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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을 자처한 사람들

by gigigam

항상 주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있다.

늘 주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니,

받아도 고마워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 고생을 미안해하지도 않는다.


아무리 수고해도

‘고맙다’는 말을 듣기는커녕,

스스로조차 완벽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안고 살아간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사람들의 억울한 감정과 요구는

돌봄을 자처한 이들에게 흘러간다.


이것이 곧 우리 부모님의 삶이었다는 것을

나는 마흔이 넘어서야 알았다.


억울함을 삼키며

사랑으로 감내하고,

상처와 고난 속에서도

묵묵히 하나님을 바라보는 삶


어린 내게는 그것이 답답해 보였지만

이제는 단단한 길이구나 깨닫는다

주어진 자리에서

하나님을 신뢰하고 순종하며

맑게 살아가는 삶


msk_667a49eff36fb.jpg 카스퍼 다비드 프리드리히, <외로운 나무>, 1822, 베를린 국립 내셔널 갤러리. © Jörg P. And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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