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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49

by gigigam

51:49


팽팽하던 저울의 추를

하나 옮긴다


아주 조금 더 나은 쪽에

값을 쳐주는 거다


가끔은 눈을 감고

못 들은 척도 해야한다

마음으로만 찾아야

순전한 것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부동자세로 굳어있던 저울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나는 그 움직임을 기억하려

작은 꽃이라도 산다.


날짜를 기록하고

사진도 찍어

추의 고정값으로 올려둔다


저울은 내려가고

마음은 흐른다


추 하나를 옮기는건

너와 나의 의지다


스크린샷 2025-08-22 01.21.49.png Jean-Baptiste-Siméon Chardin, Glass of Water and Coffeepot, ca. 1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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