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집으로 왔니
먹을 것 많은 저 집에 가지
목이라도 축이도록 이슬 맺힐 곳에 가지 그랬어
애써서 지은 집에는 먼지만 소복해질텐데
배꼽 아래
네가 뽑아낸 실이 유일한 먹이가 될지도 몰라
배를 곯아 배를 채우는 일
너는 너로 완성되었다
며칠 째 거미줄 친 입
한껏 움츠린채로 위풍당당하다
세겹짜리 뱃가죽으로 너를 동정하였다
세 끼 식사로 빚어낸 나는
기세등등하게 바끄럽다
사흘 밤낮없이 장대비가 쏟아졌다
손가락이 퉁퉁 불도록 허우적거렸고
양껏 빗물을 튕겨냈지
단 한 방울의 물기도 허락받지 못한
네가 지은 집
너는 내 집에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