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고 귀하면
말이 오물이 된 기분이 들어
흙탕물이 튈까봐
입을 잠갔어
대신에 주머니를 열었지
며칠 전 안목해변을 걸었어
반짝이는 모래들이 보이면 하나씩 주워 담았어
날카롭지 않고 무디지도 않은 모래를 담았어
그러다 국화빵 파는 아주머니를 만났어
제일 예쁜 놈으로 데려가래서 한참을 골랐어
그을리지 않고 밋밋하지도 않은 꽃무늬를 담았어
예쁘고 귀했어
주머니만 열어봐도 기뻤지
나는 가끔 주머니 안으로 들어가 걸었어
모래성을 쌓아 국화빵을 심었어
자라라 자라라
예쁘고 귀하게 자라라
어제였던가?
네가 보였어
너를 담아야 하는데
주머니는 너무 비좁아
어쩌지
이러다 오물이 튀면 어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