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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기욱 Mar 16. 2019

허구-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근본원인(root cause) 찾기 사고가 문제해결을 망칠 수 있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우리에게 익숙한 언론보도의 종결 멘트, 수십년의 동어 반복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걸림돌이 00이니 이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00부터 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까지 다루어 주면 좋겠다. 당연해 보이지만, 이 또한 잘 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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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려면 근본원인을 찾아야 하지만, 복잡계 세상에서 근본원인은 없다. 원인과 결과가 되먹임되고 수많은 원인들이 여러 방향으로로 얽히고 설켜 있다.


복잡한 것을 다룰 때는 그에 따른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근본원인을 찾는다는 인식마저 근본적으로 잘못되어 있다. 이를 모른 채 근본원인을 찾으면 주로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리더십이 문제다.'

'인식이 잘못되었다.(예: 안전불감증)'

'문화가 문제다.'


마치 근본원인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편 허무하고 당연한 이야기의 반복일 뿐이다.


과연 이 것들이 근본원인일까?

위 세가지 역시 어떤 원인의 결과이고, 그 원인은 셀 수 없이 많다.


시스템을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 시도를 통해 더 그럴듯한 시도를 찾아갈 수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문제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어떤 하나의 원인에 의하여 어떤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의 원인이 동시에 또는 시차를 두고 영향을 끼친 것이다. 원인과 결과가 일방적인 것이 아닌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순환구조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가난의 대물림'이 순환구조 중 하나이며, 가난 문제는 교육, 주택, 의료, 복지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따라서 어떤 명확한 하나의 원인을 찾아 이를 제거한다는 발상은 문제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는 결과를 낳고 만다.

단순계의 사고와 해결 방식이 아닌,

복잡계를 푸는 접근 방법을 써야 하는 이유다.


얽히고 설켜 있는 시스템을 그려보고 그 중에서 그럴듯한(정확한 것이 아닌) 지점을 찾아 그럴듯한 시도(정답이 아닌)를 해보는 것이다.



복잡한 연결 중에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시도하고 나타나는 결과를 관찰하여 후속 시도를 취한다.


그리고 그 시도의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는 지를 관찰하여 다시 그에 따른 조치를 연속적으로 해나가는 방식이다. 이 것이 가능해 지려면, 어떤 이슈 또는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그 문제와 연결되어 있는 다양한 인과관계의 시스템을 그려 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 것이 가능해 지려면, 시스템에 대한 이해, 시스템을 바라보는 눈, 시스템을 그려내는 스킬, 시스템의 누락이 덜 생기도록 다양한 계층과 이해관계자의 참여가 있어야 한다. 물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설계하고 실질적인 참여를 실현할 줄 아는 퍼실리테이터가 필요하다. 참여자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경험과 의견을 말하고 서로 그 의견들을 조직화하는데 있어 퍼실리테이터는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퍼실리테이터는 시스템 이론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참여자들의 생각을 일차적으로 조직할 수 있는 안목을 가지면 좋다. 이는 참여자들이 복잡계 시스템의 복잡성 때문에 겪는 좌절감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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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근본적인 대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 또는 몇 개의 그럴듯한 대책을 여럿이 함께 찾아 시도하고, 이후 벌어지는 일을 살피면서 그 다음 시도를 해가는 것이 21세기를 다루어가는 방식이다.




쿠퍼소통TV, KOS160 - ‘시스템과 복잡계’도 참고 하세요.

https://www.youtube.com/channel/UCpQcfMBBI_0cPg1V4oHWxiA



출근길 대학원

http://www.podbbang.com/ch/1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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