 가장 핵심기술은 갈등해결 파트인데, 정작 이를 배우려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직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 '갈등해결은 뭔가 골치 아픈 일이어서 내가 그 일을 감당하기는 싫다.'는 생각 때문이 아닐까 하는 추정을 해볼 뿐이다. 갈등은 해결할 수 없다는 좌절감의 결과일 수도 있겠다.


천안 신부동 상점가-노점상 갈등해결 워크숍 장면



전통적으로 퍼실리테이션의 프로세스는 간략하게 확산(Diversion)과 수렴(Conversion)의 2단계로 나누어 보아왔다.


확산은 아이디어와 대안을 다양하게 찾아보는 단계이고, 수렴은 그 제시된 대안을 검토하여 시행할 것을 찾아 결정하는 단계이다. 여러 개의 대안을 놓고 하나의 결정의 내놓아야 하므로 이 과정에서는 필연적으로 갈등이 발생한다.



확산된 의견을 수렴하여 하나의 결정에 이르는 과정은 일치하지 않고 있는 의견을 잘 다루어 하나의 일치와 동의를 이루어내도록 촉진하는 과정이다. 퍼실리테이션의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과정이다.


이 과정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사람들은 대체로 다수결이라는 수렴의 방법을 선택한다. 그러나, 우리가 많이 경험하다시피 다수결은 '소수의 무시'하는 결과를 낳거나, '이긴 자'와 '진 자'의 갈등을 강화하고 고착시키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합의를 이루었으면 하는 기대를 누구나 가지지만, 합의를 이루어내는 기술, 다른 말로 갈등해결 기술을 가진 사람이 없기 때문에 이를 실현하지는 못하고 결국 투표하고, 소수자는 다수를 존중해야 한다는 당위론에 호소하는데 그친다.




일상의 업무와 삶에서 갈등은 상존한다.


업무분장 - 하고 싶은 업무와 하기 싫은 업무 사이에서 팀원들 간의 의견이 다름, 부서간에도 마찬가지임

가격결정 - 판매 가격의 설정에 있어 만원이 좋을지, 만천원이 좋을지 구성원 간의 견해가 다름

비전수립 - 비전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어떤 문구에 대하여 좋다/이상하다 등의 의견이 갈림

성과평가 - 평가 등급이나 평가 점수를 놓고 평가자와 피평가자 사이에 의견이 다름  

회식장소 - 회식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취향과 평가기준이 저마다 다름

가사분담 - 동거인 사이에 맡고 싶은 가사 업무의 종류와 양이 다름



이처럼 작은 갈등에서부터 종교간 갈등, 진영간 갈등, 님비 갈등, 전쟁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삶을 갈등의 연속이고, 평화와 행복을 이를 잘 해결하는 능력에 달려있다.


따라서 갈등해결은 리더십의 핵심이며, 퍼실리테이터의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스킬이다. 의견이 갈릴 때 완력이나 폭력, 지위 권력으로 이견을 짓눌러서 갈등을 해결하던 시대를 벗어나고 있다.





의견을 잘 듣고, 무엇이 더 바람직한 의견인지를 확인하는 지식과 지성이 작동하는 갈등해결 방식을 요구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관점인 것 뿐인 의견을 당사자들은 그것이 옳음이라고 믿고 있다. 자신에게 이득이 되어서 옳다는 생각을 가지기도 하고, 인과적으로 옳아서 옳다고 보기도 한다. 퍼실리테이터는 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정중하게 초대하여 다시 한 번 다루도록 돕는다.



심각해진 갈등마저 눈 녹듯이 사라진다. 때론 시간이 필요하지만, 어떤 것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해결된다.


갈등해결 교육과정은 바로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퍼실리테이터로서의 리더의 실력을 높이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https://koofa.kr/courses/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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