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섬은 언제나 찾아가 보고 싶은 그리움이다. 섬이란 말만 들어도 바다가 생각나고 고립과 고독과 고기잡이 배를 떠올리게 한다.
무의도는 소무의도, 실미도, 사렴도, 해녀도와 같은 작은 섬의 중심이다. 무의도(舞衣島)는 장군옷을 입고 춤추는 형상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서울에서 무의도로 가는 길은 올림픽대로와 공항고속도로를 타고 차로 두 시간은 족히 걸린다. 주말인데도 차가 막히지 않아 운전하고 가는데 수월하게 갔다.
늦가을이라 날씨는 을씨년스럽고 하늘은 맑지 않았다. 영종도와 잠진도를 지나 무위대교를 건너 무의도에 들어서자 언젠가 한번 와본 것 같은 기시감이 느껴졌다.
무의도자연휴양림에 숙박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아내와 함께 길을 나섰다. 무의도에 도착했지만 볼거리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섬이라서 지형이나 기암절벽이 없으면 볼거리가 없을 수밖에 없다.
먼저 숙박할 곳 위치를 확인하고 하나개해수욕장과 해상 탐방로를 구경하러 갔다. 해수욕장 인근에 해상 전망대와 목재 데크길을 교량 형태로 조성한 해상 탐방길을 만들어 놓았다.
아내와 해상 탐방길을 걸어가며 넓은 바다와 호룡곡산 절벽에 부서지는 포말과 파도가 만들어 놓은 바위 형상이 장관이다. 해상에 설치한 목재 테크길은 약 1킬로 정도는 되는 것 같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강도가 육지와는 사뭇 다르다. 바닷바람이 더 차갑고 쌀쌀하다. 마치 바다 위를 걸어가는 느낌이다. 저 멀리 아득한 수평선을 바라보니 가슴속이 시원해진다.
목재 데크길을 걸어가서 데크길로 돌아오지 않고 바닷가 호룡곡산 절벽 위로 난 오솔길을 따라 돌아왔다. 산에 난 오솔길에도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어 전망대에서 바다를 등지고 사진을 몇 컷을 찍었다.
길은 바다 위 탐방길보다 산에 난 오솔길을 걷는 것이 더 정감 있다. 해상 탐방길은 절벽이 그대로 드러나서 구경하기는 좋은데 바람도 심하고 붉은색을 띤 바위가 밋밋해서 볼 것이 별로 없다.
그러나 바다와 접한 호룡곡산 오솔길은 걷기는 다소 불편하지만 몸에 익숙하고 바다를 내려다보는 뷰가 좋아 걷기도 좋다. 해수욕장으로 돌아와서 썰물로 드러난 모래톱을 밟으며 해변을 걸었다.
무의도는 하나개해수욕장과 해상 탕방길이 그나마 걷기도 구경하기도 좋은 것 같다. 모래톱을 밟고 나서 해수욕장 입구에서 파는 호떡과 핫도그를 사서 맛을 보았다.
찬 바닷바람을 쏘여서 그런지 따끈한 것이 몸에 들어가니 가슴이 사르르 녹아내린다. 바다를 보고 나자 입맛이 살아난다. 바다맛에 입맛을 더하니 무의도를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숙소 입실 시간이 다가와서 휴양림으로 이동했다. 숙소에 들어가 바다를 내려다보니 하늘에 먹구름이 끼어 일몰을 볼 수 없다. 서녘하늘을 수놓은 붉은 일몰이 보고 싶었는데 하늘이 허락하지 않는다.
아내와 휴양림을 돌아보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섬의 특징은 도로가 넓지 않아 차 운전을 조심해야 한다. 무의도는 모든 도로가 공사 중이다. 반대편에 차가 오는지를 살펴가며 운전해야 한다.
휴양림 숙소에서 하루를 유숙하고 이튿날 아침 무의도에서 일출을 볼 수 있을까 하고 기대했는데 해무가 잔뜩 끼어 볼 수 없었다. 섬에서 맞이하는 일몰과 일출을 볼 수 없으니 가슴이 허전하다.
아침을 간단하게 먹고 숙소를 정리하고 키를 반납했다. 무의도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길은 해무가 잔뜩 끼어 운전하는 시야를 방해한다.
서울에서 무의도로 올 때와는 다른 길을 내비가 안내한다. 이번에는 인천대교를 건너 외곽순환도로를 타고 서울로 가는 길을 알려준다. 차가 가야 할 길을 모르니 내비가 알려주는 대로 갈 수밖에 없다.
오랜만에 고독한 섬 무의도를 아내와 다녀왔다. 비록 1박 2일의 짧은 여정이지만 가는 길과 오는 길을 다르게 운전하니 아주 먼 곳을 다녀온 기분이 든다.
장군옷을 입고 춤을 추는 무의도. 외지 사람이 들어와 원주민을 밀어내는 섬. 고립에서 벗어나 무의대교로 육지와 연결된 무의도.
다음의 만남을 기약하며 해무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 여정을 무사히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