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가 아프시다.
점점 기력이 떨어지시는 엄마의 모습이 적응되지 않는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매일 엄마의 수족처럼 붙어서 모든 걸 챙기시는 아빠 역시 엄마의 병듦이 적응되지 않으신 것 같다.
요즘 부모님 댁에 가서 만나는 아빠는 눈만 마주치면 눈물이 맺혀 계신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노랫소리가 조금만 구슬퍼도 눈물이 맺히고, 엄마의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도 눈시울이 붉어지시고, 나랑 이야기를 하다가도 눈이 빨개지신다.
몇 시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아빠의 눈에는 수분변화가 잦다.
두 분을 챙겨드리고 정신없이 나오는 길 아빠는 항상 잊지 않으시고,
"우리 딸들이 고생이 많아. 우리 딸들이 참 착해. 고마워." 하며 인사를 해주신다.
잠시 몇 시간 있다 나오는 나는 하루종일 엄마를 챙겨야 하는 아빠의 힘듦과 슬픔과 두려움에 미안한데 아빠는 늘 딸들에게 고맙다 말하신다.
힘드셔도 웃으시고, 좋은 말 아끼지 않으시고, 긍정적으로 말씀하시는 우리 아빠가 요즘 자꾸 우신다.
문을 닫고 나오는 내 뒷모습에 담긴 아빠의 눈물이 자꾸 마음에 쓰인다.
아빠의 마음이 많이 힘들어 보인다.
다행히 며칠 후 막내딸 보러 시골에 가시니 거기서나마 힐링하고 오셨음 하는 마음이다.
요즘은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현실이 좀 답답하지만 있는 안에서 할 수 있는 한도에서 최선을 다하면 되는 거다 마음을 먹는다.
23.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