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도망친 자가 쫄아서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인 것이었다.
10년을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핑계없는 무덤이 어딨겠냐만, 결과적으로 버티지 못하고 도망친 것이다.
나를 아끼던 많은 선배들은 회사 안에서 방안을 찾아보라했지만 별로 그러고 싶진 않았다.
그렇다고 그럴싸한 계획이라도 있었냐고 한다면 그런것도 딱히 없었다.
그저 뭘해도 여기보단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쿨하게 퇴직하고 나니 문득 떠오르는 한 줄의 명언.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
인정해야지. 도망친 것이 맞고, 여긴 낙원이 아니다.
인생에 ctrl+z 따위가 있을리가.
도망쳐서 도착한 곳이 낙원이 아니라면 이제부터 부지런히 낙원으로 가꿔 나가야겠지.
이곳에 37세에 무모하게 퇴직한 자가 자신의 삶을 낙원으로 가꾸려는 노력들을 기록해 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